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주가 이사하는 날.
첫 자취라 그런지 여주는 설레는 마음 반
두려운 마음 반이었다.
여주의 집은 201호. 여주가 재학 중인 대학이랑
가깝기도 하고 층수도 적당했다.
여주의 집인 201호 옆에는 202호가 있었는데
너무 조용하길래 여주는 빈집이라고 생각했다.
여주: "왠지 일이 잘 풀리네."

기분이 좋아진 여주는 콧노래를 부르며 마지막 이삿짐
상자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하마터면 여주는 소리 지를 뻔했다.
왜냐면 여주의 옆집, 그러니까 지금껏 빈집이라고 생각했던 202호에 익숙한 남자가 서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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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아니지만: 네가 싫은 이유 네 가지>

*지금부터 여주의 일인칭 시점입니다.
처음부터 네가 싫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우린 둘도 없이 친한 사이였다.
사실 언제부터 네가 미워졌는지 모르겠다.
나는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네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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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만남은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다.
"안녕. 김석진이라고 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는 교탁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널 봤을 때부터 아마 나는
사랑에 빠졌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한창 바쁠 나이에 사랑이라니.
지금 생각해 보면 꽤 웃긴 일이지만
19살의 나는 사뭇 진지했다.
전교 일 등을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던 내가
너 때문에 3등까지 떨어져 봤으니까.
참 웃기는 일이다.
분명 너를 쳐냈던 건 난데, 하루도 빠짐없이
네가 보고 싶었던 걸 보면.
나는 꽤나 너를 좋아했나봐.
네가 나한테 고백했던 그날부터 나는 단 한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어.
_
19살의 우리는 위태로웠고 성인이라는 아찔한
경계 사이에서 이도 저도 못하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헤어지자."

"여주야, 왜 그래."
"혹시 이번에 등수 떨어져서 그래? 그게 나랑 사귄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거지?"
그때의 나는 사랑보다 성적을 더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는 차마 그렇다고 얘기할 수 없었다.
우리의 사랑을 끝내기엔 너무 얼토당토않은 이유였기에.
"아니. 그냥 네가 싫어졌어."
"네가 싫어해도 난 너 좋아할 거야. 여주야."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석진 얼굴을 보면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안. 잘 지내. 김석진"
너는 강요하지 않았다.
"응. 잘 지내 여주야. 널 좋아할게. 계속."
"아무 때나 나한테 다시 와 줘. 기다릴게."

아, 그땐 어떻게 저 말을 듣고도 너를 쳐낼 수 있었을까.
이게 바로 네가 싫은 이유 중 하나야.
넌 너무 착해.
그래서 내가 너를 한시도 잊지 못하게 만들었어.
봐. 성인이 된 지금도 널 보니까 눈물이 흐르잖아.
나는 결국 손에 들고 있는 이삿짐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쿵
"김석진...?"

"이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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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차게 찼던 첫사랑과 재회 후 사랑에 빠진 여주와
여주를 사랑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자꾸 자신의 마음을 숨기려 드는 석진 🤔
너무나도 다른 삶 속에서 몸도 마음도 훌쩍 커 버린
이 둘은 다시 연인이 될 수 있을까요?
과연 누가 먼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될까요 🤭
댓글로 어떨 것 같은지 적어주세요 !
*여주 움짤은 표정 표사을 위해 넣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