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공식 [연재 중단]

01. 이별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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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공식]





W. 망개찐떡








헤어졌다. 올해 중 유난히 폭우가 쏟아지던 날.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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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러던가.”


설렘이 가득하던 연애 첫날과는 다르게, 이별은 그냥 안녕. 인사하듯 너무나도 쉽게 끝났다. 헤어진 이후, 주변인들은 7년 사귄 커플이 왜 헤어졌냐며. 이유를 물어왔다. 이유?, 그딴거 없다. 그냥 예전과 같지 않아서 헤어졌을 뿐이고, 그도 이별을 쉽게 받아들였으니 된거다.


사랑이 식어버린걸까. 하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커플들에게 흔히들 오는 그런 권태기 처럼 말이다. 그것마저도 확신치 못했다. 권태기?. 이게 그런 감정일까… 확실하게 감정을 정의 내릴 수 없었다.

그냥,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깔끔하게 헤어진 덕분인지, 이별 후유증 같은 건 없었다. 여전히, 취업 준비하느라 바빴고. 알바도 다녀야 했으니까. 바쁘게 산 덕에 빠르게 취업도하고, 회사에서 나름 자리도 잡았다. 신임받는 사람이였고, 주변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 였다.


그 후로부터 5년이 지나고 안정을 되찾은 후에야, 갑자기 마음이 공허졌다. 처음엔 연애를 안 해서 그런가 싶다가도, 이따금 네가 생각났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네가 보고싶었고. 그리웠다. 처음엔 미쳤나했다. 이별 후유증이 5년이 지나고나서야 찾아온거냐며. 

처음엔 소개팅도 미친듯이 해봤다. 이 세상엔 착하고, 매너좋은 사람이 많았다. 내가 인덕이 있어서, 그런 사람밖에 만나지 않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이 좋은 사람이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난 네가 더 생각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거 아닌 변덕이라 생각했다.

정말, 그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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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직하게 된, 전정국 입니다.” 


최근들어서 다시 기억나던 목소리. 아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목소리에 나는 모니터를 향하던 시선을 지켜세웠다. 전정국. 전정국… 이름도, 얼굴도 내가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이와 같았다. 재가 왜… 얼떨떨한 표정으로 계속 바라만 보고있던 내게 팀장님이 말을 걸어왔다.


“여주씨, 정국씨는 여주씨가 맡아줘. 우리 회사는 처음이라, 모르시는게 많을거야. 이제 4년차니까 맡겨도 되지?.”
“네?, 아 그게…”


여주씨, 라는 말에 정국의 눈동자도 나를 향했다. 동그랗게 커지는게, 그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인 듯 했다. 섣불리 ‘알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지 못했다. 그 어떤 사람이 반가워할까, 전남친의 사수라니. 아무말도 못하고 입만 움찔거리고 있었는데, 정국 쪽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네?, 아…… 네.”


얼덜결에 받아들인 나는 그의 사수가 되었다. 사수가 가르쳐 주는건 별거 없었다. 회사 내부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그리고 회사 시스템과 업무가 돌아가는 환경까지.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업무에 대한 세세한 것을 가르쳐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아니였다. 난 이렇게 신경쓰이는데, 전정국은 평온하다 못해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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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누굴 만났다고?.”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고등학교 친구이자, 대학친구인 가영이를 찾아갔다. 전정국을 5년만에 다시 만났다고 얘기하자마자, 가영은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어떠냐, 여전히 잘생겼냐, 여자친구는 있어보이냐 등. 별 이상한 질문까지 쏟아내는 가영에, 나는 커피를 빨아당기는 빨대에서 입술을 뗐다.



“야, 이상한 질문하지마.”
“아니 왜?, 오랜만에 만났다는데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하…… 그게 전정국이라 문제지. 다른 전남친이였으면 차라리, 더 마음이 편했을까 싶다. 고등학교때 부터 만나서, 대학 졸업 직전까지 만나던 그라서 그런가. 이상하게도 마음이 더 쓰였다. 내가 아무말도 못하고 손 끝으로 컵만 만지작 거리자, 가영이 흐음- 의문이 담긴 숨소리를 내며 가까이 다가와 턱을 괴었다.



“여전히 그래?, 전정국에 대한 네 마음.”
“…그냥 좀, 모르겠어.”
“서운하다며. 전정국이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서. 그러면, 같은 거 아니야?.”



어쩌면 신경 쓰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걸지도. 이제는 인정할 때가 온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전정국과 이별한지 5년이 되어서야, 이별 후유증이 찾아온 것이라는 걸. 인정을 하자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바보같았다. 그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설령 그게 아니였더라도 벌써 5년의 시간이 흘렀다. 다른 이들도, 전 연인을 아무렇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시간. 고개를 떨구자, 가영이는 ‘에구, 우리 여주…’ 라는 말과 함께 카페 테이블 옆에 위치한 티슈를 두 장 뽑아 건냈다. 울지말라는 뜻으로 준거같긴한데… 나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야, 나 안 울거든?.’



“압, 쏴리. 우는 줄.”
“……뭐래.”



눈물은 안나지만 울고싶은 기분이긴 하다. 헤어지자 한 것도 나, 아무렇지 않아했던 것도 난데. 이제와서 이런 기분이라니. 내가 진짜 다 쓰레기처럼 느껴졌다.


고민 상담을 하러갔는데, 정작 고민을 풀긴 커녕 신나게 한잔 거하게 걸친 나는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애써 고정시키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이상했다. 난 분명히 똑바로 걷고있는데, 눈 앞이 자꾸 구불구불하게 보였다. 젠장.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마약이라도 당한건가, 싶어서 현관문 앞에서 주저앉았다. 나 잡혀가면 어떡하지… 술 먹으니 괜히 진지해졌다.



“차여주?…”



어디서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늘 다정한 목소리로 불러주던 그때가 생각나서 괜히 목구녕이 시큰거렸다. 그래, 차라리 듣지말자. 들으면 들을수록 눈물만 나니까. 환청에 나는 두 귀를 손으로 틀어막으며 무릎에 고개를 파묻었다. 빨리… 빨리… 환청이 지나가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을 때, 손 위로 크고 따뜻한 손이 겹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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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여주, 괜찮아?. 나 봐봐. 어디 아파?.”



환청치고 너무 리얼하지 않은가. 목소리도 그렇고, 촉감도 그렇고. 이제는 환상까지 보이나 싶어서, 무릎에 파묻은 고개를 들지 않으려고 애썼다. 고개를 들어서 눈을 마주하면, 그때는 차마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것 같아서. 목에 빳빳하게 힘을 주고서 고개를 들지않으려고 하자, 이번에는 손 위로 마주한 손에 힘이 들어갔다. 꼭, 얼굴을 마주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동이였다. 힘에 어쩔 수 없이 딸려 올라간 고개는, 결국 마주하고 싶지 않던 것을 마주했다.



“어디 아픈건 아닌 것 같은데… 열은, 뭐야. 차여주, 울어?.”



의지와 상관없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에, 나는 차마 목소리를 낼 수가 없어서 고개를 저으며 소매로 뺨을 문질렀다. 울기 싫은데, 정말로 울기 싫은데… 속절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에 나는 대답보다 눈물을 닦느라 바빴다.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정국은 당황함을 감추고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따스한 손이 손목을 잡아왔다. 그리고는, 붉어진 눈가를 엄지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말했다.



“그렇게 문지르면 빨개져.”
“흡, 흐윽… 정구가아… 흑, 너무 서러워…”
“…뭐가 그렇게 서러운데.”



말투는 너무 무심했으나,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펑펑- 울면서 목에 팔을 걸어안겨오자, 정국은 익숙하게 나를 품에 안아오며 등을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이 품… 너무나도 그리웠다. 이 향기도 너무나도 그리웠다. 얼마나 울었을까. 울다 지쳐서 정국이의 품에서 안겨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채, 까무룩 잠이들었다. 미세하게 정국이의 한숨소리도 들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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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으면 술 마시는 거나, 술먹고 아무한테나 안기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














이 상황,

옛 일을 떠오르게했다.





















[찐떡이의 사담]
갑자기 재회물 같은게 쓰고싶어서 즉흥적으로 썼어요. 메리즈 블루 때 정국이랑, 여주가 찐친이였으니까.
여기에서 만큼은 연인… 

뭐, 메리즈 블루의 또 다른 세계관이라고 해두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