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결말은?

#6화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 어제 버스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어제 버스에서

“너 나 왜 도와준 거야?”

라고 물었고 태형이는

“왜긴? 곤란해 보여서 도와준 것뿐인데?”

라고 대답했다.

“단지 그 이유뿐이야?”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다시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럼? 뭐가 더 있어야 하는데? 아 설마 내가 너 남친이라고 말한 거? 그거는 단지 그 새끼를 때어 놓기 위해서 한 말인데.. 짜증 났다면 미안해.”

였다.

“…”

“아 진짜 그 새끼 소문 안 좋다고~ 페북, 인스타에 술담배 사진은 기본이란 말이야. 딱 봐도 일.진. 모르겠어?”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투정 부리듯이 이유를 설명하는 태형.

“아~ 단지 그것 때문이야? 진짜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대답은 해맑게 웃으며 ‘당연하지!’였다.
버스를 타기 전에 일을 생각하면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쿵쾅 뛰는데 버스를 타고 나서 일을 생각하면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카톡-!’

핸드폰을 들어 누구에게서 온 카톡인지 보자 태형이었다. 자세를 고쳐 앉고서 기대감과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카톡 내용을 확인했다.

“같이 등교하자..고!?!? 몇 시지??”

흥분한 상태로 시간을 확인하자 7시를 향해가는 시곗바늘이었다. 또다시 울리는 카톡 소리.

“읽씹이냐?”

너무 흥분해서 답장을 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미안미안ㅋㅋ 몇 시까지 만날거임?]

[흠.. 7시 50분쯤에 만나자]

[오키오키]

시간을 다시 확인하고 싶었지만, 시간을 확인할 바에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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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감고 나와 드라이기와 고데기를 꺼낸 뒤 머리를 말리며 시간을 확인했다. 현재 시간은 7시 20분. 미친듯이 머리를 말렸다.
머리가 다 마른 시간은 7시 30분이었다. 고데기를 할까말까 고민을 했다. 어차피 김태형은 나한테 아무런 관심도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신경을 써야되나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내 손은 이미 고데기를 켜 놓았다.
김태형을 향한 나의 짝사랑은 연을 끊지 않는 이상 계속 될 것이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고데기를 만져보자 뜨거워져 빠르게 C컬을 넣었다. 웨이브를 넣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은 없다. C컬을 넣고 있는데 또 다시 카톡이 왔다.

[준비 다 했음? 언제 나옴?]

김태형의 제촉 문자였다. 앞머리만 하면 끝인 것을 마음이 급해서 빨리 하려다 그만 손이 데이고 말았다.

“우악! 미친!”

고데기를 바닥으로 던졌다. 몰라 이정도면 됐다. 가디건을 위에 걸친 뒤 가방을 매고 집을 나왔다.
버스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지만 김태형을 보자 그런 생각을 언제 했냐는 듯 그에게 뛰어갔다.

“뭐야 왜 이제오냐.”

“왜 너도 지금 나온거 아니야?”

“아 아니거든!”

“예~예~ 그러시겠어요~ 버스나 타 짜식아~!”

나는 김태형을 버스 입구 쪽으로 밀었다. 버스를 탄 뒤 한 자리가 남아있었다.

“너가 앉아.”

라고 말하며 나에게 양보를 해주는 태형에 그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태형이었다.

“너는 남친 있냐?”

“있겠냐?”

자연스럽게 받아 쳤지만 나는 헷갈릴 지경이었다. 얘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그냥 하는 말인지..

“너는 있냐?”

이번엔 내가 물어봤다. 있다고 해면 김태형에 대한 내 마음을 접을 생각이었다.

“없지~ 근데 좋아하는 사람은 있지..”

내 머릿속은 순식간에 행복회로를 굴리기 시작했다. 태형이 좋아하는 사람이 나면 어떡하지.. 나였으면 좋겠다.

“걔는 나를 좋아할지 모르겠어.. 그냥 친구로 생각하는 것은 느낌이 들어.”

정말 제대로 미쳐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태형이 좋아하는 사람이 한편으론 나였으면 좋겠고 다른 한편으론 다른 사람이면 어떡하나 싶었다.

“걔랑 친해진지 별로 안되서 좀 더 있다가 고백할까 생각도 좀 해봤는데...”

김태형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연애 고민을 쭉 늘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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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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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린뒤 교문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그때 갑자기 나를 부른 태형.

“우리 반 어디였냐?”

하루도 안되서 반을 까먹은 김태형이 귀여웠다.

“패션과 2반.”

특성화 고등학교인 만큼 과별로 구분한다.

“오오오~“

김태형은 내가 천재라는 듯이 쳐다봤다. 나는 장난 스럽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 뭐어~ 너도 내가 한심하냐!”

“어 한심해.”

“헐..”

김태형은 삐졌다는 듯이 먼저 교문 안으로 들어갔다.

“누나!”

뒤를 돌아보자 정국이가 나를 보며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웬일이냐?”

정국이 쪽으로 걸어가며 물어봤다.

“누나 몇시에 끝나요?”

“왜?”

“그냥...?”

“오호~”

흥미롭다는 듯이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자 정국이는 얼굴이 빨개졌다.

“어머? 나 아무말도 안 했는데 얼굴이 빨게져~?”

“아 나 그냥 고등학교 여기 올 거니까 지윤이 누나한테 말해줘요!!”

그 말을 끝으로 중학교 쪽으로 뛰어가는 정국이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빨리 안 오냐!!”

소리를 지르며 나를 부르는 태형에게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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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에 도착하자 태형이 소연에게 수줍게 인사했다. 설마설마 싶었다. 방금 전까지도 휙휙 돌아가던 내 행복회로는 끊어져 버렸다.

“안녕안녕~”

소연이는 태형이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태형이 먼저 인사를 했으니 받아준 것 뿐이라고 나를 진정시켰다.

“야 민윤기.”

일부러 엎드려 있는 민윤기를 깨웠다. 그럼 태형이 나를 쳐다봐 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태형이는 소연이를 보고는 해맑게 웃으며 말을 계속 걸고 있었다. 설마설마 하며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불렀으면 말을 해.”

민윤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봤다.

“좀 있다가 지윤이한테 같이 가자.”

“내가 왜. 나 졸려.”

이 말을 끝으로 민윤기는 다시 엎드려서 잤다.

“여주야! 나랑 같이가자!”

내 말을 들은건지 같이 가자고 말하는 지윤에 태형이 슬쩍 나를 쳐다보고는 자기도 같이 가자고 말했다. 같이 가기 싫었다. 왜인지 모르게 소외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싫다고 말 할 수도 없었다. 분명 뒤에서 내 욕을 할것 같으니까.

“그래.. 같이가자.”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입꼬리 한쪽이 파르르 떨려왔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신나하는 소연과 태형이었다.
종이 쳤고 담임쌤이 들어와 조회를 시작했다. 안 온 사람은 없는지 체육복은 언제 어디서 사면 되는지 등등.. 물론 나는 듣지 않고 있었다. 종이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 그럼 조회 끝!”

선생님의 말을 끝으로 종이 울렸다. 지윤이네 반으로 걸어갔다. 역시 내 생각과 똑같이 나는 소외된 체 둘이 웃으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저 둘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사귄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이 잘 어울렸다.
김태형에게 나는 그냥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았다.

‘드르륵-‘

1반 문을 열었고

“야 이지윤!”

지윤이를 불렀다.

“아 왜~~”

귀찮다는 듯이 터벅터벅 나오는 지윤이와 그런 지윤이를 따라 나온 지민이었다.

“전정국이 너 때문에 이 학교 온다고 전해달래.”

“오~ 뭐야뭐야~”

자기 일도 아닌 지민이 재밌다는 듯이 지윤이를 보며 놀리고 있었다. 그렇게 애들과 떠들다가 옆을 보니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는 태형과 소연이었다.

“…”

표정 관리를 해야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즉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지윤이었다.

“아.. 아무 일도 아니야. 나 먼저 갈게.”

최대한 조용히 말했다.

“잘가..”

뒤를 돌아 반으로 향해 걸어갔다.

***

기분탓인 지는 몰라도 여주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또한,여주가 김태형과 백소연을 보고서 부터 표정이 어두워 졌다. 어젯밤 여주에게 카톡이왔다. 김태형을 좋아한다고. 근데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지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이 어이가 없었다.
백소연은 나보다 먼저 여주가 태형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 그런데도 저렇게 둘이 웃고 떠들다니. 내가 생각해도 표정이 어두워 질 수 밖에 없었다.
참다 참다 말했다.

“와~ 너네 언제 그렇게 친해졌냐? 여주가 먼저 간 것도 모르고 그렇게 신나게 떠드네?”

그 둘은 당황한 듯 보였다.

“박지민 들어가자.”

박지민을 끌고 교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백소연한테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때 처럼 만은 안되게 어떻게든 내가 막을 것이다.

***

눈물이 핑 돌았다. 만난지 2틀 밖에 되지 않았지만 고작 하루 사이에 김태형한테 푹 빠져버린 내가 한심했다. 김태형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지만 내 눈으로 봤을 때 김태형은 소연이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앞 뒤가 딱 들어 맞았다. 버스에서 나에게 했던 말과..
나는 교실이 아닌 보건실로 향했다. 김태형을 볼 자신이 없었으니까.

“어디가 아파서 왔니?”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나는 아프지도 않는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체온계로 열을 쟀다.

“38.3.. 저기 침대에 누워서 한숨 자고 일어나자. 담임선생님한테는 내가 말해 놓을게.”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침대위에 쓰러지듯 누웠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다 보면 김태형을 향한 내 짝사랑도 시들어 버릴 것이다.

***
우리들의 학교생활 → 짝사랑의 결말로 제목을 바꿨어요!
왜 내용이 산으로 가는거지...? 뭔데 왜 갑자기 급 전개..? 아직 만난지 2틀 밖에 안됐는데? 내가 생각 했던건 이게 아니었는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