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연애 [BL/오백]

첫번째 외전 4)

"경수야. 먼저 가."
"왜?"
"조교가 잠깐 남으래. 오래걸릴것 같아. 우리 홍교수 쉽게 안끝내잖아."
"알겠어. 오면서, 아니다. 내가 할게."
"미안. 중간끝나면 데이트 하자."





photo"백현학생은.. 귀하가 제출한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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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제가 보기에도 허접하네요.."
"백현학생은 언제나 겉만 번지르르한 느낌이야. 이런걸 백치라고 하지? 백치는 미가 아니야. 백현학생 중학교 출작보고 소름이 돋았었는데, 이젠 그런느낌이 없어. 하다하다 이젠 그게 표절이었나 하는 생각까지 드네? 속이 텅텅 빈 글은 필요없어. 쓰레기야. 지금 당장 내다버리든 불태워버리든 없애버리고 싶을정도야. 어떻게 중학교때보다 못할수가 있나? 실망이야."
"죄송합니다 교수님.."
"내가 아니라 백현학생 본인한테 미안해야지. 이런 쓰레기같은 글을 써내리느라 낭비한 시간, 자원."
"넵.."
"다시 써오게. 처음부터. 감을 잃지마. 언제나 진심으로."

교수가 잔뜩 구겨놓은 에이포 용지들을 다시 차곡차곡 정리해 클립으로 묶어 고정했다. 

"가보겠습니다."
"글을 절대 쉽게보지마. 어린애 장난처럼 쓸거라면 당장 그만둬."

홍교수가 짓씹듯 내뱉은 말들이 가슴에 콱콱 박혔다. 

".........."

아무도 없는 동방에 들어가 쇼파에 앉아 그 글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어리석은 소년은 한치의 앞도 내다보지 못했고, 그저 현실에 방황했다. 아픔을 견뎌낼 짜임새 튼튼한 정신도, 아름답게 빛날 세련되고 우아한 가치도 없었다. 그저 볼품없는 소년 그 자체였을뿐.'

"역겨워."

백현은 그 글의 첫 문단을 읽자마자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여름은 꽃처럼 시들고, 가을은 겨울에게로 쾌속질주를 하고있었다. 볼썽사납게 떨어져 길바닥을 더럽힌 어느 나무들의 잎새들이 어느 상점의 떨이판매처럼 어수선했다. 살고싶지가 않았다. 행복한 사람들을 보며 나의 모든것에 열등을 불어넣었다. 마치 만년 2위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잘난체하고, 1위에게 느끼는 혼자만의 열등감, 우월감에 찌들어 피곤하게 사는. 웃는 사람들의 입을 다 찢어버리고 싶을만큼 우울하다."

중학교 2학년때 쓴 일기조차도 꼴뵈기가 싫다. 
언제부터 이런 껍데기 뿐인 글을 썼는가. 
역겹고 더러우며 버겁다. 

바르르 떨리는 속눈썹 사이로 눈물이 떨어진다. 

"백현아, 울어?!"

한 남학생이 들어온다. 

"아니야. 눈에 뭐가 들어가서."

'김민현'

문창과의 남학생인 그는 백현에게 특히 친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