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책임져요, 대리님
"여주야, 일어나자."
"자기야, 회사가야지."
"우움.... 오빠아..."

"응, 오빠 여깄다."
"우리 공주가 피곤하나보네."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요즘따라 더 잔다."
눈을 떠보니 시간은 벌써 9시였고, 김대리님이 날 깨우고 있었다. 평소엔 알람 듣고 잘 깨서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김대리님 차에 타 회사에 가는데 오늘은 알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빼박 지각이었고 김대리님도 나 때문에 한소리 듣게 생겼다. 바보 멍청이. 계속 고생하게 만들고 이게 뭐야...
"..미아내요오... 나 때문에 번거롭게..."
"난 괜찮으니까 그런 말 하지 말고."
"..밖에 추운데 오래 기다렸죠..?"
"별로 안 기다렸어, 깨워서 미안해."
"아니에요.. 나 때문에 지각했네..."
쪽-
"얼른 일어나요, 자기야."
"네에..."
어느정도 나온 배를 쓰다듬고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얘기하는 김대리님. 배가 점점 부르면서 잠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요즘따라 그렇게 졸리고 피곤할 수가 없었다. 김대리님도 당연히 이걸 아니까 더 재우고 싶어하는데 차마 회사를 빠질 순 없으니 미안하다는 말투로 얘기를 했다. 회사 그만둬야하나... 나 때문에 힘들게 하고 싶진 않은데...
"오빠.. 나 회사 그만둘까요..?"
"응? 갑자기??"
"..요즘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원하면 그만둬, 내가 벌잖아."
"나도 너 힘든 거 싫어."
"사랑하니까_"

"어허, 지각하면서 손은 잡고 온다???"
"이해 좀 해주세요, 잠이 많아져서."
"이해는 한다만 그래도 빨리빨리 다녀."
"아니면 육아휴직이라도 하지그래??"
"우리 부서가 다들 친하고 배려를 잘해서 그렇지, 피해주는 건 안되는 거 알지?"
"..죄송해요."
일은 많은데 나와 김대리님이 손을 좀 놓으면서 일손이 부족해졌다. 그럼 당연히 위에서 욕을 먹을테고, 실적도 내려갈테고, 우리 부서직원들이 피해를 보겠지. 너무 당연한 거였다. 부장님 말처럼 육아휴직도 있고, 아예 그만두는 것도 있는데 육아휴직을 하기엔 아이 키우는 게 정말 힘들어서 낳고 일을 못 할 거 같고, 그만두기엔 김대리님만 힘들게 돈 버는 게 너무 미안했다.
"지금 몸은 괜찮지? 무리하지 마."
"힘들면 그만두고, 그만두기 싫으면 육아휴직하고."
"너가 육아휴직 쓰고 내가 다시 쓰면 되잖아."
"지금은 너 몸만 생각하자."

"너가 제일 중요한 거 알잖아."
김대리님 웃음은 왠지 모르게 나에게 안정을 줬다. 김대리님한테 정말 푹 빠진 거 같다. 이젠 아이 때문에 억지로 나에게 왔다는 의심도 사랑으로 바꼈다. 김대리님 덕분에 너무 행복하다. 별 거 아닌 거에도, 정말 심각한 거에도 항상 나 먼저 생각해주고 위로해줬으니까.
"나 공주 낳기 전까진 일할래요."
"그래도 돼요..?"
"너 뜻대로 해ㅎ"
"열심히 일해서 돈도 모아두고... 오빠 더 많이 볼래..ㅎ"
"으이구..ㅎ 그게 목적이구나ㅎ"
"사랑해요ㅎ"
"내가 더 사랑해."
"내가 더 사랑해요, 내가 김태형보다 김태형 더 사랑해ㅎ"

"그렇게 끼부리면 오빠 못 참아, 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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