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45화. 달콤한 사랑

sophie97
2026.07.07조회수 19
[우와....이 달달한 메시지는 뭐에요?
메시지인데도 엄청 달콤하다.]
[아직 점심도 못 먹고, 엄청 피곤했는데
기분 너무 좋아짐!!]
촬영 중이 아니었는지
바로 그에게서 답이 왔다.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을 담은 메시지랄까?]
이 대답에
훈지씨의 태도는 바로 바뀌었다.
[어? 무슨 일 있어요?
2절까지 가면 좀 수상한데...]
[아닌데...난 그냥 나의 마음을 담아 보낸 거에요.
내 마음을 의심하지 말아요. 그대..]
[대표님을 만났다거나..무슨 일 있었던 거 아니구요?]
'눈치 엄청 빠른 훈찌 학생...'
[아니에요.
볼 일 있어 나왔다가 들어가면서
그냥 너무 보고 싶어서 보낸 거에요.
촬영 잘 해요.]
외출한 김에,
보고 싶었던 전시회 생각이 나서
광화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앙리 마티스.
마티스의 그림을 보고 피카소는 이렇게 말했다.
[마티스의 배 속에는 태양이 들어있다.]
그가 그려내는 간결한 형태는
오히려 색체 자체를 도드라지게 보이게 한다.
사람들은 사랑을 표현할 때 빨간색으로 색칠한다.
그만큼 사랑은 감추기 어렵고, 뜨겁기 때문일까.
그런데 나의 사랑은 감춰야 한다.
뜨거워져서도 안 된다.
'나의 사랑은....뭘까..?'
태형씨가 말한 것처럼
나는 이렇게 어려운 연애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결국에는 이 사랑도 끝이 있을테고,
그러면 나는 마티스의 그림 속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바라보고 있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 그런 시든 꽃으로
변해 있는 건 아닐까.
난 언제쯤 내 선택을 의심하지 않게 될까...
전시회를 보고,
무거운 마음을 안고 차에 탔다.
'이 전시회 같이 보고 싶었는데...
결국 나 혼자 봤네.
대니 구 공연도 어차피 같이 못 보겠지..'
나는 그와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밤 산책, 집에서의 데이트...
그리고 또... 뭐가 있지?
그가 태양처럼 빛날 때,
나는 그를 쳐다 보다가
까맣게 타버린 해바라기가 되어도
그때도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갑자기 나는 지금의 내 선택을 후회하게 될까봐
덜컥 겁이 났다.
주차장, 차 안에서
소리 없이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내 사랑이 지금 이 주차장처럼 어둡고,
캄캄한 곳에 갇혀 버릴까봐
무서웠다.
그 때, 훈지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받지 않으면 또 지난 번처럼 걱정할까봐
목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촬영 잘 했어요?"
"어? 목소리가 왜 그래요?"
"오늘 처음 말해서 그런가...
아직 목소리가 잠겨서 그런가봐요."
".....어디에요?"
"나, 광화문 쪽이요."
"뭐했어요?"
"마티스 전시회 보고 나오는 길이에요.
주차장이요."
"그 전시회 나랑 보고 싶다고 했던 거 아니에요?"
"맞아요. 그런데 같이 보기 힘드니까..."
"전시회 보고 나와서,
차 안에서 혼자 울고 있었어요?
이런 평범한 전시회 데이트도 할 수 없어서
슬펐던 거죠?"
"훈지씨...내 마음 속에 들어갔다 나왔어요?"
"하...
내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럴 때면 당신을 잡고 있는 게 과연 맞는 걸까...
놓기 싫은 내가 이기적인 건 아닐까 혼란스러워요..."
'이 사람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우리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 한 채,
한동안 휴대폰만 들고 있었다.
"훈지씨...점심 먹었어요?
아까 아직 전이라고 했잖아요."
"아직이요.
지금 점심 시간 줘서 전화한 거였어요."
"아..그랬구나..
어서 식사해요. 그럼.
다음 촬영하려면 굶으면 안 되죠."
"촬영 다 접고 얼굴 보러 갈까요?"
"그렇게 얘기해 준 것만으로도 위로가 돼요.
정말로...
그리고, 전시회 같이 못 봐도...
그런 거 같이 못 해도...
괜찮아요.
당신은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어요."
"너, 그 찌라시 봤어?"
<46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