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길들이기
w.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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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 여주야."
태형의 마지막 말에 그렁거리던 여주의 눈물이 툭, 하고 떨어졌다. 태형은 침을 크게 한 번 꿀꺽 삼키더니, 가방을 고쳐 매고 여주의 옆을 지나쳤다. 태형이 골목을 빠져나가고 여주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여주는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골목에서는 한 동안 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주는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

"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ㅋㅋㅋㅋㅋ"
태형과 만났던 날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곱씹고 있었을까, 윤기가 영어 단허 재시험 시험지를 팔랑거리며 여주 앞으로 다가왔다.
"어? 너도 재시험 봐?"
"응. 너 재시험 맨날 본다며?"
"······. 맨날까지는 아닌데. 누가 그래, 김태형이 그래?"
"어. 여기 단골이라고 ㅋㅋㅋㅋㅋㅋ"
"일부러 그러는거야. 재시험 보면 두 번 보니까 더 잘 외워지거든!"

"ㅋㅋㅋㅋㅋㅋ 누가 뭐랬냐. 혼자 엄청 찔렸네."
"······. 그러는 지도 영어 단어 못 외워서 재시험 보러 왔으면서!"
"나도 너처럼 단어 확실하게 외우려고 일부러 하나 더 틀린건데?"
"풉. 뭐래."
"아, 진짠데. 못 믿네."

몇 시간 전-
"오늘 커트라인은 3개~ 4개부터 재시험."
영어 단어 시험을 단 한번도 3개 이상 틀려 재시험을 본 적이 없는 윤기였다. 어차피 다 아는 단어이기도 했고, 가끔 새로운 단어가 나온다 한들 오고 가며 반복해서 보았던 윤기였기에 그 또한 금방 확실하게 외웠다. 윤기가 정신 없이 단어 테스트를 보고 있었을 때, 윤기의 머릿속에 며칠 전 태형의 말이 스쳐 지나갔다.




정점에 이르다:
"······."
culminate 옆에 윤기는 자연스럽게 '~로 끝이 나다.' 를 쓰려다 멈칫 하고는 펜을 내려 두었다. 정확하게 4개를 쓰지 않았다. 재시험 확정이다. 윤기는 만족한 듯 웃으며 단어 시험지를 선생님께 제출했다. 물론 선생님은 네 칸의 비어있는 시험지를 보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윤기가 재시험을 보다니. 약간의 인간미를 느낀 선생님은 잘했다며 윤기를 토닥였다.

"헐, 벌써 11시가 다 되어가네. 너 버스 타고 가?"
"응. 너는?"
"나도. 우리 같이 가면 되겠다."
"그래, 같이 가자.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잘 됐네."

"응. 진짜 진짜 잘 됐다."
단어 시험을 다 보고 나니 시간은 11시를 향하고 있었다. 재시험을 본 시험지를 제출하고, 복도를 빠져 나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선생님이 모여 있는 2층 상담실 쪽에서 윤기의 이름이 들려왔다.
'글쎄 윤기가 오늘 재시험을 봤다니까요~'
'윤기도 실수를 하네. 근데 그게 그렇게 기쁠 일인가요. 저는 잘 모르겠네.'
'기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인간미가 느껴지잖아요!'
'하하. 저희 X반 애들도 그런 기분 느끼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아. 그 맨날 재시험 보는 이여주 학ㅅ,'
'여주 뿐일까요. 하루에 다섯 명이 넘어요 평균적으로! 하아···.'
"······. 윤기야. 빨리 가자. 자괴감이 느껴지네."
"응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언급되는 이름이 윤기 뿐이었지만, 곧 X반 아이들 중 단어 재시험 단골 손님들의 이름이 쫘르륵 나오기 시작했다. 부끄러워진 여주는 윤기의 팔을 잡고 얼른 가자며 윤기를 재촉했고, 그 마저도 윤기는 여주가 귀여웠다.

"김태형은 좀 괜찮으려나. 오늘 학원에서도 눈이 부었던데."
"괜찮겠지. 괜찮아질거야."
"김태형은 근데 김여주 걔 어디가 좋다는거야? 나는 잘 모르겠네."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다."
"근데 김태형 있잖ㅇ,"
"여주야."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알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눈치가 빠른 윤기가 모를리 없었다. 윤기는 자신과 있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몇 분째 태형의 이야기만 반복하는 여주의 말을 들어주다 안돼겠는지 결국 여주의 말을 끊었다.

"너 김태형 좋아해?"

원래,,,, 남주들이 눈치가 빨라야,,,,, 재밌는 법,,,,,,, (본인피셜)
구독자 171명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