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빗공주의 이야기 창고

초승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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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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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십쇼!”
“으아앙 어머니!”
“살려주세요!”

방탄국 23년, 나라에 큰 재앙이 찾아왔다.

“흐으으... 어쩌죠 오라버니...”
“다 괜찮을거다 너무 걱정 말거라.”
조씨 가문 16대손 조여주, 그리고 김씨가문 19대손 김석진 이 두사람은 서로 의지하는 벗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연모한다.

“여주야, 여기 가만히 있거라 어디 나가지 말고!”
“흐으... 다치면 안돼요, 오라버니”
“그래, 몸 조심히 금방 다녀오겠다.”

잠시 마을의 구석에 숨은 여주와 석진, 하지만 급하게 나온 탓에 숨어 지내는 동안에 먹을 식량이 없어 석진이 약간의 식량을 구하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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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도 불만스러운 표정이냐? 꽁꽁 싸맸으니 안심하거라.”
“정말 다치시면 안됩니다, 아시겠죠?”
“그래, 내 너와 약속하마 내가 언제 너와의 약속을 어긴 적 있느냐?”
“아닙니다...”
“그래, 내일 아침에 만나자”
“네에... 잘 다녀오세요”

그렇게 석진은 늦은 밤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조심스럽게 떠났다.



잠시 후, 저자거리
한마탕 대소동이 일어난 후 저자거리는 조용했으나 정신없었다.
널브러져있는 사람들의 시신이며 이제 그 시신들이 부패하고 있는지 악취도 심했다.

“하아... 빨리 가자... 필요한 것만 챙겨서 빨리...”
어느새 어둠에 적응한 석진은 금방 상하지 않는 식량들을 챙겨 주머니에 넣았다.
하지만 바로 그때,

“게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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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찰을 돌고있던 무사에게 석진이 들켜버렸다.
“가지고 있는거 모두 내려놔!”
“하아아...”
석진은 뛰었다. 살기위해, 여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렸다. 무작정 달렸다.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을 때 까지

“하아...하아...”
무작정 달리니 저 앞에 백마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백마 앞에 쓰러져 있는걸 보니, 이 말은 주인을 잃었구나.
“나랑 같이 가지 않으련?”
석진이 백마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백마는 조금씩 눈을 감으며 석진에게 얼굴을 내밀었다.
“그래, 같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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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무도 없는 조용하고 컴컴한 밤, 석진은 식량과 백마를 타고 여주에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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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으으...오라버니?”
여주가 일어났다.
“흐...으..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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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석진은 늦은 새벽 여주에게 돌아와 옆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으음... 여주야, 잘 잤느냐?”
“오라버니,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래...다행이다, 너도 무사해서”

여주는 기쁜마음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어제 함께 온 백마를 발견했다.

“어? 오라버니, 저 백마는 무엇입니까?”
“여주야, 우리는 이곳을 떠나야 한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는 없잖아”
“하지만 저희 가족들은요? 다 버리고 떠난다고요?”
“여주야, 이곳 한양은 너무 위험해 곧 무사들이 순찰을 나올것이야. 그러다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들키기라도 하면 우리 둘 다 위험해”
“하...하지만...”
“여주야, 이 오라비 한 번 믿어보거라. 어떠한 위기상황이 닥쳐와도 너 하나만은 내가 반드시 지킬테니.”
“흐윽... 오라버니...”
“이리오거라.”
“저 너무 무섭습니다... 너무 무서워요...”
“...그래, 나도 이리 두려운데 아직 열 여섯의 넌 어떠겠니...”
“흐윽... 오라버니는 꼭 제 옆에 있으셔야 해요, 아셨죠?”
“그래, 약속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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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의 새끼손가락이 연결되고 떠날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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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오라버니 어디까지 가요? 저 좀 힘든데에...”
“조금만 참거라, 곧 도착하니”
여주와 석진은 해가 떴을 때 출발해서 현재는 이제 막 해가 뉘엿뉘엿 지고있을 때 였다.

“자, 우린 이곳에서 머물도록 하자.”
“이...이런 곳에도 사람이 삽니까...?”
“그럼, 우리가 살던 한양에서도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많았단다.”
양반가 외동딸로 평생을 귀하게 자란 여주는 누추하고 허름한 곳에 놀랐다.

“하아아...편하다...”
“오라버니... 오늘 하루종일 걸었는데, 다리는 안아프세요?”
“괜찮다. 너는 힘들지 않았느냐?”
“저야 말을 타고 왔으니... 그리고 오라버니는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다리가 이리도 부었는데...”
“아아...”
석진은 여주만 백마에 태워 자신은 짐을 지고 말을 끌며 하루 종일 걸어다닌 탓에 종아리와 발목이 부어있었다.

“자, 두 다리 앞으로 쭈욱 뻗으세요”
“무얼... 하려고”
“이렇게 하는게... 맞나?”
여주는 자신의 시녀가 다리와 발을 주물러 주던 것을 떠올리며 석진의 부은 다리와 발을 주물러 주었다.

“여...여주야...”
“시원하시죠? 명월이는 이렇게 해주던데...”
“명...월?”
“아, 명월이는 저를 보필해주는 노비에요. 이름이 없다길래 제가 지어줬어요!”
“아...그렇구나... 참으로 예쁘게 잘 지었구나”
“헤헤...그쵸? 오라버니 발은 어때요?”
“시원하구나. 잠이 올 것 같아.”
“하아암... 저도요... 우리 이제 이만 자요, 오라버니”
“그래, 이리 오너라.”
“네...?”
“아...앗 그게... 잘 자라고.”
“아~그런뜻이었구나! 오라버니도 좋은 꿈 꾸세요!”

잠시후 여주는 잠이 들었다.
그리고 석진은 여주가 잠이 들 때 까지 여주 옆에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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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도 곱게 자라서... 지금 얼마나 힘들까...”
“여주야, 잘자거라 내가 말했지 어떤 위기가 닥쳐와도 내 너 하나는 반드시 지켜내리라고, 좋은꿈 꾸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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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일주일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라버니! 어때요? 드셔보세요”
“으음... 여주 요리 많이 늘었는데?”
“헤헤... 얼른 먹어요, 배고파아...”
“그래, 어서 먹자”

여주와 석진이 점심을 먹고있는 그때,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들이 닥쳤다.

“누구십니까?”
“.....”
“김무용 대감의 장남, 김석진?”
“예...?”
“찾았다! 잡아!”
“허어...! 오라버니!”
방탄국에 일어난 반란의 주동자 파에는 석진의 아버지도 포함되어 그의 아들인 석진이 체포되었다.

“오...오라버니께서 무슨 잘못이 있다고 끌고가십니까?!”
“저 여자도. 저년도 잡아”
“안돼! 여주야!”
“꺄악! 놔! 놓으라고!”
“뭐하시는겁니까?!”
“김석진... 당신 아버지가 나라에 큰 죄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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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버지?”
“…”
건장한 남성 둘에게 연행되는 자세로 아무말 하지 않으며 서있는 석진, 충격이 어마어마했다.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합니까?”
“우리와 같이 좀 가야겠습니다”
“아! 안돼요!”
“이 어린년이!”
“윽...”
“여주야!”
“오라버니께서 무얼 잘못하셨는데요? 김대감님의 죄를 왜 오라버니한테 그러시는겁니까?!”
여주는 울부짖으며 남자에게 따졌다.

“이 어린 꼬마 아가씨께서 무얼 좀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전하께서 이번 반역자의 6촌의 가족까지 노비로 팔아버리라 명령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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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말도안돼... 그럼...오라버니... 그리고 그 밑 아이들까지... 모두...”
여주는 석진과 그리고 석진의 어린 동생들이 노비가 된다는 사실에 주저 앉아버렸다.

“흐윽... 오라버니... 우리 착한 오라버니...”
“...여주야, 나와 약속 하나 해주겠니?”
“흐윽...네...”
“앞으로 초승달이 두 번 더 떴을 때, 우리의 고향인 한양에서 다시 만나자”
“그때까지 못기다,,,려,,,요”
“아니야, 우리 여주는 할 수 있어.”
“…”
“앞으로 세 번째 초승달이 뜨는 날, 우리 다시 만나자.”
“흐윽...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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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그만 울거라 예쁜 얼굴에 상처날라”
“오라버니, 그때까지... 무사하셔야 해요 알았죠?”
“그래, 약속하마”
“…”
여주는 석진을 바라보며 계속 울기만 했다.

“아 정말 못봐주겠네!”
“여주야, 겁먹지 말고 어디서나 씩씩하게”
“흡...네...”
“그리고...”
“…”
“연모한다 내가, 여주 너를”
“...오라버니”
“한 번만 안아보고 싶지만 그럴수 없어 아쉽구나, 몸 건강히 잘 지내거라”
“흐윽...”
“미..미안하구나아...”
건강히 잘 지내라는 말을 마친 석진을 거칠게 끌고나는 남성과 여주를 잡고있던 남자가 여주를 밀쳐 넘어뜨린 후 집을 나갔다.

“안돼! 안돼!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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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윽... 여주야...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그렇게 그곳엔 여주와 백마만 쓸쓸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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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했다. 그곳은
여기저기서 나는 악취며 목욕을 하지 못해 몸은 더러워졌다.
한양은 평화로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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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너는 잘 지내고 있느냐? 보고싶구나”
석진이 노비로 끌려온지는 어느덧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여주와의 약속을 지키기까지 많은 날이 남지 않았다.

아, 석진의 가족은 아버지께선 사형, 어머니와 여동생은 기생이 되었고 석진과 함께한 남동생은 얼마 전 잘 먹지못하고 더러운 환경속에서 생활해 극심한 열병을 앓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

“어이! 거기! 아가씨께서 부르시네”
“아,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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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부르셨습니까...”
“아.. 이리 와볼래요?”
“무슨 필요하신거라도...”
“나 허리가 좀 아픈데 주물러 줄 수 있나?”
“그런 일은 제가 아닌 아가씨를 모시는 순복씨에게 부탁하시는게...”
“아아... 눈치없게 정말”
“왜..왜그러십니까?”
“정말 몰라서 물어요? 내가 당신 좋아하잖아”
“이러시면 안돼요...대감님이 아시라기도 하면”
“으음~ 가만히 있어요”
아가씨라는 사람은 석진의 옷고름을 풀기 시작했다.

“으으...하지..마십쇼...”
“가만히 있으라니ㄲ...”

벌컥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석진의 주인인 송대감이 들어왔다.

“딸아, 아빠가 기쁜소식....이...이것들이 무얼하느냐?!”
“그...아버지...”
석진이 아가씨의 손을 제지하려 손목을 잡았고 아가씨는 석진의 옷을 벗기고 있어 이 상황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석진이 아가씨를 탐낸거라 생각했다.

“어디 천한 노비주제에!”
“…”
“아버지... 그게 아니라...”
아가씨는 사실대로 말 할수 없었는지 거짓을 말했다.

“흐으... 아버지 무섭습니다...흐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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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가씨 그게 무슨!”
“흐아아앙 이자가 자신의 옷을 벗기라 시켰습니다!”
“…”
석진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신분도 신분이지만 너무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딸에게... 무얼한것이냐!”
“대감님! 오해가...”
“오해는 무슨 오해! 당장 이자를 방에서 내보내거라!”


그날 밤, 그날의 밤은 유난히 고요했다. 풀벌레 한 마리 울지 않았다.
저 하늘을 바라보니...매일이구나, 여주를 만나는 날이 여주는 똑똑하니 잘 알 것이라 생각했다.

“여주야, 내일이다...내일, 내일 밝은 얼굴로 만나자꾸나”
석진은 혼잣말을 마친 뒤 잠을 자러 들어가려는 그때

푸욱_

검은 복장의 누군가가 인기척 없이 다가오더니 석진의 복부를 칼로 찔르고 빠르게 사라졌다.

“흐윽..크억...”
그리고 고통스러워 하며 바닥에 주저앉은 석진은 생각했다.
‘아, 송대감의 짓이구나’

석진은 점점 흐려지는 시야에 정신을 바짝 차려보아도 배에서 울컥 나오는 피에 정신은 점점 아득해져 간다.

“여주야,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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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약속은 지키지 못할 것 같구나”

석진은 눈물을 흘리며 눈을 감았고 끝내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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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한양
여주는 다시 본가로 돌아왔고 오늘은 석진을 만나는 날이다.

“명월아, 오늘은 오라버니 만나러 가는 날이니까 예쁘게 해줘야해!”
“네! 그럼요 아가씨”

여주는 마냥 신나기만 했다. 전날에는 석진에게 줄 선물도 사왔다.

“아가씨 다됐습니다!”
“오!좋아좋아! 이제 나가자!”


여주가 나간지 1시간, 2시간이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오라버니께서는 약속 꼭 지키시는데... 왜 안오시지...?”

여주는 혹시몰라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혹시 김석진 이란 사람 아시나요?”
“아..김씨요? 그게... 어제.. 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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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뭐요? 죽어요? 아냐.. 그럴리 없어”
석진에 대해 대답해준 사람은 석진과 함께 일한 또다른 노비였다.

“참...불쌍해요 그이도...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했는데”
“흐흐어... 말도안돼...오라버니...”
“…”
사람은 우는 여주를 불쌍히 쳐다보더니 자리를 떴다.

“흐으... 오라버니 이러시는게 어딨습니까! 무사하기로 했잖아요! 흐윽...”
“나 하나만큼은 지켜준다면서....”

‘오라버니, 저도 오라버니를 연모해요, 저는 지금 할 일이 많으니 조금다가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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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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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빗의 결말=참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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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밖에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