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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씨 뭘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자기는 지는데 바락하는 모습이 너무 싫어집니다. 찌질이 김여주씨, 이곳에서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여주씨 뭐해요?"
"..네? 아, 멍때리기요 왜요?"
"눈에 초점이 없길래"
"멍때릴때 안광도는 사람이 흔한가요?"
"ㅋㅋㅋ그렇네,"
몆초간의 정적이 몆시간처럼 느껴지는 여주씨에요. 머쓱하게 손을 만지작 거리던 여주씨를 발견한 재현씨는
"여주씨 저 부탁하나만 해도 돼요?"
"네 되죠"
"저희 데이트 짝, 바꿀래요? 지예시랑 여주씨랑"
찍을 바꾸자는것, 그러니까 여주씨가 재현씨와, 지예씨가 태산씨와 와 이거 여주씨가 바라던 바 아니었습니까? 여주씨는 속으로 두갈래로 마음이 나뉩니다. 바라던 바이니 그렇게 하자, 또하나는 음..내심 바라지 않고있습니다. 규칙을 어길정도로 태산씨와 지예싸가 데이트 나가는 모습을 보고싶지는 않으니까요
"에이, 규칙이잖아요"
"..알죠.. 음..약간 무리가 갈수도있죠"

"민망하네요..ㅋㅋ"
"그럴수있죠! 다음엔 가능한선에서 다 들어드릴께요"
"오 이건 좀 감동"
"제가 여기서 젤 먼저 알게된게 재현씬데"
"오 이건 더 감동"
재현씨와의 대화는 여주씨의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데 더할나위 없습니다. 조금 이상한 부탁에 이건 99퍼센트로 둘이 X관계임을 눈치 챌 지언정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건 미안하다만, 적어도 지예씨에게 태산씨와 데이트권을 넘겨줄 생각은 죽어도 없는 여주씨, 음.. 찌질해서? 그런건 아닙니다. 그저 태산씨가 새로운 출발을 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저주입니다. 그게 찌질하다고요?
'착가하지마라 한태산, 널 저주하는거지 널 바라는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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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저녁 뭐드실래요?"
"김치볶음밥 통일하실래요?"
"고기도 굽죠"
"어..! 제가 김치볶음밥 할게요! 저 잘해요!"
아 우리 여주씨 키도 작아서 사람들 틈에서 꽤나 귀여움 받고 있습니다. 여주씨의 자랑이자 특기 음시깅 거론되자 그동안 제대로된 일인분 소화를 못했다는 사실을 만회하려 합니다
"오 그럼 여주씨랑 제가 만들게요"
"아니 운학씨는 50인분 만드는거 아니에요?"
"에이 왜그래요"
운학씨를 놀리는 지현씨, 둘 사이에서 얍삽하게 빠져나와 재료를 찾아나섭니다. 뒤이어 고기 구울 사람까지 정해집니다. 태산씨군요.
"밥은 이정도면 돼요?"
"아뇨?! 운학씨 저희 8명 이에요"
"그러니까 이정도..."
"....많이 드시나...요?"

"한끼에 두공기는 기본"
사람들이 하는 브이랑 운학씨가 하는 브이는 천차만별 그게 개웃긴 우리 여주씨 이젠 엎어져서 웃습니다. 운학씨 살짝 서운할듯.
"아 그럼 양 좀 늘리죠 뭐"
"예에, 스팸도 넣죠?"
"??아니,"
"안넣어요? 에반데"
"넣어야죠 진짜 다 꺼내요 그냥"
운학씨 개좋아해요 진짜 다 꺼내라고 10꺼낸 운학씨에게 살짝 자제 시켜줘요. 동갑이라서 그런가 너무 편해진 둘 사이입니다.
"우낙아!! 고기 좀 먹어봐"
"어 형, 와 대박"
고기 소리에 쪼르르 따라간 운학씨나, 여주씨랑 대화중인데 부르는 태산씨나 조금 맘에 안드는 여주씨는 신경도 안쓰고 김치볶음밥에 집중합니다.

"저희 고기를 좀 안에 넣을래요?"
"..ㅇ..에겍??!"
".ㅋ..어..죄송해요"
"아니..인기척좀..."
"그래서 넣을까요? 김치볶음밥 전문가시잖아요"
"저요?"

"맨날 만들어줬으면서"
헉..! 운학씨를 고기에 집중시키고 몰래 다가온 한태산씨에게 한번 놀라고 조용히 그런 말을 날리는 한태산씨에게 두번 놀라고 진짜 대혼동이 온 여주씨는 들고있던 주걱을 바닥에 떨어트립니다. 그때 여주씨의 표정은 아마 좀 웃겼나봐요. 태산씨가 웃는거 보니
"형형형 진짜 맛있어요"
"아니 안그래도 여기에 넣을려고"
그말을 남기고 먼저 자리를 뜨는 태산씨, 여주씨는 주걱을 떨어트린건지 심장을 떨어트린건지 햇갈리는데 정작 혼란을 준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여주씨만 또 놀랐죠, 여주씨만 또 당했죠
'미친거지, 어 저건 미친거야, 나 놀리나? 저 미친놈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친놈이네?'
"여주씨 이거 떨어트리셨는데"
"아, 넵"
"아니 태산이형 고기 진짜 잘해요 드셔보셨어요?"
질리도록 먹은게 한태산씨가 구워준 고기입니다. 다른 고기는 먹지 안았던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 맛이 생생한 여주씨입니다. 특별한 레시피도 없습니다. 그냥 캠핑에서 둘만 앉아있으면 항상 자신이 아닌 여주씨부터 챙기던 음..여주씨는 고기맛이 아니라 태산씨의 다정함이 더 깊이 박혔습니다. 그 다정함이 좋아서 맛있었나 했는데 그넝 잘 구웠던 겁니다. 근데 이제 어쩌나요, 자신만을 위해 구워줄 태산씨는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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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동안에도 계속 마주치는 한태산의 눈을 피하면서 숟가락질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일이면 쟤와 데이트를 해야한다는게 좀 음..무슨 기분인지 모르겠습니다. 좋다고 하기에는 찜찜한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다름 사람과 데이트하는 한태산은 싫습니다. 아, 우리 여주씨 찌질한 여주씨는 절대로 한태산씨의 행복을 빌어주지 못할것 같습니다.
설거지 팀은 요리함 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맡겼습니다. 여주씨는 방에서 휴식중 입니다. 이곳에 온지 3일, 성호씨를 만나 가까워진것은 여주씨가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부합니다. 재현씨, 지현씨도 꽤나 3일만에 가까워졌습니다. 근데? 이러한 좋은일들이 수많은 것들이 한 존재로 다 뭍히면 무슨 소용인가 싶습니다. 계속 자신에게 아무렇지 않게 다가오는 태산씨를 어떻해 대해야할지, 이걸 무슨 감정으로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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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어, 뭐해?"
"? 어 그냥 있어 왜?"
"들어가도 되나?"
성호씨네요! 책상에 앉아있던 여주씨 들어오라고 합니다. 혼자 공상에 빠질뻔한 여주씨, 성호씨는 가만히 두지는 않습니다.

"김여주씨 나 일부러 안찾았지"
"아니야..! 바닥까지 기어다녔어"
"ㅋㅋㅋ오늘 너 많이 못본것 같아서 한번 와봤어"
"오, 친밀감"
"ㅋㅋㅋㅋ"

"근데 이건 좀 핑계고, 눈치보기 전에 먼저 말할려고,"
"내 생각엔 난 너가 좋은것 같아"
어? 이건 여주씨가 생각했던 경우의 없습니다. 분명 성호씨는 여기와서 가장 친해진 사람이었는데, 솔직히 여주씨 입장에선 성호씨가 그렇게 편안한 사람은 아닙니다. 근데 자신이 좋다는 성호씨, 분명 이곳에 X가 있을텐데 신경이 쓰이지 않을까? 정말로 자신을 좋아하는건가? 싶은 여주씨 자기는 태산씨가 너무 거슬려 죽겠는데,
"그냥, 햇갈리지 말라고"
이렇게 대놓고 얘기하면 햇갈릴일이 없죠, 근데 이것때문에 더 햇갈리겠는건 여주씨가 이상한건가요? 사실 이곳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온게 아닙니다.
<처음 연락이 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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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씨가 궁금하진 않으세요?
괴로운지, 행복한지, 미워할지,
꼭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나오는건
아니니까, 저주할려고 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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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주씨는 이곳에 절대 나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미쳤지 한태산을 여기서 재회해서 다른 여자랑 시시덕거리는거에 맞춰서 다른 남자랑 히히덕 거리는건 상식 밖이 었으니까요. 근데 정말 궁금했습니다. 걔는 어떨까, 나를 그런식으로 만나면, 조금은 자연스럽게 걔에 마음을 알수있으니까 찌질한 김여주는 자신감이 없어서 조금은 뒤에 숨어서 보려했을 뿐입니다. 근데 이곳에 와서 본 한태산은 너무나 멀쩡했고, 자신이랑 대화했던 그 날 이후로 더 멀쩡해져서는 뻔뻔하게 자신을 처음과 같이 대합니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성호씨, 너무나 미안하지만 여주씨는 마음속에 남은 자리가 없습니다. 상처를 매꾸는데 다 쓰고있으니까, 태산씨를 만나면서 마음을 다 써버려서,
"심각해질거 없어, 걍 편하게 생각해 갈게"
"...오빠는 좋은 사람이야 알지?"
".......그래"
지금은 여유가 없어, 너가 싫다는게 아니야 라는 말을 애둘러 얘기하며 거절한걸 성호씨는 알아차렸을까요? 조금 씁쓸해 보입니다. 문이 닫히고 방에 홀로 남겨진 여주씨는 텅 비어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다가오는 사람을 보고 좋아서 더 많은 시간을 마음을 그사람에게 쓰는데 자신은 그 시간과 마음을 어디에 버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마음이 텅 비어있다는게 맞는 표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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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사람들의 발걸음소리에 겨우 잠에서 깬 여주씨, 어쨌든 아침은 밝아왔고 오늘에서야 진짜 한태산을 마주해야 합니다. 여주씨도 바쁜 사람들에 맞춰 준비합니다. 웨이브 있던 머리도 쫙 피고, 바르지 않던 틴트, 화장, 입지 않던 와이드 팬츠 , 한태산씨가 알던 여주씨를 보지 않도록 나름 머릴 쓴 여주씨입니다.
1층에 가니 너무나 편안하게 운학씨와 놀고있는 한태산씨, 여주씨가 내려오는걸 발견했는지

"좋은아침이요 여주씨"
얄미워 죽겠는 한태산씨, 미워 죽겠는 태산씨, 뭐가 좋아서 눈만 마주치면 웃어대는지, 처음과 똑같은 태산씨, 또 져버리고 마는 여주씨, 무시할려고 상처줄려고 했던 생각이 물러터지게 되는건 그냥 어쩔수 없나봐요. 자신의 약점이 태산씨라는것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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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씨와 데이트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확실한건..저는 강한 사람은 아니네요"
'여주씨와 데이트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저는 항상 같은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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