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행세

2. 그가 사라졌다.

" 기다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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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왜 이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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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죽 좀 끓이느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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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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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일단 먹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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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너 먼저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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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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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우리가 부부라는 거 난 아직 못 믿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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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네가 여기에 독을 탔을지 어떻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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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경계하는 건가...

하긴... 기억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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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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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물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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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그는 내가 죽을 한 입 떠먹자 그제서야 따라 죽을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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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근데,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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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이름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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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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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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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김여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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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내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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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최..연준..

하아..민증을 살펴보길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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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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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27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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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당신이랑 동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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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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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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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직업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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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집 안에 수액이 있는 걸 봐서 의료계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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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소아과 의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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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럼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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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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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난 직업이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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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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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ㅁ..목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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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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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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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그니까 당신이 워낙 힘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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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도끼도 잘 다루거든요..!! 그래서 지붕도 고치고..!!

사실은 도끼가 아니라 쇠 야구방망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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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래서 내가 지붕에서 떨어졌던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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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예..! 그쵸..~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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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근데 우리는 부부라면서 존댓말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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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당신이 워낙 예의가 발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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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연준은 얼탄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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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워낙 예의 바르고 다정하고 심성이 착하세요..

제발 나의 바램이지만 그렇게 행동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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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건 좀 못 믿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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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지금 당장이라도 쌍욕이 터져나올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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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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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당신이 머리를 많이 다쳐서 그런가봐요..ㅎㅎ

김여주 이제 거짓말이 뻔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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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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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럴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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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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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럼 이제 좀 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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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당신 이제 막 깨어나서 힘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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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나는 이 남자를 침대에 눕히고 나서야 일어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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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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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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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저도 출근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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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 소아과 의사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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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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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러니까 연준씨는 오늘 편히 누워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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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그렇게 그는 눈을 감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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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내게 주어진 것은 이제

저 남자를 어떻게 하느냐다.

"선생님, 잠 못 주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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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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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눈이.. 피곤해 보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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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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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예, 뭐.. 잠을 못 잤나봐요

잠은 다 날아갔지

그 남자가 깨어나고 난 이후

잔잔했던 나의 일상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집에 두고 온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온종일 그 생각 뿐이었다.

기억을 잃은 남자를 어디 내다놓을 수 없는 노릇이며, 자칫하다 어디선가 사람 한명 골로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경찰에 신고도 못해, 남자에 대해 아는 것도 없어

그저 내 거짓부렁 부부행세만이 그를 잠시 잡아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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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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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무래도 단단히 잘 못 걸렸어...

진료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

발걸음이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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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자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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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제발 그랬으면..

집에 돌아가는 길이 무겁다.

그 싸이코 살인마 새끼가 언제 날 죽일지 모를 위협에서 나는 덜덜 떨었다.

최대한 지금쯤이면 잠들었겠지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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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없어

그가 사라졌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확인한 방 안으로 고요한 적막만 흘렀다.

이불은 바닥에 널브러져 뒹굴고 창문은 활짝 열려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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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좆 됐다

미리 잠가두었던 방문은 소용이 없었다.

2층짜리 건물을 창문을 통해 뛰어넘었다고?

그것도 일주일째 몸도 일으키지 못한 정신도 온전치 않은 사람이?

이건 사고다

대형사고.

그 미친 살인마가 이 동네를 누비고 다닐 생각에 심장이 철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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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안돼, 제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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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에 계속>>>>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