너라도 있었다면

에이

20xx년 11월 8일, 내 생일이었다.

" 집에는 진짜 편하게 들어오기만 해. 준비는 내가 다 해놓을테까 "
" 스윗한 척 하기는ㅋㅋㅋ 전정국 이 귀욤아 "
" 아 그냥 그러라면 하라고오 ~ "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바보같이 전정국이랑 디엠만 했다.
선생님이 뒤에 있는지도 모르고..

" 얼씨구? 중딩이면 공부할 생각을 해야지. 수업시간에 남자친구랑 수업시간에 알콩달콩 연락이나 하고 자빠졌냐 "
" 아씨 쌤..! 그걸 그렇게 크게 말하시면 어떡해요… "

폰은 압수 당하고, 수치는 있는 대로 당하고.
이정도면 뭐 참을 수 있다.
오늘은 가장 특별한 날이니까.

" 여주야, 오늘은 집 올 생각 없니? 생일이라서 케이크도 사놨는데.. "
" 엄마 미안. 나 오늘 일이 있어서 내일 갈게! "

거짓말이다.
남자친구가 기다리라는데 어떻게 집에 가겠는가?
이런게 동거의 묘미다. 기념일날 핑계 만들어내기.

-

뭔가, 고요하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따스하지도 않고, 내가 왔다는거에 기뻐하던 네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이 차가움과 어색함.

" 정국아~ "

...

" 정국아? 자? "

.
.
.

띠링 -

정국이의 대답 대신 돌아온 건 문자 한 통 이었다.
축하를 이렇게 해주는구나.

[Web발신]
(전정국 환자) 2023년 xx월 xx일 금요일 오후 9시 8분경 교통사고 이후 과다출혈로 인해 응답없음. 휴대폰에 등록된 모든 번호로 긴급문자가 전송됩니다.

… 미친 새끼

갑자기 미친 듯이 말라오는 목과,
머릿속에는 수없이 파고드는 생각들과,
긴박하다는 듯 재촉하는 시곗바늘 소리가
내 모든 신경들을 감싸고 괴롭혔다.

엉성한 교복 차림으로 슬리퍼는 한쪽만 신은 채
전력질주했다. 택시를 탔으면 널 좀 더 빨리 봤을까?

"전, 전정국. 전정국 있어요?"
"네?"
"빨리요! 전정국 환자 있냐고요. 빨리 말해요"
"보호자분이신가요? 성명을…"
"김여주요. 지금 1분 1초가 급한데 여기서 이럴 시간 없어요."

예의는 밥 말아먹었단 듯이
뻔뻔하게 널 찾아해맸다

.
.
.

"2023년 xx월 xx일 금요일 오후 10시 12분 34초, 전정국 환자 사망하셨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지 정국아.
내가 널 볼 수만 있게 해주지.
치사하게 먼저 간거야? 그 얘기를 지켜야만 했던거야?

열다섯,
그 무렵에서 결국 널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