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전 99패 1승
사람이 사람한테 반하는 순간_45화




오여주
"하아... 나 이제 이사님 얼굴을 어떻게 봐..." ((푸욱


어제 윤기를 본 뒤로 술이 깨서 딱 그 시점에서 모든 것이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아무리 힘들다고 이사님 앞에서 그렇게 울면 어떡해...


들었어도 자신을 아는 척도 안 한 건지 아니면 진짜로 듣지 못하고 그냥 가버린 건지.

뭐가 진실인지 모르지만, 윤기가 날 봐주지 않은 것보다 이사님 앞에서 그렇게 눈물을 보인 게 더 신경이 쓰였다.

이런 여주의 마음이 이제는 윤기보다 태형이가 더 여주한테 중요한 사람이 된 거라는 걸 알려주는 거였지.

하지만 아직 윤기에 대한 배신감과 아픔이 더 강했기 때문에 여주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



김소현
"오 팀장님, 이 서류 좀 확인해 주세요"


오여주
"ㅇ,아. 네"


김소현
"어디 안 좋으세요?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


오여주
"어제 제가 좀 과음을 해서 그런가 봐요"


오여주
"아픈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내 기분 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걱정 시키면 안 되니까.


김 대리한테서 전해 받은 서류를 꼼꼼히 검토한 여주는 건네주면서 말했다.



오여주
"다 괜찮은데, 이 부분을 조금만 수정하면 될 것 같아요"


김소현
"네. 알겠습니다"



아직도 마음이 싱숭생숭한지, 머리 좀 시킬 겸 잠시 부서에서 나와 탕비실에서 커피 한잔을 타서 옥상으로 올라온 여주다.



오여주
"하아... 좋다"


시원한 아침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고는 내쉰 여주가 기분이 좀 풀어진 듯 살풋이 웃어 보인다.



김태형
"왁!"


오여주
"으악..!"


촤락-]


조용히 다가와 뒤에서 갑자기 놀래킨 태형이 때문에 겁나게 놀란 여주가 들고 있던 커피를 손에다가 쏟았다.

여주가 커피를 손에 쏟은 걸 발견한 태형이가 재빨리 여주의 손을 낚아챘다.



김태형
"여주 씨! 괜찮아요?!"


오여주
"네... 전 괜찮아요"


김태형
"이리 와 봐요"



여주를 이끌어서 탕비실로 데려간 태형이가 차가운 물을 틀어서 여주의 손을 적신다.



오여주
"저 진짜로 괜찮아요"


김태형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뜨거운 커피를 손에다가 쏟았는데...!"


여주의 손을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얼마나 대인 건지 확인하는 태형이었다.



김태형
"심각하게 대인 것 같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김태형
"정말 미안해요. 커피를 들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자신 때문에 커피를 손에 쏟은 거라서 자책감이 심하게 든 태형이.



오여주
"저, 진짜로 괜찮아요"


오여주
"커피가 많이 식어서 뜨겁지는 않았거든요"


사실은 차가운 가을 날씨에 커피가 빨리 식어버려서 따뜻하기만 했다.

그런데 혹시나 내가 뜨거운 커피에 크게 데었을까 봐, 이렇게나 걱정을 해주는 이사님에 내 심장이 요동쳤다.



오여주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세요"


김태형
"그래도... 제가 놀라게 해서 손에 쏟으신 거잖아요. 만약에 그 커피가 뜨거운 거였다면..."


오여주
"만약에 커피가 뜨거운 거였다면 그건 온전히 제가 운이 좋지 않은 것뿐이지. 그건 이사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이런 여주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마음을 적시는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다만 여주는 아무것도 몰랐다지, 여주의 진심 가득한 행동과 말투가 사람들이 자신한테 끌리는 가장 큰 이유라는 걸 말이다.

고등학교 때, 지민이도.

대학교 때, 윤기도.

그리고 지금 회사 상사인 태형이까지도.


여주한테 자석 같이 끌린 가장 큰 이유였다.



김태형
"정말로 오여주 씨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김태형
"여주 씨처럼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처음이에요"




바하인드_


어제 마음 아플 정도로 서럽게 운 여주가 걱정된 태형이가 회사에 출근 하자마자 여주의 부서로 향한다.



김태형
"오팀장, 아직 출근 안 했습니까?"


전정국
"아니요. 조금 전에 잠시 나가셨는데요?"



부서에 없는 여주를 찾아서 태형이는 여주가 갈만한 곳으로 가장 먼저 생각한 곳이 옥상이었다.

뒤를 돌아서 서 있는 여주에 잠시 멀찍이 서서는 여주한테 뭐하고 할지를 생각한다.

여주의 기분이 좋지 않을 걸 예상한 태형이가 여주를 웃게 해주려고 놀래게 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게 딱히 좋은 방법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