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결말은?

#14화

“내가 한여주 좋아하니까.”

“그게 무슨..”

김태형의 표정은 황당함으로 가득 차있었다.

“말 그대로.”

“그럼 너가 고백하면 되잖ㅇ...”

“나는 한여주한테 고백 못 해.”

내가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데..

“궁금하면 둘중에 한명한테만 집중해. 그게 내 눈에 보일때 말해줄 테니까.”

***

화장실을 나와 남자애들한테 갔다. 눈치가 있다면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야? 둘이 왜 그래?”

눈치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둘에게 다가가 물어보는 백소연에 뒷목을 잡았다.

“우리 이제 뭐 할거야?”

“음.. 밥 먹을까?

백소연의 질문에 대답한 김태형이었다.

“나는 간다.”

뒤를 돌아 밖으로 나가려는 민윤기에 나도 뒤따라 나가며 그 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
.
.

우리가 도착한 곳은 카페였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법 한,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것도 인테리어가 별로인 것도 아닌 인적이 드문곳에 있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카페.

“…”

우리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을 깨준건 진동벨 소리였다.

“내가 가지고 올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둘이서만 있었던 거는 정말 오랜만이라 무슨 말을 해야될지 막막했다.
민윤기가 터벅터벅 걸어와 내 앞에 음료수는 놓아주었다. 진짜 타이밍이 좋은건지 안 좋은건지 문이 열리며 김태형과 백소연이 들어왔다.

“뭐야 집 간거 아니였어?”

백소연이 자연스럽게 민윤기 옆에 앉았다. 그럼 자연스럽게 김태형은 내 옆에 앉게 되었다.
백소연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를 보고 윙크를 했다.

“집 간다고 한 적 없는데.”

민윤기는 김태형을 째려보며 김태형은 모르는 척했다.

“아아 그랬었나?”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해실해실 웃는 백소연.
카페 안은 잔잔한 노래와 우리를 보며 수근거리는 말들이 들려왔다.

“와.. 끼리끼리 논다더니..”

“내가 봤을 때는 저 가디건 입은 남자하고 아이보리색 치마 입은 여자랑 사귀는 것 같음. 그리고 나머지 두명끼리 사귀고.”

“뭐래. 딱 봐도 가디건 입은 사람끼리 사귀고 남은 사람끼리 사귀는거지.”

“와.. 근데 진짜 잘생기고 이쁘다..”

그런 말들이 신경 쓰였다. 물론 나를 제외한 다른 애들은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지만.

“너네 주문 안하냐.”

주문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앉은 것이 생각났다.

“아 그러게. 소연아 너는 뭐 먹을래?”

“나는 아메리카노.”

“그럼 내가 갔다 올게.”

김태형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걸어갔다.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커피를 마시는 백소연이었다.

“으으으..”

손을 뻗어 음료수를 마시니 썼다.

“야 민윤기.”

“왜?”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꺼랑 너꺼랑 바뀐 듯.”

“아 그래? 미안 미안.”

자기가 마시려고 들고 있는 잔과 바꿨다.

.
.
.

우리 네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상태로 저녁 시간이 될 때 까지.
역시 집 방향이 다른 두명과 헤어지고 버스를 타고 집에 가고 있을때 김태형이 입을 열었다.

“내가 안 빠져줘도 된다고 했잖아..”

“뭐래..”

라고 말하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도 오늘 재밌었지?”

“뭘 했다고 재밌었냐고 물어보냐.”

김태형은 아무말이나 하는 것 같았다. 뭐라도 말해서 말을 이어가고 싶은 듯한 느낌이었다.

“영화 봤잖아.”

“카페에서는 핸드폰만 했고. 영화는 공포 영화였잖아. 민폐 끼칠 정도로 소리도 질렀고.”

그냥 틱틱 내뱉었다. 김태형과 멀어지기 위해서. 이렇게라도 하면 김태형이 그냥 친구로 느껴지지 않을까 해서.

“민폐는 아니었어. 귀여웠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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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갈 수록 이야기가 산으로.. 바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