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도착하려면 지금 가야겠네..."
노트북에 충전기를 꼽고 나서 바삐 움직이는 시계를 쳐다봤을 때는 미팅 시간에서 1시간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나름 명색이 오랜만에 하는 제대로 된 비즈니스라고 평소 하고 다니는 후리한 행세로 임할 수 없는 바, 서둘러 묵혀뒀던 단정한 원피스와 꼬깃꼬깃한 정장을 오랜만에 꺼내 들었다. 전화했던 직원이 편하게 하고 오라고 하긴 했는데... 그래도 명색이 미팅인데 후드티에 슬랙스만 하나 걸치고 가긴 그랬다. 정장과 원피스 사이 고민하다가 정장은 오반가 싶어서 무릎 정도 오는 평범한 원피스를 골랐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콜택시를 불러 회사로 향했다.
06
"안녕하세요..."
"잘 오셨어요! 여기 앉아 계세요."
미팅 시간을 5분 정도 아슬아슬하게 남겨놓고 겨우 미팅실에 입성했다. 분위기가 너무 딱딱할까 봐 인사도 마음 놓고 하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담당 직원들이 해맑고 수평적인... 그런 사람들 같았다. 실실 웃으며 예의를 갖춰 날 자리에 안내한 직원은 따라 반대편 자리에 앉아 손을 가지런히 테이블 위에 올리고 가만히 날 쳐다보았다. (더해 흐트러지지 않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 내 행색에 자신이 있는 상태는 아니어서 탐색 하듯 꽤 빤히 날 쳐다보는 직원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뭐가 그렇게 좋은지 흐흥하고 웃더라.
"저는 이주 씨한테 너무 감사해요."
"...네?"
"아, 원래 광고팀은 부회장 님이 관리하시거든요. 워낙에 까탈스러우신데 글쎄, 이주 씨 광고 보시고 바로 섭외하라지 뭐에요!"
"부회장... 이요?"
"네! 원래 광고 하나 4개월은 기본으로 들어가는데... 이번엔 금방 끝날 것 같아요."
4개월? 부회장? 어리둥절하던 마음이 서서히 불안으로 바뀌었다. 전남편, 전정국하면 완벽. 완벽하면 그. 결혼 생활을 하던 때에 부회장 자리에서 고민하던 그가 생각났다. 아버님의 고집에도 불구하고 완강하게 부회장 취임을 거부하던 전정국이었는데, 그래. 절대 지금의 부회장이 전정국일리가 없다. 여태까지 부회장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인지 행복하게 입꼬리를 들어 올리는 앞의 직원과 달리 표정이 급격히 암울해져 갔다. 전 시부모 회사랑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도 불안불안한 일이었지만 여기서 전정국까지 만나게 된다면 그건 정말 수치다. 회장 아들이 회사 로비에 들락날락하는 일이 흔한 것은 아니라 해도 혹여나 내가 그를 마주치지는 않을까 이 미팅실도 계단으로 올라왔는데.
손톱을 까득까득 씹었다. 이 직원에게 부회장의 성함이라도 여쭤야 하는 건지 의문이었다. 원피스에 어울리지 않게 쓰고 온 캡 모자가 신의 한 수였다. 긴장해서 땀까지 삐질삐질 나려 그러는데, 울리는 워치를 한 번 쳐다본 직원이 놀란 건지 의자를 끼익 밀고 벌떡 일어섰다.
"어, 부회장 님 지금 거의 도착하셨다네요!"
"혹시 부회장 님 성함이..."
"안녕하세요, 부회장 님!"

"네. 안이주 씨는..."
청천벽력이다. 미팅실에 들어오면서 비서에게 입고 있던 정장 외투를 벗어준 부회장..., 전정국은 대충 고개를 숙여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내 이름을 부르며 두리번거리는 듯했다. 전정국의 잘난 얼굴을 확인한 저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 말 없이 허리를 숙였다 폈다. 좀 더 눌러쓴 모자 틈새로 보이는 전정국은 분명히 본인에게 조금 멀리 있던 내 자리로 다가와 정장에서 명함을 고스란히 빼냈다. 그리고 명함을 내밀면서 그러더라.

"부회장입니다. 이름은 아실 거고."
"....."
뭐가 그렇게 자신 있는 건지 전정국은 확신에 가득 찬 눈빛으로 내가 착석한 의자의 팔걸이를 붙잡아 본인 쪽으로 돌려, 내가 그를 꽤 올려다보는 듯한 모양새가 그려졌다. 명함을 내 왼손에 쥐여준 전남편이 잠시 날 쳐다보다가 뒤를 돌아섰다. 자신의 옆에서 어쩔 줄 몰라라고 있던 비서의 팔에 걸려있던 가죽 재킷을 뺏든 전정국은 꽤 도도한 발걸음으로 테이블의 중앙부를 차지했다. 애써 괜찮은 척 했지만 어제 차에서 있었던 일이 밤을 꼬박 새우게 할 만큼이나 창피했다..., 미팅실의 빤딱한 유리 벽에 비친 울그락불그락 달아오른 목을 보고 짧은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구겨진 명함을 책상 위로 올려 쫙쫙 잡아당기면서 나름의 복수라고 말했다.
"전정국? 처음 들어보네요. 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부회장 님."
책상 위로 두 손은 느슨한 깍지를 끼고 있던 부회장께서 단단히 어이가 없으셨는지 허, 하고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티가 나지 않게 하려고 하긴 했는데, 은근 전정국과 나 사이에서 오가는 기 싸움을 느꼈는지 어색하게 아하하... 웃으며 제자리에 앉는 직원들을 눈치챘음에 곁눈질로 그를 째려보던 유치한 일은 그만두었다. 꼬깃꼬깃한 부회장의 명함을 테이블 위에 던지듯 내려놓고 냅다 노트북을 처음에 대화 나누던 직원에게 건네주었다.
"그, 여기는... 이번에 광고 맡아주실 안이주 씨..."
"아무래도 일이 급하니 인사는 생략하는 걸로 하시죠."
노트북을 건네받고 먼저 내 소개를 해주려던 직원의 말을 멋대로 끊어먹은 전정국이었다. 하여간 일할 때 정내미 없는 건 여전했다. 전정국의 말에 꽤 당황한 직원은 어버버 내 시안을 화면에 띄우더라. 흡족하다는 건지 뭔지, 의자를 돌려 시안을 유심하게 쳐다보던 전정국은 고개를 멍하니 까딱거리다가 그럼 먼저 회의부터 합시다. 긴장하며 침을 꼴딱 넘기던 직원들이 안심하며 잇따라 네! 하고 고개를 마구마구 끄덕였다. 원래였으면 전정국이 이렇게 일을 빠릿빠릿하게 진행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나보다를 깨달았다. 연애를 했던 때나 집을 합쳤을 때나 매사에 장난이 많던 전정국은 일할 때만큼은 진지했고, 효율을 중시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에 목숨 달고 임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신중한 면도 있었구나를 깨달은 느낌. 그에 대해 몰랐던 게 많았던 것 같아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07
이상한 마음이고 뭐고 했던 거, 완전 취소! 다 취소! 장장 3시간 정도의 미팅을 끝내고 내린 결론은 처음 직원에게서 들었던 얘기 중에서는 과장 된 말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전정국이 원하는 광고의 결은 확고했다. (그의 소나무 취향을 알고있긴 했다.) 1시간 정도의 가벼운 회의로 계획되어있던 이번 미팅 시간이 2시간이나 불어난 이유는 오로지 전정국과 나의 의견 대립 때문이었다. 전정국이 어떤 스타일의 광고를 원하는지는 잘 알겠지만 나는 이런 식으로, 저런 식으로 다양하게 만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의견을 여러 개 냈는데 전정국이 꼬투리를 하나씩 잡으면서 다 잘라먹었다. 분명히 나에게 악심을 품고 그러는 게 분명했다.
미팅을 마치고 첫 번째로 한 일은 지쳐서 테이블에 늘어져 있는 직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 것이다. 전남편이 비서와 함께 미팅실에서 퇴장하자마자 하나 같이 긴 숨을 뽑으며 테이블에 몸을 맡기는 그들을 보자니 내가 오늘 일을 너무 사적인 감정을 섞어서 했나 싶어서, 소수긴 했지만 그들에게 챙겨온 초콜릿을 몇 개씩 주면서 죄송하단 인사를 꺼내고 두 번째로 미팅실에서 빠져나왔다. 아, 집에 가고 싶다.
"하아..."
"안이주?"
"...?"
내가 나올 걸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미팅실 문 뒤에 서 있던 전정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내 이름을 불렀다. 지긋지긋할 지경이다. 어제부터긴 해도 가라앉은 목소리가 뒤편에서 들려온다 하면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당연히 전정국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돌아볼 때마다 경멸스러운 표정을 짓진 않았다. 이제 전정국의 눈동자와 한 번 눈을 맞추기라도 하면 얼굴이 시도 때도 없이 빨갛게 올라왔다. 차에서 끅끅 대면서 서럽게 울었던 게 생각이 나서. 특히 그때 묵묵히 운전대만 잡고 있긴 했지만 내가 안쓰러워 누구보다 어쩔 줄 몰라 하던 전정국을 알고 있어서 더 수치스러웠다.
"...."
"아... 말해줘야 아나? 부회장, 전정국."
화내지도 못하게 빙긋 웃으며 이야기했다. 하루종일 나를 무안하게 구는 전정국이 미웠다. 미팅하는 동안 긴장한 것도 모자라 그 때문에 무안했던 것만 생각하면 얼마나 더 민망했는지 그의 말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할 뻔했다. 전정국은 나와 만나던 때에도 일할 때는 정이라는 게 없었다. 그래서 가끔 내가 몰래 본인 회사에 찾아갔을 때도 까탈스럽게 굴기도 했다. 그것 때문에 많이 울고, 싸우기도 했고. 물론 항상 사과하는 쪽은 전정국이긴 했다. 괜스레 예전 생각이 동기돼서 눈두덩이가 뜨거워지는 듯했다.
"너, 나한테 악감정 있어?"
"....이주 너,"
"왜 계속 나 못살게 구는데... 말을 꼭 그렇게 해야 돼?"
지금 얼굴이 새빨갛게 떠서 그 앞에 서 있는 것도 어제 전정국 앞에서 운 것 때문인데 울음을 참아야 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지 정신없이 그에게 속사포로 말을 쏟아내고 당장 다리를 굽혀 앉았다. 바닥에 살짝 닿은 원피스가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주저앉은 나를 따라 무릎을 굽혀 내 얼굴을 쳐다보는 전정국이었다. 넌 이럴 때도 나 쪽팔리게 하고 싶지? 진짜 너 너무한다. 엉엉, 주륵주륵 떨어지는 눈물을 닦겠다고 오른팔로 눈을 가려버리긴 했지만 딱히 슬프다는 감정이 들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오는지 사실 잘 몰랐다. 그런데도 일단 울고 보자는 상황이었다.
"울지 마, 서운했어? 미안해."
더럽게 콧물까지 짜면서 우는데 그게 연민이 드는지 머리를 따스하게 쓸어주면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거의 그친 눈물이었는데 어긋난 타이밍에 괜히 다정한 전정국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어서 다시 눈물이 비집고 나왔다. 꽤 오랫동안 징징 짜면서 전정국과 관련 없는 서운했던 일도 툴툴거리면서 털어놓았는데 그게 그렇게 귀 기울여 들어줄 얘기인지 하나도 빠짐 없이 대답은 꼬박꼬박 해주면서 날 안아오는 전정국이었다. 전 시부모님 회사에서, 울면서 누군가와 포옹을 하고 있다. 그 누군가가 전남편이라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겠다..., 내가 어디 있는지 아주 늦게 자각하고 나서는 눈물이 뚝 멈췄고 초조함이 몰려왔다.
"다 울었나 보네."
"...."
"불안해 안 해도 돼. 어차피 지금 다들 저녁 먹으러 갈 시간이라 식당에 있을 거야."
"그렇구나..."
내 대답이 잇고는 전정국은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가끔 전정국은 때에 맞지 않게, 정말 다정하다. 여전히 다정했다. 내가 처음 그에게 빠졌던 이유도 오로지 그의 다정함 때문이었다. 지금도 내 행동차림만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무엇 때문에 불안한지도 나보다 빠르게 알아채는 것만 봐도 그가 정말 다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헤어진 지도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무슨 생각으로 그에게 내 얘기를 다 불었는 지만 봐도 서로 같이 있으면 얼마나 편안한지. 사랑보다 무서운 게 정이라고.
내가 엘리베이터 타기를 꺼려하는 것을 진작 눈치챈 전정국은 비상계단으로 나를 안내했다. 경찰 잠복 하듯 경계 태세로 조심스럽게 지하 주차장에 있는 전정국의 차에 탑승하고 나서는 안심 할 수 있었다. 한시름을 놓고 아직 남아있는 눈물 자국을 벅벅 지워 닦았다.
"눈 빨개졌어."
"...알아. 굳이 언급할 필요 없어."
"쌀쌀맞게 굴어서 미안해."
몇 번째 사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터져 나올 때면 이상하게 마음이 아프다. 지금은 네가 나에게 쌀쌀맞게 군다고 해도 나는 아무 관심이 없어야 하고, 내가 너의 앞에서 운다고 해도 너는 달래주지 않아도 되는 관계에 서있는데..., 왜 난 아직도 네가 나에게 나쁜 말을 하고 차갑게 대할 때면 그토록 마음이 찢어지는지. 전정국이 사과하는 상황도 이상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1년 동안 그에게 향한 비난은 미련이었다. 이 미련이 더 표출되면 내 끝이 더 최악인 여자로 남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하고 나서는 메말라서 딱 붙은 입술을 떼고 꽤 당당한 목소리로 그에게 얘기했다.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닌데, 그걸 네가 미안해 할 일은 아닌 것 같네."
"
"...가자, 집에."
전정국의 입장에서는 내가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다. 왜 나한테 나쁜 말을 하고, 무안하게 굴어. 하면서 엉엉 운 적이 있냐고 내게 물으면 내가 언제? 하고 대답할 것 같은 태도였다. 내가 봐도 지금 나는 되게 나빴다. 제 옆에서 미안하다며 장난 끼 있는 말을 건넬 때와 다르게 무거운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전정국이 안쓰러울 정도였다니 말은 다 했지.
08
"오늘 데려다줘서 고마워. 앞으로는 나 그냥... 택시 타고 다닐게. 오늘까지만 하자 이것도"
"이렇게 좋은 차로, 내가 직접 운전 해주겠다는데."
"그거 좋다는 여자들한테 해주면 되겠네."
비밀번호를 따닥따닥 두드리면서 건성건성 한 대답을 내뱉었다. 전정국의 차를 타고 자취방 앞에 도착한 것은 어제와 다를 바가 없었지만, 어제오늘과의 차이점이 하나 있다면 현관문 앞까지 전정국이 같이 걸어와 줬다는 것이었다. 날이 빨리 어두워졌으니까 집 앞까지 데려다주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사색이 되어서 반대했다. 그렇지만 노트북이 무겁다느니, 요새 사는 동네가 제일 무서운 거라느니 하는 변명들과 함께 고집하는 전정국을 이길 수는 없었다. 전정국은 내가 비밀번호를 누를 때까지 가방을 들어주었다. 현관문이 열리고 가방을 주고받았다. 전정국은 내 대답을 듣고 망설이더니 닫히려는 자동문을 손으로 급히 붙잡았다. 그러고 말하더라.

"너 말고 안 되더라. 만나는 게."
심장이 미친 듯이 쿵쿵, 뛰기 시작했으면 그건 아마 문제가 되는 것 일까. 문을 제 몸으로 받치고 내 옷 끝자락을 간신히 부여잡은 그가 참 애석해 보이면서 또 좋았다. 아무래도 1년 만에 만난 전정국은 한마디로 참..., 위험하다. 언제 그를 혐오했나 싶었을 만큼 그를 향한 마음이 순식간에 다시 부풀어 오르는 것이..., 내가 그를 확실하게 정리하지 못했다는 걸 끝 없이 깨닫게 해주는 전정국임에.
"정국아."
"...이주야,"
"우리 이혼한 사이야..., 헤어진 것도 아니고.."
"...그지. 맞지."
아마도 그에 대한 내 마음은 남은 사랑이 아니라 그 8년 간의 정이겠지. 꽉 깨문 그의 입술과 울 듯한 눈망울을 마주하자 차갑게 하려 했던 말이 이상하게도 막 튀어나오지가 않더라. 나는 항상 전정국에게 너무 약한 여자다. 애꿎은 치맛자락을 거세게 잡아당기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혼한 사이. 이것만큼은 그와 나 사이에서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는데, 스스로 내뱉고 나니까 후회에 후회에... 후회였다. 전정국에게도 나에게도 서로는 그다지 좋은 경험은 아닐 테니까. 미안해, 내가 괜한 소리를 했지. 다급하게 쥐어 잡았던 내 옷소매를 놓아주는 전정국이었다. 이런 식으로 또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게 아닌데...,
"앞으로 불편한 일 없게 할게."
"
"그래도... 밤늦게 다니는 건 위험하잖아. 나 기사라고 생각하고, 필요하면 마음대로 불러주라."
"그...,"

"이 정도는 들어줄 수 있잖아."
역시나 거절하려는 내 속셈을 눈치챈 것 같았다. 머지않아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확인하곤 흐트러진 내 머리를 대신 정리해주는 전정국.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면 눈 깜짝할 새도 없이 매정하게 뒤 돌아가 버렸다. 아... 뭔가 일이 꼬인 느낌이다. 적당한 비즈니스 사이로 지내는 건가 싶었는데, 이상하게 그와 아주 멀리 떨어진 느낌. 자괴감이 대단했다. 집에 도착해 잠에 들기 직전까지 수줍게 웃어 보이던 전정국의 얼굴이 아른거려 도무지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었다.
★
안녕하세요!
오랜만... 인가요? ㅋㅋㅠ
3화 금방 들고 올게요!
연재처 - https://ialways-2.postyp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