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는 선배: 우리가 사랑하는 방법
verse 1 첫 눈
여기 한 여자가 환하게 거리를 밝히고 있는 가로등 앞에 서 있습니다. 추운 겨울인데도 다리가 드러나는 치마를 입고 손에 입김을 호호 불고 있네요. 누군가1를 기다리는 것 같아 보이는 여자는 결국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합니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
다섯 번의 신호음이 울리고 비몽사몽한 목소리의 남자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자는 전화기에 대고 화를 냈습니다. 크게 화가 난 것 같군요. 그러던 도중 전화가 갑자기 끊어졌습니다. 여자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다시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멀리서 누군가가 다급하게 뛰어오는군요. 아이코, 눈이 와 미끄러운 탓에 넘어지고 마네요. 하지만 남자는 벌떡 일어나 여자에게 달려갑니다.
“여주야, 정말 미안해. 제발 화 좀 풀어주라 … 다음부턴 절대 안 늦을게요 ~ 네? 내가 한 번만 더 늦으면 여주 남편이다. 진짜로."
남자는 가로등 아래에 서서 여자의 손을 붙잡고 조금 이상한 사과를 하고 있군요. 넘어진 탓에 무릎에서 피가 나는데 그것도 모른 채 여자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습니다.
“피…”
여자는 달달 떨리는 목소리로 첫마디를 꺼냈습니다.
“응? 이제 나랑 말하기로 한 거야? 화 풀린 거야?”
남자는 여자가 한 말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화가 풀린 거냐며 옆에서 덩실덩실 춤만 추네요. 여자는 아까와 같이 한숨을 폭 쉬고 남자를 가로등 아래 벤치에 앉혀 놓습니다. 가만히 앉아 아래서 쳐다보는 모습이 귀여워 여자는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잠깐 여기 있어요.”
여자는 종종걸음으로 편의점에 가 반창고와 연고를 사서 남자의 무릎에 호호 입김을 불며 조심히 치료해 줬습니다. 반창고를 붙이느라 무릎을 꿇고 있는 여자가 귀여워 남자는 자신의 눈높이보다 좀 더 아래 있는 여자의 머리를 와락 끌어안았습니다.
“무거워요. 놔요.”
아직 화가 덜 풀린 걸까요. 졸업 과제를 하다 잠이 들어버려 30분이나 늦은 남자 때문에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남자를 기다렸던 여자는 아직도 화가 난 것 같습니다.
“자기야아 …”

드디어 필살기인 '자기야' 스킬을 꺼내는군요. 반창고를 다 붙이고 삐쳤단 듯이 혼자 걸어가는 여자를 졸졸 따라가 손을 잡고 연신 자기야라고 부르는 남자의 모습이 꽤나 애처롭네요. 왠지 모르게 여자의 귀가 빨개져 있군요.
“같이 가 자기야 ~”
“몰라요 … 빨리 따라오기나 해요.”
“어? 너 내가 자기라고 불러서 부끄러운 거야, 지금? 이참에 나도 한 번만 자기라고 불러주면 안 돼?”
“….. 기야.”
“응? 뭐라고? 잘 안 들려.”
“메기야. 오빠 메기 닮았어요.”
여자는 그 말을 하고는 하하 웃더니 후다닥 도망칩니다.
“너 잡히면 ..… 나랑 결혼기야.”
남자는 도망가는 여자를 쫓아가네요. 둘의 인연이 진득하게 이어졌으면 좋겠군요!
작가의 한마디 💬
이게 뭐냐면여 제가 지금까지 적었던 단편들의 뒷이야기, 즉 후일담? 같은 겁니다. 아는 선배, 첫사랑은 아니지만 등등... 아 이거 두 개 밖에 없구나. 아무튼 여주와 남주 그 둘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이러쿵 저러쿵 풀어낸 겁니다.
동화도 항상 보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이잖아요. 저는 옛날부터 동화의 그런 엔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아서...!
한마디로 이 글은 동화의 뒷부분 비하인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당. 뭐 둘이 헤어졌을 수도 있고 싸웠을 수도 있고.. 하지만 엔딩은 없습니다 ! 이 둘은 계속 살아갈 거예요. 말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그렇답니다. 많관부 🥳
내일은 <첫사랑은 아니지만>의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를
올리겠습니당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