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외로워요
4

구재현
2020.07.15조회수 38
오늘은 그가 나에게 연락도 하지 않았다. 원래 같았으면 뭐해요? 잘잤어? 하며 살갑게 나를 대했을 터인데. 나는 답답한 마음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양치를 하며 무언가 잊은 듯한 느낌을 쫓기 시작했다. 아 맞다. 오늘 촬영 날이었지. 나는 오늘 나의 노래가 나온다는 것을 잊고있었다. 저번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그러네. 이러다가 한순간에 기억을 다 잃어버리면 슬플 것만 같았다. 모두가 알지 못하는 나의 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로 숨기며 살아가야만 했다. 사랑이 뭐라고, 애정이 뭐라고 나를 힘들게 만들어. 이미 파랗게 염색되어 뻣뻣한 머리카락을 빗질했다. 이미 이렇게 아름다운 나인데, 왜 나의 마음은 알아주지 않는걸까? 보이는 모습만 바라보며 안 보이는 모습은 사랑해줄 수가 없던걸까. 카메라 앞에서만 헤헤실실 뭐가 좋은지 웃음을 지어댔다. 나는 괜찮아. 나는 누구보다도 잘났으니까. 다시 한번 나의 마음을 가다듬고 무대위로 올라갔다. 환호성이 끊김없이 울려퍼졌다. 예전 같았으면 기분이 좋아졌을텐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차피 나의 뒤에 검은 그림자는 보지 않는게 틀림없으니까. 나도 점점 지쳐가는 것만 같다. 무대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무슨 문자가 이리 왔을까 생각해보았다. 모두 한 사람에게서 온 문자이다. 나를 모욕하는 말들과, 나에게 원망을 퍼붓는 말투가 뒤섞여있었다. 뒤늦게 만만한 나의 모습을 끌어들이다니.. 정말 죽이고 싶다.
“야, 너 뭐해?”
“병신이냐?”
“찐따같아.”
여러 모욕들이 항상 나의 뒤를 쫓아왔다. 살고싶지 않을만큼. 하지만 이런 생각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말이 씨가 되는구나. 근데 왜 그의 마음은 아무리 외쳐도 씨가 되지 않는걸까.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다. 누군가가 쓰러진 나를 구하지 않는 이상, 나의 몸 상태를 회복시키긴 어렵다. 죽자, 죽어, 죽으라고. 아무리 외쳐도 서서히 고통만 찾아올 뿐. 손 쉽게 죽을 수 없었다. 죽을때 나의 옆에 그가 있으면, 죽어도 소원이 없다. 더군다나 불면증까지 와서 맨정신으로는 거의 잘수 없었다. 약 때문에 헤롱헤롱하던가, 아니면 술에 취하던가 둘중에 한가지였다.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그렇게 망치다니. 정말 괘씸한 인간들, 나중에 가면 아무말도 하지않고 착한 척할거면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입 닫을거면서. 그렇게 막 떠들지 말란말야, 나는 땅 꺼지게 한숨을 쉬었다. 이런게 삶이었나..? 다시 한 번 나는 인간의 욕심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