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이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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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무거운 몸은 좀처럼 쉽게 일어날 생각이 없습니다. 눈이 떠진건 10시지만 11시까지 누워있는 우리 여주씨는 방에 아무도 없을때야 드디어 상체를 일으킵니다. 힘이 없어 오늘은 방에만 있을까 하고  생각도 해봅니다. 잠을 더 자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갈까하고 눈도 감아보았지만 잠이 오지않습니다.







"여주, 일어났으면 나와 다들 밥먹는데"




지현씨의 부름에 기꺼이 응하는 우리여주씨 지현씨의 표정이 다시 돌아온거 같아 기분이 좀 좋은 여주씨입니다. 제대로 씻지도 않고 옷을 입은 여주씨는 주방으로 와보니 태산씨랑 성호씨 여주씨 지현씨가 있습니다. 다들 어디갔는지 이 네명만 있는거 같습니다.







"맛있겠다 누가 만들었어요?"

"태산씨요"

"아, 오 맛있다"





물어본 질문에 태산씨라는 답을 받은 여주씨는 어쩐지 기분이 맹합니다. 뻣뻣했던 답과는 무색하게 밥은 너무 맛있습니다. 그동안의 요리실력이 비슷한게 확실히 여주씨의 입맛을 저격했네요.





맛있게 먹고나면 무겁던 몸도 조금 가벼워 지는것 같습니다. 우리여주씨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지혀뇨ㅣ랑 웃으며 얘길 나누기도 잠깐이죠,






"형, 저 깨워주기로 했잖아요"

"아니 너 어제 늦게 잔거 같길래"





계단 내려가는 소리가 뭔가 다급한게 뒤돌아보면 운학씨가 성호씨에게 서운한 표정으로 깨워주기로 했지 않았냐고 합니다. 여주씨 가벼운 손인사로 나름 운학씨와 인사도 해봅니다. 운학씨는 이제서야 어깨를 피고 다닙니다. 다시 돌아온 운학씨가 안심되는 여주씨를 태산씨가 바라보고 있음을 여주씨는 이제야 알아챕니다.







그러면 태산씨는 입모양으로 얘기 좀 해 라고 얘기하겠지요. 여주씨 왜지? 싶은 마음에도 기꺼이 그 말에 순응합니다. 지현씨가 일어나는 순간에 여주씨와 태상씨도 함께 일어납니다. 운학씨 이제야 밥그릇 두는데 동시에 3명이 떠나는데 여주씨 그거 또 눈치챕니다. 왠지 그 숟가락을 드는 팔이 쓸쓸히 느껴져 






"밥 맛있지"






하고 몸이 저절로 운학씨 앞에 자리잡습니다. 그럼 운학씨는 맛있다고 너가 맛들었냐하면 태산씨가 만들었다고 확답해줍니다. 그러면 태산씨는 그런 여주씨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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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저런 표정이죠, 얘기하자는 말에 여주씨는 가볍게 끄덕이고 일어났지만 결국 태산씨에게 얘기할새도 없게 운학씨 앞에 다시 앉아버리니 태산씨가 저런 표정을 하고있는게 뭐 여주씨가 아주 이해못할 건 아니죠 하지만 어쩌게 습니까 여주씨는 자신에게 웃으며 신나게 얘기하는 운학씨를 못본체할수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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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학씨가 어느정도 먹은거 같으면 성호씨는 잠시 어딜 다녀오겠다며 폰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잘가라고 배웅해주면 운학씨랑 여주씨만 남지요.







"아 맞다 어제는 고마웠어"

"재능없다며"

"넌 좀 재능발휘가 반박자 느려, 그때는 안들리는 말인데 침대에 누우니까 그게 막 감동이더라?"

"그래? 이건 좀 다행이네"

"어쨌든 넌 재능좀 있으니까 가끔은 위로나 부탁하자"

"나 좀 고급인력인데"

"그런 말만 안하면 완벽인데"

"ㅋㅋㅋㅋㅋㅋ"






운학씨의 축 처진 어깨한번 어쩌지 못해주는게 여주씨는 조금 아쉬움이었는데 다행히 운학씨에게 도움이 됐다는게 생각보다 기쁜 우리여주씨는 운학씨랑 별 이상한 노가리를 까다가 문득 태산씨 생각이 들자 운학씨에게 먼저 일어난다며 자리를 벗어납니다.








태산씨 방에 노크를 해보니 답은 없고 해도되나 싶어도 살짝 끼익 열어보니 태산씨는 일부러 답을 안한건지 침대에 엎어져 있습니다. 여주씨의 레이더가 작동합니다. 기억을 꺼내보니 태산씨의 저 모습은 여주씨랑 싸우고 나면 항상 저런 모습으로 쇼파에 있다가도 1분도 못버티고 달려와 너 말 그렇게 하는거 아니라고 다 새는 발음으로 얘기하지만 손은 여주씨 손만 만지작 대니까 뭐 둘이 싸워봤자 5분이 가질않았습니다. 






어쨌든 여주씨는 뭔가 마음한구석에 찝찝한 마음 가득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구지 저 상태를 건드릴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그러라지 라는 얼굴로 다시 방문을 열고 나가려니






"1분을 안기다리네"

"아, 자는거 같길래"

"안자, 이제 나랑 얘기할수있지?"






아까 엎어져있던 태산씨의 표정은 뭔가 무표정 일것만 같았는데 자는줄 알았다는 뻔한 변명에도 옛날과도 같은 환한 얼굴로 얘기할수있냐고 벌떡 일어납니다. 여주씨는 어디선가 쿡쿡 찌르는거 애써 무시하고 응, 한마디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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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다시 왔어?"

"어? 아니 너랑 얘기하기로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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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김여주 가시가 좀 들어갔네"

"아 가시 개많아 안들어갔어"

"ㅋㅋㅋ아닌데 뭔가 다른데"

"아 나갈래"





할얘기 딱히 없어보이는 태산씨가 조금 짜증난 여주씨 짜증났나? 사실 여주씨가 전보다는 조금 온순해진것도 같긴합니다. 정곡을 찔려서 인가 나가려는데 앉아있던 태산씨가 벌떡 일어나서는 나가려는 여주씨를 잡고 돌려세우면 여주씨 놀라서 헉 소리나죠 




"오늘 뭐해? 놀자 여주야"





그말 할려고 부른건지 여주씨 놀란것도 잊고 살짝 헛웃음이 나오지만 자신을 막고있는 태산씨를 살짝 밀쳐내고는 쉴래 하고 거절합니다. 여주씨는 태산씨와 거리유지에 실패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기다릴까?"

"안간다니까?"

"난 김여주랑 놀고싶은데"

"운학이랑 놀아"

"김.여.주 랑 놀고싶다고"

"상식적으로 내가 너랑 만나서 신나게 놀고 편하게 놀수는 없잖아 생각만해도 좀...기빨려"





기빨려 라는 말은 안할려 했는데 말은 원래 좀 필터링이 안되는것 같습니다. 말해놓고 태산씨 눈치만 보는 여주씨는 여전히 찌질하군요.




"어떡해해야 너가 나랑 있는게 편해져?"

"과거여행이라도 해야지"

"과거여행 했다고 생각해줘"

"그게 돼?"

"안돼? 난 과거에 살려고 하는데"

".....뭘 과거에 살아 누구 좋자고"

"나 좋자고 하는짓이야 난 너랑 있는게 좋아서"

"난 싫어 차라리 과거가 없으면 좋겠어"







누구 마음대로 과거 얘기를 꺼내며 자꾸 여주씨를 헤집어 놓는지 여주씨는 태산씨와의 이런 대화가 싫습니다. 저주만 가득하리라 생각했던 이곳은 생각보다 슬픔과 화만 남았고 마음을 털어놓자는 핑계로 나온 이곳은 상처만 남고 마음만 어지럽습니다. 더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하다 느낀 여주씨가 먼저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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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몆시간을 보내고 있는건지 지현씨도 운학씨도 안보여 방에만 누워있는지 3시간째에 잠은 안오고 할것도 없습니다. 나가서 괜히 태산씨를 마주칠까봐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여는 시늉을 해봤다가 침대에 돌아가보기도 합니다. 근질근질한 몸은 밖을 원하기에 10분에 고민끝에 방을 나섭니다. 







나가보 아무도 없습니다. 정말 고요할 뿐입니다. 1층을 대충 둘러보아도 없는것 같습니다. 결국 주방쪽으로 향하는데 말소리가 들립니다. 운학씨 같은데 왠지 가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혹시 지현씨와 대화하는건가 싶어지자 얼른 과자만 챙겨 2층거실로 뛰어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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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만 시청하다보면 어느새 사람들이 왔는지 1층이 소란스럽습니다. 그러면 여주씨는 그제야 내려갑니다. 하루종일 갇힌것만 같았습니다. 우리 여주씨 내려가자마자 보인것은 태산씨와 같이 들어오는 지예씨와 쇼파에 앉아 폰을 하는 성호씨와 간식을 꺼내먹는 조연씨입니다. 






왜 둘이 같이 들어오지? 데이트했었나? 놀러나간건가? 누가봐듀 지금 막 들어온 둘 모습에 여주씨는 재빠르게 다시 올라가버립니다. 찌질하대도 모릅니다. 진짜 그 순간 찌질한 모든 감정들이 쏟아졌으니까요. 다시 갇혀버린 여주씨는 머리가 어지러워 미치겠습니다. 자기가 안간다니 지예씨랑 놀러간건가 라는 결말에 이르자 머리에는 어이없다 라는 생각이 가득해집니다.





"뭐해 여주?"

"어 언니 왔어?"

"응, 뭐했어?"

"그냥 쉬고있었지...언니는?"

"나는 태산씨랑 놀러갔지, 맛있는거 왕창 먹었어"

"좋았겠네"

"엄청! 내가 뭐하냐고 하니까 아무것도 안한다고 저번에 내가 밥 사줘가지고 자기도 사주겠다고 그래서 나갔지"

"아, 밥을 사줬었어?"

"어 저번에, 태산씨랑은 진짜 자주 나가네 3번인가"

"자주 나가네"

"곧 있으면 저녁먹는데 내려가자"

"응"







3번이나 지예씨와 밥을 먹을정도로 편해졌는데 뭐하러 자기랑 나가려고 했는지 여주씨는 하루종일 혼자있었는데 헤집어 놓고 책임 안지는건 둘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 여주씨는 지금 밥도 먹고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같이 밥먹는 곳에서까지 찌질하게 굴고싶지 않은게 여주씨의 마지막 자존심입니다. 내려가서 다같이 준비하는 중에도 절대 태산씨 근처에 가지 않습니다. 지현씨 옆에 붙어있거나 성호씨를 도와줍니다. 성호씨와 나눈 대화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태산씨가 근처로 오면 축지법이라도 쓰는지 재빨리 피해버리니까요. 



밥을 먹을때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태산씨가 자리잡은곳엔 항상 지예씨가 있었고 여주씨는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마지막에 자리잡습니다. 넘어가지지 않는 밥을 누군가 여주야 어디 아파 라고 말했다가는 찌질함이 새어나온다고 생각했는지 억지로 우겨 넣습니다. 정신을 다른데 가있는데 몸은 꽤 자연스럽게 움직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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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먹으니 정말 속이 꽉막힌게 이건 채했다고 밖에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지현씨가 올라갈때까지 기다렸다가 도저히 태산씨가 있는 공간에 있는게 싫어 2층으로 올라가버립니다. 계단을 벗어나고서야 속이 좀 내려가는것 같습니다. 누워야 겠다는 생각밖에 없어 침대에 누워버린 여주씨는 대체 자기가 왜 이래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똑똑)


노크소리에 몸을 일으키려는것도 잠시


"안에있어 여주야?"


재현씨 같습니다. 여주씨가 네 라고 답하자 재현씨가 들어와서는 약을 쥐어주며 밥 먹는거 봤는데 너 표정이 너무 않좋았다며 괜찮냐 물어봐 줍니다. 최대한 웃으며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처음만난 날에도 그랬습니다.  표정이 좋지않은걸 알아챈것도 재현씨 뿐이었죠 




"...진짜 너무 감동이네..."



눈이 뜨겁다는걸 인지했을땐 이미 늦습니다. 무언가가 이미 떨어지면 그때서야 눈물 이라는걸 알아채니까요. 




"ㅇ..어 너무 감동 받았나?"



조용히 뚝뚝 흐르는 눈물은 여주씨의 심정을 대변해줍니다. 여주씨는 그제야 알아버립니다. 이 눈물은 후회라는걸요. 그냥 태산씨가 나가자 할때 나갈걸 왜 거기서 괜히 그랬을까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여주씨의 마음도 이 상황도, 태산씨는 언제든 떠날 길이 열려있고 여주씨는 무인도 갇혀져 있어 타산씨가 배한척 띄우고 자신을 기다린다는걸 그걸 알고나니 눈물이 멈춰지지 않습니다. 그제야 여주씨가 안절부절하는 재현씨에게 한마디 건네는데




"나가고싶어요"



멈칫하던 재현씨도 여주씨가 눈물을 멈출때까지 기다려줍니다. 한참을 기다려야 더이상 나올 눈물도 없어지죠, 그러면 재현씨는 물을 주며 여주씨 앞에 의자를 가지고 와 말을합니다.



"왜 나가고싶은데?"

"...이 상황을 너무 쉽게 생각했어요"

"나도 그래"

"재현씨가 몸이 움직이는대로 하라고 해서 했는데 이젠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는데"

"X가 태산이지?"

"....와...진짜 눈치 하난 빠르네요..."

"태산이가 나한테 어느날 사람이 180도 바뀌어서 다가오면 어떡하냐고 그러길래 그게 내가 너랑 얘기한 다음날이거든 그래서 혹시 했지 어제 둘이 나가는것도 그렇고"

"이젠 뭐 속일것 없네요 뭐"

"태산이는 너랑 재회를 원하는 눈치고 너는 아니고?"

"모르겠어요 오늘은 걔가 자기는 괴거에서 살고싶다고 저랑 있는게 좋다더니 지예씨랑 놀러가고"

"한태산은 나한테 걔얘길 한적이 없어 항상 X가 뭐해서 X가 이래서 저래서 너 얘기만 하루종일 들었어 웃는것도 항상 너 얘기할때, 답답해하는것도 너, 걔의 모든 감정이 너에 따라 바뀌는데 나는 한번쯤은 진심으로 믿어볼만 해 아직 너는 아무것도 모르겠으니까 미제로 남기자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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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나? 태산이 밥먹을때 너만 보더라"





재현씨가 씩 웃으며 이제 태산이가 너 얘기할때 웃름은 못참겠다 하며 얘기합니다. 우리여주씨 퉁퉁 부은 눈으로 재현씨의 말을 곱씹어 봅니다. 정말 미제중 미제인데 여러방법을 시도해봐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재현씨의 말이 더 설득력 있어집니다. 



"한번 믿어봐 이젠 너가 결정할때니까"





그러면서 잘 생각할고 약먹고 쉬라고 하고는 나가는 재현씨는 나가면서 밥을 억지로 우겨넣는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경고하니 괜히 부끄러워서 제가 언지요! 라는 뻔뻔한 말로 조금 창피함을 덜어냅니다. 



재현씨의 말이 맞습니다. 내가 모르는 한태산이 그렇게 행동했음에는 아무이유가 없지 않을테고 이제껏 믿어본적 없는 태산씨를 믿어보겠다는건 이제는 조금 과거에 발을 디뎌보겠다는 여주씨의 의지이기도 합니다. 









그날 밤에는 꿈을 하나 꿨습니다. 고등학교시절 아파서 보건실에 갔다는 한태산이 걱정돼서 수업중 온갖 핑계로 빠져나와 보건실로 가 한태산을 껴안으면 한태산은 아픈것도 잊었는지 여주씨를 안아줍니다. 태산씨가 아픈게 죽을정도라고 생각했던건지 그날 이후로는 하루종일 태산씨 괜찮나 확인하면 태산씨는 그런 여주씨가 좋아서 어느날은 아픈척도 하고 웃던 그 시절에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