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20 : 바다 꽤 괜찮았지?

휴대폰을 꺼내 오늘 일정을 봤다.


"맞다...!"


첫 날에 오늘을 위해 수영복을 사는 것도 새까맣게 잊었다.
대충 반바지에 검은색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이러면 젖어도 딱히 상관은 없을 거다.


"... 이상혁, 수영복 챙겨 옴?"


"아니."


"바다 가는데? 그냥 옷 입으려고?"


"바다 안 들어갈 거야."


"응??"


"전에 바다에 빠진 적 있어서 무서워."


상혁은 잔뜩 주눅 든 목소리로 말했다.

도대체 얼마나 위험했길래 저러는 걸까.


얼마 뒤, 선생님을 따라 가까운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저 멀리서 태산과 하늘이 보였다.

태산은 수영복을 가지고 오는 걸 잊은 듯했는데, 하늘이는 왜 없지...?

하늘이가 그런 걸 잊을 만한 성격은 아닌ㄷ...


"아."


분명 구하늘은 한태산이 수영복을 안 가지고 왔으니까 자기는 가지고 있어도 안 갖고 오는 게 분명하다.


"하늘아!"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드니 하늘은 태산의 팔짱을 끼고 오다가 손을 잡고 우리에게로 뛰어왔다.


"...? 너희 왜 팔짱 꼈다가 손 잡았다가 그러냐?"


"우리 어제... 사귀기로 했어. 술기운에 고백해버렸지 뭐야?ㅎㅎ"


하늘이 수줍은 듯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손은 아주 꽉 잡고 있었다.
태산도 귀가 살짝 붉어졌다.


"한태산 넌 부끄러워하지 마. 징그러ㅇ... 악!"


태산이 나를 바다로 밀어 풍덩 빠졌다.
나는 복수하려고 한태산을 바다로 밀었다.
하지만 워낙 키도 크고 무게도 나가서 밀리지 않았다.


"아우쒸 1톤이야 진짜."


나는 씩씩대며 바다로 들어갔다.

몸을 담갔다 빼며 하늘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하늘은 날 따라 물에 들어왔고, 꿈쩍도 안 하던 태산도 물속으로 들어왔다.

상혁은 정말로 우리 셋을 지켜만 봤다.


"받아라!"


물을 튀기며 놀다가 금방 지쳐 바다에서 나왔다.
저질체력이어서 몇 분 못 놀았는데도 체력이 바닥나 버렸다.
저 둘은 정말 커플처럼 놀고 있구나.
나는 상혁 옆에 털썩 앉았다.


"진짜 안 들어가?"


"응."


"그럼 같이 있어줄게."


"힘들어서 쉬는 거 아니고?"


"아니거든? 편의점이라도 갔다 와?!"


"아니야. 좀 쉬어. 팝스 때도 얼마 못했잖아."


정말 이상혁은 사소한 것까지 기억 중이다.

얼마 뒤 태산과 하늘도 지쳐 바다에서 나왔다.
태산과 하늘이 편의점에 간 사이 사는 상혁에게 말했다.


"진짜 바다가 그렇게 싫어?"


"응."


"다가가기도 싫을 만큼?"


"응..."


탁-

나는 상혁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물 바로 앞까지 걸어갔다.


"여기까지만 해보자."


"뭐?"


"손만 담궈보자고."


"싫은데..."


"발도 안 닿아도 되니까 진짜 딱 손만 담그자."


"... 진짜지?"


"당연하지."


상혁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손끝만 물에 담갔다. 상혁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있다가 꽤 시원했는지 표정이 풀렸다.


"봐. 별거 아니지?"


"... 응."


"잘했어~"


"애기 취급하지 마...!"


나는 살며시 상혁의 손을 다시 잡고 조금 더 물속으로 집어넣었다.


"...!"


"야~ 음료수 사왔어~"


"응!"


나는 상혁의 손을 놓고 애들에게로 갔다.

그렇게 신나게 시간을 보내고 숙소에 돌아갔다.

"이상혁, 바다 꽤 괜찮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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