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국어로 하지 마, 새꺄.”
“아 왜! 너 어차피 알아듣잖아!”
“여긴 한국이잖아!”
“여긴 중국이잖아!”
“아 예예.”
“那用中文說嗎?”(그럼 중국어로 말한다?)
“중국어로 말하지 말라고, 이 새꺄”
“너 입버릇 여전하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 너 한국 돌아온다면서.”
“응. 그렇게 됐어. 승우한테 들었어?”

“응. 나 때문에 온다면서…”
“누가 그래, 너 때문이라고.”
“스누가.”
“음.. 壞蛋”(나쁜 놈)
“나도 욕을 하는 사람으로서 말리진 않을게.
너 진짜 나 때문에 오는 거야?”
“응… 널 어떻게 그곳에 두고 나만 잘 살아…”
“더 있어도 돼. 나를 걱정하는 게 돌아오는 이유라면
굳이 그럴 필요 없어. 나 집 구했거든.”
“이번 집주인은 어때?”

“그런 사람 없어. 아파트거든.”
“ㅇ,야! 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아파트로 들어가…!
사채 쓴 거 아니지? 너 진심 큰일난다?”
“야,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그런 쪽은 손 안 대는 거 알잖아.”
“하… 설명해, 빨리 나 진짜 걱정돼.”
“아~주 좋은 사람 만났어.”
“입양?”
“아니. 그건 아니고…”
“그럼?? 너 남이면 더 조심해야 하는 거 모르냐…
하긴, 가끔은 알고 지내던 사람이 더 무섭긴 하던데.”
“너 세븐틴이라고 알아?”
“아낀다, 그 그룹?”

“어.”
“그 그룹이 왜?”
이때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승우 집에 갔다가 쫓겨났고, 고아원을 가기 위해 경찰서에 갔다가 정한이 오빠를 만난 것, 그리고 그들이 날 위해 무엇을 해주었는지까지. 그런데도 수빈이는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허이고… 난 무척이나 걱정된다”
“왜… 다들 잘해주는데.”
“하긴, 고아원에 있는 것보단 나을테니까.
알았다, 그럼 거기서 살아.”
“어… 더 안 말려?”
“더 말려줄까?”

“아니… 그건 또 아니고.”
“네가 좋다는 걸 말릴 생각은 없어.
친구의 걱정도 딱 여기까지만이고.
대신 진짜 무슨…일 생기면, 막 그렇고 그런 일 있잖아…”
“그럼 연락해.
우리 부모님이 너만 괜찮으면 입양해 준댔거든…”
“아 진짜? 나 입양 갈까? 너네 부모님 짱이잖어…”
“일단 살아보고 싶은대로 살아보고 오는 걸 추천해…
부모님 엄청 엄격하셔서 너 원하는 대로 못 살거야.
그리고 결정적으로 난 너랑 남매하는 거
레알 개 극혐이다.”

“그건 나도다…”
“세븐틴 우리랑 동갑인 애도 있고
오빠도 있던데 잘 지내, 아프지 말고.”
“…고마워. 내 찐친은 한승우랑 너밖에 없는 것 같아”
“야, 진짜 혹시나 해서 묻는데, 너도 나 좋아해?”
“과거형?”
“아 씨 너네 뭐야. 징그러워!”
“난 그냥 순수한 마음에 네가 좋았던 거야.
막 어린 애가 나 얘란 결혼할거야! 하는 느낌이었다고.”
“알았어. 너도 잘 지내, 아프지 말고.
중국에서 혼자 아프면 돌봐줄 사람도 없어.”
“응, 뼈저리게 느꼈지. 끊어도 돼?
나 수업 들어가야 되거든”

“아, 응 끊어.”
나도 수업을 듣고 싶었고, 교복도 입고 싶었다. 학교 다닐 땐 수업을 극혐했고 교복도 불편하기만 불편하고 예쁘지도 않아서 싫어했는데.
평범하다는 건 뭘까. 평범한 사람은 평범한 걸 싫어하던데. 일어나서 학교 가고 학원 가고 애들이랑 놀고… 그러고 싶다, 나도. 참 분에 넘치는 바람이다.
이곳에 살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축복인데 저런 걸 바라다니… 나도 모르게 내가 참 이기적이고 현실을 못 보는 애가 된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