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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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학교 안에서
대화 주제로 들끓던 황현진의 소문은 점차 지워져 갔다

나 역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방 안에 가만히 누워 있을 때마다 보이는
천장 조명이 왠지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넓은 현관 복도와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 조용한 식사 시간
웃을 때 보이던 눈웃음과
자다 일어나서 헝클어진 황현진의 머리카락까지

당시에는 마냥 낯설고 불편하기만 했던
어색한 공기마저도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 생긴 친한 친구였다는 생각에
그리움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둔 쪽지를 여러 번 펼쳐 보기도 하고
투박하게 적힌 전화번호를 보며
문자를 보내볼까 몇 번이나 고민했다









황현진의 전학을 기점으로 약 한 달 정도가 흘렀다

기억에서 황현진이 점차 희미해질 때쯤
의문의 계정으로 팔로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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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를 보고 황현진임을 확신했다

팔로우 요청을 수락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여러 번 진동을 울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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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이 벙벙했다

답장을 하지 못하고 대화 창만 띄워놓다
10분이 넘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알맞은 대답을 찾지 못하고
똑같은 글만 몇 번이나 되뇌이던 찰나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깜짝 놀라 책상 서랍을 뒤지며 쪽지를 찾았다

손에 들린 쪽지와 화면에 뜬 번호가 일치했다


“ … 여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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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이네 ”

“ 그러게, 그나저나 내 계정은 어떻게 알았어? ”

” 친구 추천에 뜨던데 “


황현진은 쪽지를 버린 줄 알았다며 어린애처럼 투덜거렸다

말투는 담백하지만 약간의 서운함이 묻어 있었다

어리광부리듯 중얼거리는 낮은 목소리를 들으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사실 황현진도 전학 소식을 내게 알려줘야 하는 상황에서
차마 타이밍을 잡지 못해 애가 많이 탔을 텐데

그리고 그 마음을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기에
전학에 대한 얘기를 굳이 먼저 꺼내지 않았다

통화를 하며 전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았다

내게 할 말이 있다며 운을 뗐지만
흐지부지 넘어간 상황에서
한 번 더 ‘ 할 말이 뭐냐 ’ 며 짚어 줬더라면

최근 황현진 집에서 자던 날,
자냐고 먼저 운을 뗐던 상황에서
자는 척을 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학생들의 수군거림이 아닌
본인에게 전학 소식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별거 아닌 사소한 내용이라 생각해
넘겼던 나날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 그래서, 왜 아버님께 나를 여자친구라고 소개한거야? 거짓말이었잖아 ”
” 보안 때문에 집에 친구 들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시거든 “

잠시 뜸을 들인 후 입을 뗐다


집 현관문에 있는 지문 인식 기기와 안면 인식 기기에

내 정보를 등록한 이유도 같은 이유였다
황현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해 주었다

“ 아 그리고 등록해 놨던 것들 다 지워도 돼 “









” 왜? “

” 이제 지켜줄 비밀 없으니까 너희 집 갈 일도 없지 않을까? ”

“ 그래도 예전처럼 시간날 때 놀러 와, 우리 친구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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