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9화. 모두의 여름



카페를 오픈한 첫날.

아직은 손님이 많지 않은데도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내가 먼저 오픈하고,

지성 씨는 점심때쯤 출근했다.





아무래도 오피스 빌딩이 많은 곳이다 보니

점심 먹고 나서가 제일 바쁠 것 같다.





다행히도 지성 씨가 카페에서 알바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의지가 많이 됐다.





이번 달은 영화 각색 작업도 시작하고

나도 카페 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서

지성 씨에게 5일 모두 출근을 부탁했다.





다음 달부터는 주에 하루 이틀 정도는

혼자서도 할 수 있기길 바랄 뿐이다.





점심때가 좀 지나고,

나도 지성 씨도 한숨 돌리며

커피 한 잔씩 마시려고 하던 참이었다.





카페 문이 열리며

커다란 화분이 들어왔다.





"유정아 씨 계신가요?"





"네... 전데요."






"화분이랑 꽃바구니 배달 왔습니다.

여기 놓으면 될까요?"






"아... 네, 우선...

아니, 저기 소파 옆에 놓아 주시겠어요?

그런데... 보낸 사람이 누구죠?"






"박훈지 씨가 보냈네요.

꽃바구니가 하나 더 있어서요.

마저 가져다드릴게요."





'훈지 씨가...?'





"여기 꽃바구니요.

안에 카드도 있으니까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여기에 사인 좀 해 주세요."






"와... 사장님. 꽃이 너무 예뻐요.

남자친구분이 보내신 거예요?"





"아... 아니요. 친구가 보냈나 봐요."






나는 바구니 속에서 카드를 꺼내 열었다.





[정아 씨.

새롭게 시작한 일,

진심으로 축하해요.

잘되길 바라요.


당신의 여름이...]






카드 마지막에 적힌 이름을 보고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을 바꿔 달라던

훈지 씨가 생각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상하게 이런 거에 집착한단 말이야.'





나는 휴대폰을 꺼내 그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모두의 여름, 훈지 씨.

화분이랑 꽃바구니 잘 받았어요.

꽃이 너무 예뻐요. 고마워요.]





메세지를 보내고 잠시 후,

휴대폰에 답장이 와 있었다.





[모두의 여름은 사양합니다.😔]





"치..."



그 메세지가 듣기 싫지만은 않았다.






카페를 오픈한 첫날이 지나고

어느새 금요일이 되었다.





그날은 다음 주까지 마쳐야 할

번역 일이 있어서

카페 일은 지성 씨에게 맡겨 놓고,

나는 자리를 잡고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 남자 손님이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여 나가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나가면서 내 쪽을 바라봤고,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웃으며 가볍게 인사했다.





"저 손님은 낯설지가 않은데요?"




나는 주방에 있는 지성 씨를 향해

물었다.





"저 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오시는 것 같아요.

저희 카페를 단골로 정하셨나 봐요.ㅎ"





"아? 그랬어요?

그래서 낯이 익었구나...

내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 해요.

카페 사장으로 치명적인 약점인 거죠?"





"단골 손님들은 기억해 두셨다가

아는 척해 주시면 좋죠."




"그러게 말이에요.

저 남자 손님은 꼭 기억하고 있어야겠다.ㅎ

지성 씨. 오늘 불금인데 이만 정리하고

친구들 만나요.

번역일 마치고 제가 마저 정리할게요."





"아니에요. 제가 할 일은 다 해 놓고 갈게요.

주말동안 오픈 안 하시잖아요."





"역시... 믿음직스러운 지성 씨!

내가 사람은 잘 기억 못 해도

사람 보는 눈은 있나 봐요."




지성 씨가 퇴근하고 나서도

나는 한참이나 카페에 더 머물러

일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카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내가 문을 잠근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네.'




"스페인에서요?" <10화 중에서>


<시즌1> 48화 'my summer' 편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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