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제 아내가 되어주세요.
EP.20

쿠닉
2026.08.11조회수 168
성호는 식탁에 앉아 어제 도착한 편지를 다시 펼쳐 보고 있었다.
편지는 오래되어 군데군데 색이 바래 있었지만, 글씨는 선명했다.
「성호야.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운학이를 믿어서는 안 된다.」
그 아래로 이어진 내용에는 아버지가 생전에 남겨 둔 회사 관련 기록과 운학의 아버지가 과거 회사 자금을 빼돌리려 했던 정황이 적혀 있었다.
성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운학은 단순히 경영권을 노린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의 아버지 세대부터 이어진 일을 숨기기 위해 성호를 끌어내리려 했던 것이다.
그때.
여주 "성호 씨?"
성호가 고개를 들었다.
여주가 머그컵 두 개를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여주 "아침부터 뭐 보고 있어요?"
성호는 잠시 망설였다.
그러다 편지를 그녀에게 건넸다.
여주가 편지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여주 "...운학 씨가 이걸 숨기고 있었던 거예요?"
성호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오늘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여주는 편지를 내려놓고 성호를 바라봤다.
여주 "같이 갈게요."
성호 "위험할 수 있습니다."
여주 "그러니까 같이 가야죠."
성호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성호 "...알겠습니다."
---
그날 오후.
SH그룹 긴급 이사회.
성호는 아버지가 남긴 자료와 함께 과거 회계 자료를 공개했다.
회의실 안이 술렁였다.
임원1 "이게 사실이라면..."
김실장 "운학 씨 측에서 수년간 회사 자금을 빼돌린 정황과 일치합니다."
운학은 얼굴이 굳은 채 자료를 바라봤다.
운학 "...이건 조작이야."
성호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성호 "그건 법정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
"저는 더 이상 이 일을 숨길 생각이 없습니다."
운학이 성호를 노려봤다.
운학 "네가 뭘 안다고!"
성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성호 "제가 모르는 게 있다면."
"..."
"이제부터 전부 알아낼 겁니다."
그 순간 회의실 문이 열렸다.
수사관들이 들어왔다.
운학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몇 시간 뒤.
모든 일이 정리되고.
성호와 여주는 회사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해가 지고 있었다.
여주가 긴장이 풀린 듯 작게 숨을 내쉬었다.
여주 "...끝났네요."
성호가 그녀를 바라봤다.
성호 "네."
"이제 아무도 우리 결혼을 문제 삼을 수 없습니다."
여주는 잠시 생각하다 웃었다.
여주 "그럼 이제 진짜 신혼이네요."
성호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성호 "그렇네요."
두 사람은 천천히 집으로 향했다.
---
집에 돌아오자 성호는 주방으로 향했다.
여주 "뭐 하세요?"
성호 "저녁 준비합니다."
여주 "오늘 같은 날에도요?"
성호 "오늘 같은 날이니까요."
잠시 후 식탁에 음식들이 차려졌다.
여주는 식탁을 바라보다가 웃었다.
여주 "처음 계약결혼했을 때 생각나요."
성호가 맞은편에 앉았다.
성호 "저도요."
여주 "그때는 서로 엄청 어색했는데."
성호 "...지금도 조금 어색합니다."
여주 "거짓말."
여주가 웃자 성호도 따라 웃었다.
잠시 후 성호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성호 "여주 씨."
여주 "네?"
성호 "한 가지 약속하고 싶습니다."
여주 "...뭔데요?"
성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성호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
"평생 함께합시다."
여주 "..."
"저도 약속할게요."
"..."
"도망가지 않을게요."
성호가 작게 웃었다.
성호 "그럼 됐습니다."
---
며칠 뒤.
두 사람은 처음 만났던 호텔을 다시 찾았다.
성호는 작은 상자를 꺼냈다.
여주가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여주 "...이게 뭐예요?"
성호는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심플한 반지가 들어 있었다.
성호 "결혼반지."
"..."
"그때는 계약 때문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으니까."
여주의 눈이 반짝였다.
성호 "이번에는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반지를 꺼내 여주의 손가락에 조심스럽게 끼워 주었다.
성호 "김여주."
여주가 그를 바라봤다.
성호 "나랑 평생 같이 살자."
이번에는 '기간'이라는 것이 없었다.
조건도 없었다.
여주가 눈물을 글썽이며 웃었다.
여주 "...응."
성호도 웃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손을 맞잡았다.
처음에는 서로에게 필요해서 시작했던 계약.
그 계약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이 진짜로 원했던 것은 경영권이나 돈이 아니라
서로였다는 것을
1년 후.
화창한 봄날.
두 사람은 작은 정원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만 초대한 조용한 결혼식이었다.
김실장 "안녕하십니까, 사회를 맞게 된 김동현 실장입니다."
...
김실장 "신랑과 신부의 서약식이 있겠습니다."
성호 "오늘부터 나는 당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기쁜 날에는 많이 웃어주고, 힘든 날에는 곁에 있겠습니다. 앞으로의 모든 날을 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여주 "오늘 이 자리에서 당신을 평생의 동반자로 맞이하겠습니다. 서로 다른 우리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많이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어떤 순간에도 당신의 편이 되어 함께하겠습니다."
---
김실장 "신랑 신부 행진이 있겠습니다."
성호는 서윤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성호 "잘 부탁드립니다."
여주가 웃으며 대답했다.
여주 "저도요."
성호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두 사람은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
이번에는 계약서가 없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있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