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시작은 음악이 아닌 힙합이 아닌
그냥 고등학교 입학식을 마치고 집 가던
그 골목길에서 팔던 붕어빵이였다.
쓸데 없이 말만 많던 애들관 달리 넌 조용하디 조용했다.
네 자린 바로 내 뒤였지만 숨 소리 하나 크지 않았다.
너 몰래 널 봤다.

순수해 보이지만 그 안에 여러 가지의 것들을
담고 있는 네 눈빛에 난 이끌렸던 거 같다.


젠장, 입학식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교실에 걸음을 내딛었건만 아는 애들이 없다.
같이 들어가자던 중학교 동창 놈은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자기가 아는 애들의 무리로 떠났다.
인간이란 동물은 정말 배신의 대명사인 것 같다.
어색하고 조용한 교실 맨 뒷자리에 앉았다.
비교적 일찍 온 편이라 반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구경하곤 했다.
'띵동띵동-'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교실의 불이 켜졌다.
고등학교에서의 첫 날이 시작 됬다.
이름 순으로 번호가 정해지고,
번호 순으로 자리가 정해졌다.
그때 널 처음 보게 됬다.
난 2분단 두 번째 줄 자리였고 넌 바로 내 뒷자리였다.
넌 유난히 조용했다.
그냥 너라는 사람이 궁금했다. 그래서 물었다.

“이름이 뭐야?”
그러자 소심해 보이는 너가 답했다.

“민윤기”
음.. 이름은 꽤 괜찮다.
정신 없이 학교 수업이 모두 끝났다.
어색하지만 잘 해볼 의욕이 생겼다.
새로 산 검정 가방도 마음에 들고
어색한 공기도 괜찮았던 하루였다.
우리 집은 학교 앞 횡단 보도를 건너 걷고 또 걸으면
나오는 산책길 오른 쪽에 있었다.
평소대로 코너를 돌때였다.
앞서가던 사람들 중에 너가 보였다.
아, 너도 이 아파트에 사는 모양이다. 하긴 여기 많이 사니까
휴대폰 케이스에 넣어뒀던 천 원을 꺼냈다.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내게는 소중했던 돈이였다.
“ 붕어빵 팥 2개, 슈크림 1개 주세요 ”
붕어빵 슈크림 맛을 딱히 먹진 않았지만
너가 뭘 좋아할지 몰라 처음으로 슈크림을 샀다.
혹 슈크림을 먹지 않는다면
동생한테 주면 됬기에 크게 걱정은 없었다.
너가 꽤 멀어졌다. 달려야겠다.
"저기 이거 먹을래"
평소 나답지 않은 상냥한 목소리로 널 잡았다.
내 목소리에 발길을 멈춘 너는 당황스러운 표정이였다.
하얀 봉투를 더 들이밀었다.
넌 예상대로 슈크림을 집었고 난 그저 웃으며
집으로 돌아갈 뿐이였다.

“고마워..”
너의 그 목소리를 듣고서도 못 들은 채 하며 말이다.
다음 날은 그 거리에서 너가 나에게 초콜릿을 건넸다.
웃기게도 한 개는 자기 것 이란다.
그래 그래라.
“너 덜 좋아하는 거 줘”
내가 말했다. 이왕 제 돈 주고 산 거
자기가 더 맛있는 걸 먹는 게 서로 좋은 거 아닌가
아님 너무 부담스러워 진다.
넌 내게 일반 초콜릿을 건넸다.
그래 현명한 선택이네 그냥 초콜릿은 호불호가
덜 갈리잖아
고맙다며 웃어보였다. 너도 웃었던 거 같다.
아무래도 이 사람이랑은 조금 오래 봐도
나쁘진 않을 거 같다.
그게 아마 우리의 시초가 아니었을까


ㅡ

그저 니가 내 곁에 있다는게
감사해요_

수거모니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