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전 99패 1승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_46화




[100전 99패 1승]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_46화



"정말로 오여주 씨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여주 씨처럼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처음이에요"


마음이 조금 더 홀가분해진 것 같다가도 한편으로는 더 무거워진 것 같았다.

이사님한테서 느끼는 떨리듯 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몽글몽글한 감정이 윤기한테서, 지민이한테서 느꼈던 감정과 같은 감정일까 봐 두렵기도 했다.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면 아픔과 상처만 남을까 봐.

그래서 차라리 다시 사랑 따윈 안 하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이사님을 깊게 마음속에 두게 될까 봐.

가슴 깊이 느껴지는 감정 하나하나가 날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두었다.



오여주
"하아..."


그런 와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것뿐이었다.




윤기를 내가 처음 만났을 때는 대학교 1학년 때였다.


날 친구가 아닌 자신의 이득으로 생각했던 유현이랑 떨어진 뒤,

정말로 혼자가 돼서 우물쭈물 아무것도 못 하는 나에게 먼저 다가와 준 건 윤기였다.



민윤기
"너 우리 과 같은데, 친하게 지내자"



민윤기
손 내밀음-]



오여주
"ㅇ,어... 그래"


그때 난 윤기가 내밀은 손을 망설이지 않고 잡았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새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건 윤기가 굳게 닫혀 있던 내 마음을 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누가 먼저 좋아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한테 항상 밝은 얼굴로 따뜻하게 대해주는 윤기에게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어느샌가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이런 마음으로 지민이를 3년 동안 짝사랑한 것처럼 말이다.





민윤기
"여주야, 춥겠다"


자신이 두르고 있었던 목도리를 나한테 둘러줬을 때, 설렘보다 더 깊은 감정을 느꼈었지.

그때 처음 알았었나 보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단순한 설렘이 아닌 사랑이란 걸 말이다.




그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될 줄 몰랐었는데,

이제는 상처를 받을 때로 받은 이 심장이 굳어버려서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지금 이사님한테 느껴지는 이 감정은 의심이 아닌 확실한 그 감정이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두 사람이 서로에 빠진 마음이라면 천국이 되고

한 사람만 다른 사람에게 빠진 마음이라면 지옥이 되는


' 사랑 ' 이었다.


..........


"만약에 커피가 뜨거운 거였다면 그건 온전히 제가 운이 좋지 않은 것뿐이지. 그건 이사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이렇게 하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번 생을 살아가면서 처음이었다.

미국으로 가기 전, 만났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다 똑같았었다.

나에 대한 진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다.

날 그냥 보여주기식 남자친구로 삼기 일쑤였다.

나도 그 여자들한테서 단 한 번도 진짜 사랑을 느껴보지 못했었다.

그리고 미국으로 간 뒤, 처음으로 설레는 이 감정을 은재한테서 느꼈었다.

하지만 은재는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오여주 씨처럼 이렇게 따뜻하고 온기가 느껴지던 사람은 아니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그냥 착하고 좋은 사람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착하고 좋은 사람은 전혀 같지 않았다.

은재한테서 느꼈던 설렘과 행복보다 오여주 씨한테 느끼는 설렘과 행복이 더 크고 좋으니까.

내가 은재를 좋아했던 것보다 오여주 씨가 더 좋으면 이건 분명히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커질수록 더욱더 느끼고 싶은


' 사랑 ' 이겠지.




김태형
"사랑이라..."


다른 곳에 있지만, 두 사람은 이제서야 확실하게 깨달았다.


이 모든 감정은 그 누구도 반박 못 할


' 사랑 ' 이란 걸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