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상처 없는 이별 end
🎵 백예린 - Hall&Oates ((꼭 들어줘요 😢))
그게 끝이 될 줄은 몰랐어.
그게 니가 나한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기분 좋은 말인 것도, 니가해주던 애정표현이 이젠 익숙해져서 어디서 찾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달달한 말인 것도.
8년 연애? 너무 좋았지. 그 사람과 함께 한 시간이 긴만큼 추억도
쌓여갔으니까.
근데 함께 들어간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꿈을 이루고 싶었던 마음도
간절했던 거야.
나한테는 그 사람도 소중했지만 이루고 싶은 목표도 소중했어.
물론 그 사람도 마찬가지였지.
같은 목표였다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겠지만
우린 서로 생각하는 목표가 달랐어.
난 마케팅이 하고 싶었고, 지민이는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원했어.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땐 좀 놀랐지. 물론 경영학과를 나왔다고 해서
다 특별한 직업을 가져야하는 건 아니야. 근데 좀 의외였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지민이는 내가 경영 간다니까
자기도 따라 들어온 게 생각나더라고.
그래서 너만 괜찮으면 상관없다. 난 응원해 줄 수 있다고 했었어.
그냥 그렇게 평범할 줄 알았던 우리의 생활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던 거야.
나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미팅에, 지민이는 계속 야근이 늘고 일찍하는
출근이 많아졌어.
그렇게 연락두절.
그때까지는 서로의 사이가 이정도로 멀어지진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으니까.
근데 그렇게 2주가 지났어.
그 2주동안 우리가 연락한 횟수는 3번.
밥은 먹었는지, 잠은 좀 잤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이런 의무적인 대화만 주고받았어.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있었던 거일지도 몰라.
결국 우리에게 끝은 오고, 끝이 허무하게 끝날걸.
"머리 아프다며. 괜찮아?"
"응."
"난 오늘 편의점 샌드위치 하나만 먹었어. 요새 거의 굶고있어.
준비해야될 게 너무 많네."
"응. 얼른 들어가서 쉬어. 피곤하겠다."
"···나 오늘 기분이 좀 별로네, 이상하게."
"피곤해서 그런 거야. 얼른 들어가서 자. 내일 저녁에 통화하자."
"···넌 나한테 뭐 궁금한 거 없어?"
"난 니가 나랑 떨어져있는동안 뭘 하면서 지내는지 너무 궁금해.
근데 넌 없어?"

"그런 거 아니야."
너는 그냥 니가 알아서 다 말해주니까 그런 거야. 미안해 여주야.
"···그거야 니가 물어보지를 않으니까."
"잘지냈는지, 뭘 먹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물어보는 거 어려운 거 아니고 처음하는 것도 아니잖아."
"미안해. 내가 요새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그런가봐."
"···나는? 나도 힘들어. 나도 머리 아파.
물론 너도 힘들겠지. 널 무시하는 건 아니야."
"근데 요새 통화하거나 마주보고 앉아있으면, 분명 함께 있는데도
너무 외로워."
"···"
"서로 지치고 바빠서 그러는 건 알겠는데, 이건 아니야.
이건 내가 사랑했던 박지민도 아니고 내가 해왔던 7년 연애도 아니야"
심지어 그때가 더 그리워질만큼 이미 많이 지쳐있었고,
상처가 많이 무뎌졌었어.

"···그냥 거기까지만 해. 내가 미안해. 그니까 오늘은 마음 좀
가라앉히고 다시 얘기하자."
"···언제? 또 2주 후?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데?"
"나 이제 그만하고 싶어. 이건 우리 둘이 해야되는 연애가 아니라
그냥 나 혼자 하는 연애같아."
"···거기서 한 마디만 더 해라 진짜."
"···우리 이제 그만하자. 우리 이제 헤어지자 지민아."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이고, 첫 연애라서 서툴렀던 것이지만
서로에게 쏟았던 시간은 충분한 것 같아서.
그래서 헤어졌어.
내가 힘들었다고 하면 당장이라도 안아줄 줄 알았던 그 사람의 반응은
꽤 차가웠고, 그 사람의 다정한 분위기, 따듯한 말들과는 달리
스칠 때마다 차갑기만한 겨울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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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헤어지고 나서는 모든 것이 허무해졌어.
너와 함께 자주 갔었던 학교 앞 떡볶이 집도, 우리가 자주 가던 술집,
너와 헤어지던 그날 밤 주저앉아 펑펑 울던 기억마저 허무해졌어.
그렇게 될 걸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 사람과 너무 많은 추억은 만들지 말걸, 조금 덜 좋아해볼걸.
아직도 길거리를 걷다 니가 자주 듣던 노래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는데.
너무 많은 기억이 심어놓았어.
우리가 고등학생 때 자주 가던 떡볶이 집 벽에 우리가 남긴 낙서도
아직 그대로일 텐데, 우리는 너무 많이 바뀌었어.
너와 헤어지면 너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도 함께 헤어져야 한다는 게
너무 야속할만큼 그때의 나는 그 추억들이 소중했어.
근데 지금의 나는, 사실 지금도 다 잊었다면 거짓말이야.
난 아직 모든 게 그대로야.
나를 뺀 모두가 바뀌었어. 물론 박지민도.
친구들을 통해 전해들은 박지민은 팀장까지 승진했다더라.
여자친구도 생겼대.
그말을 듣고 뭔지 모를 이상한 감정들이 날 덮어버렸어.
- 아 맞다. 너 내일모레 고등학교 동창회인 거 알지?
- ···어? 아, 어어. 알지.
- ···지민이도 온대.
불편하면 내가 그냥 얘들한테 잘 말해놓을게.
- 됐어. 다 지난 일인데 뭐. 나 괜찮아.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았어. 신경이 너무 쓰였어.
처음에는 날 놓친 걸 후회하게 해볼까, 전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예쁘게 하고 가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다 소용 없더라고.
그냥 적당히 준비하다보니까 어느새 그날이 왔어.
친구 차를 타고 가게 앞에서 주차를 하고 있었는데, 니가 보였어.
그대로더라. 헤어진지 딱 2년 지났는데
니가 겨울 때마다 꺼내입던 코트, 목도리 다 그대로였어.
그걸 보고 한 5분동안 가만히 앉아서 멍만 때렸어.
너도 그대로구나, 싶었어.
그냥 왜인지 모를 안심이 됐던 것 같아.
그래서 그냥 나도 식당으로 들어갔어. 가자마자 너랑 눈이 마주쳤어.

근데 내 예상과는 달리 내 눈을 피할 줄만 알았던 니가 오히려
나를 보고 웃음을 짓더라.
아마도 나랑 같은 생각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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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두 모인 자리였어.
내 친구의 도움으로 지민이랑 나는 앞, 옆자리가 아닌
대각선 자리에 앉게돼서 부담스러운 자리는 피할 수 있었어.
"김여주, 넌 어떻게 졸업하고나서 연락 한번이 없냐.
다른 얘들한테 니 생사를 물어봐야 되냐?"
"아, 미안. 내가 좀 바빴어. 서진이도 한 4년동안 연락 끊겼었어."
"아주 둘이 쌍으로 바쁜가. 박지민도 연락 없고, 너도 없고.
야, 너네 그렇게 둘 다 바쁜데 데이트 할 시간은 있어?"
친구가 그말을 하자마자 모두가 나랑 박지민 눈치를 보고
그말을 한 친구의 팔을 툭툭쳤어.
그래, 맞지. 나랑 아직도 정말 친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헤어진지
모를 수도 있어.
근데, 니가 딱 선을 그어버리더라.

"야, 우리 헤어졌어."
헤어진지 꽤 됐어. 라고 니가 말하길래 내가 거기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도, 그렇다고 머쓱해하는 것도 이상해지는 걸 아니까
그냥 웃음만 짓고 있었어.
그렇게 그냥 눈치만 보는 분위기가 이어져가고 슬슬 한두명씩
취해서 자리를 뜨기 시작했어.
나도 잠깐 화장실 다녀온다고 하고 술 좀 깰겸 밖으로 나왔지.

밤 공기는 저녁이 더 어두워지면 질수록 더 차가워졌어.
그래서 춥길래 나도 이제 다시 들어가려고 뒤를 도는데
니가 있더라.
그래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니 말 한 마디가 날 붙잡았어.
"날이 많이 추워졌네."
잘 지냈어?
난 너한테 말 걸기가 무서워서 오늘 내내 피해다녔는데
넌 참 쉽게 걸더라.
"···그러게. 난 잘 지냈지."
"이거 입어."
"내 코트까지 챙겨온 거야?"
"응.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계속 밖에 있길래, 추울까봐."
"그래서, 너는 잘 지냈어?"
"나는 뭐, 잘 지냈지."
"넌 여전히 바빠?"
2년 전, 아니 1년 전까지만 해도 니가 행복하다면 왜인지 모르게
짜증이 날 것 같았는데, 오늘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헤어진 후에도 각자의 생활 속에서 서로가 없는 삶에 적응을
했다는 게 꼭 슬픈 일은 아닌 것 같아서.

"데리러 올 사람 있어?"
"없어. 그냥 나 혼자 버스 타고 가려고."
"곧 있으면 차 끊겨. 그냥 데려다줄게."
"아니야 됐어. 나 혼자 가면 돼."
"됐어. 하여튼 한번 말하면 바로 듣는 법이 없지."
하며 내 어깨를 잡고 네 차로 데려가 보조석에 태우는 너 때문에
그냥 타버렸어. 여전히 남이 불편한 건 싫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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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어딘지 기억해?"
"당연하지. 8년을 갔어."
"···넌 진짜 아무렇지도 않나보네."
"···그런 것 같아보이나."
"사실 나 지금 별로 취하지도 않았어. 그래도 그냥 취한 사람이
헛소리한다고 생각하고 들어. 운전중인데 방해되면 안 할게."
"···해도 돼."
"난 너랑 헤어지고 나서 단 하루도 적응한 적이 없어.
아직도 우리가 자주 가던 길 보면 이상하게 애틋하고 생각나고 그래."
"니가 자주 듣던 노래나 이별 노래가 나오면 뭐, 가끔 울기도 해."
"···"
"···돌아가자는 거 아니야."
"나는 그냥,
띠리리리링 -
발신자 '수연💍'
"받아도 돼. 난 이따 얘기해도 되잖아."
"···마저 말해. 집 가서 다시 전화하면 돼."
"됐어. 얼른 전화 먼저 받아. 여자친구 기다리겠다."
"금방 받고 올 테니까 기다려."
그렇게 내려서 전화받고있는 널 보고 있으니까
그때의 우리 생각이 많이 났어.
좋아보이고 예뻐보이더라.
아마 내가 너한테 하고 싶었던 말은
니가 내 첫사랑이고, 오랜 시간 좋은 추억, 진짜 나를 찾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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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헤어지고 나서 너랑 정말 똑같은 시간을 보냈어.
같이 갔던 가게, 골목, 카페, 술집만 봐도
그날 기분이 하루종일 별로였어.
그러다가 지금 이 사람을 만나게 됐어.
"떡볶이 먹을래요? 저 원래 기분 좋으면 떡볶이 먹는데.
팀장님 오늘 프로젝트 잘 끝내셨으니까 우리 같이 떡볶이 먹어요."
널 닮은 사람이야.
그리고 그때 너랑 얘기하다가 내가 차에서 내려서
전화 받았던 날.
- 여보세요.
- 아직 집 아니죠. 아직도 술집이에요?
- 니가 전화할 것 같아서 지금 집 들어가는 중이야. 넌 집이야?
- 그렇죠. 말 잘 듣네.
전 집이에요. 누구랑 같이 오고 있는 거예요?
"···응. 친한 친구랑."
널 이젠 친구라고만 할 수 있는 걸 알고나니까 이제야 실감이 났어.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이던 연애가 끝났다는게.
고마워. 내 첫사랑과 좋은 추억이 돼줘서, 상처 없이 아름답게
끝나게 해줘서.
((끝났지롱))

찜니만의 TMI를 한번 풀어보도록 하겠슴둥 :)
이 단편을 쓸때 팬플로 옮기기 전에 노트에 주절주절 써보는 편인데
아 이걸 쓰는데 다음 이야기가 너무 그려지고 재밌을 것 같은 거예요..
🤦♀️🤦♀️🤦♀️🤦♀️
그래서 고민상담겸 많은 분들께 이 얘기를 했는데
모든 분들이
정식연재 던져 !
를 외쳐주셨답니동ㅇ ~
하지만 아직 고민중이에요 !
어쨌든 심심해서 도전해봤던 글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정을
쏟았던 편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아름다운, 상처 없는 이별 좋아해주셔서 감사함동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