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남자아이
스토리 9ᵀᵞˢᴹ




𝕋𝕙𝕒𝕟𝕜 𝕪𝕠𝕦 𝕗𝕠𝕣 𝕥𝕨𝕠 𝕙𝕦𝕟𝕕𝕣𝕖𝕕 𝕔𝕙𝕖𝕖𝕣𝕚𝕟𝕘🧚🏻♀️


그렇게 수연이와 한창 떠들고 있을 무렵, 교실 문밖에서 네가 보였다. 그래 너, 전정국. 또 인사하러 오겠지 하며 손 흔들 준비를 하고 있던 찰나에,


전정국
“정여주. 이리 와봐.”

오늘은 조금 다른듯한 분위기로 나를 부른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항상 여주야 여주야 거리던 것도 하지 않고, 정여주라며 딱딱하게 부르는 너에 나가기 싫었지만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되었다.


정여주
“왜 불러.”


전정국
“우리 수학여행 제주도인데.”

정여주
“근데.”


전정국
“기대하라고.”

뭘 기대하라는 건지, 의미심장한 말만 남기고 다시 자기 반으로 쌩 가버렸다. 뭐 하는 새끼지.

나는 이 전정국의 행동에 살짝 기분이 찝찝했지만, 그냥 반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다시 돌아온 나를 보고 기대에 찬 표정으로 뭔 말했냐며 물어보는 수연이다. 얘는 정말 나랑 전정국이 뭔 사이인 줄 아는 것 같다. 진짜 아닌데.

내가 아무 말 안 했다고 말하려던 순간에, 또 옆에서 여주야.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또 전정국이겠지 싶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여주
“아 왜 또.”


김석진
“응? 나 처음 온 건데?ㅎ”

아뿔싸, 전정국이 아니라 석진 선배였다니….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일까, 머릿속은 하얘지고 심장이 두군거렸다.

안 그래도 선배인데,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선배인데 나에게 정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정여주
“아……!!! 죄송해요. 다른 애인 줄 알고….”


김석진
“ㅎ괜찮아. 한 번만 나와봐. 할 말 있어.”

다행히 석진 선배의 넓은 아량으로 나는 무사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조심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은 나였다.


그렇게 나는 방금 전에 왔던 복도에 또 오게 되었지만, 아까의 기분보다는 훨씬 좋았다.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부르는 것과 싫어하는 사람이 나를 부르는 것의 기분 변화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

정여주
“저…. 어쩐 일이세요??ㅎ.”


김석진
“응, 2학년 1,2,3 반은 수학여행 어디 가는지 물어보려고. 선도부라 이런 거 다 물어보고 다니거든ㅎ.”


김석진
“2학년에 친한 애가 너밖에 없어서…ㅎ.”

아아 그러시구나. 내가 찜콩 이상형님의 유일하게 친한 2학년이라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정여주
“아아…ㅎ. 저희 제주도로 가요!”


김석진
“어, 정말?”

석진 선배는 내 말을 듣고서는 자신도 졸업여행으로 제주도를 간다며, 날짜가 똑같으니 만날 수 있겠다며 나의 기분을 더욱 좋게 해주셨다.


김석진
“ㅎ 만나면 좋겠다.”

정여주
“그러게요…. 진짜 만나고 싶다ㅎ. 저희 일정 알려드릴까요??”


김석진
“아니야 아니야, ㅎ 오빠 이제 가볼게.”

‘오빠’라는 말이 이렇게 설렌 말이었는지 몰랐던 나는 우리의 일정을 못 말해드려서 조금 아쉬웠지만 빨리 가봐야 한다니 어쩔 수 없이 보내드렸다.

3학년 졸업여행과 우리 반 수학여행 장소가 겹친다니, 생각만 해도 입꼬리가 들쑥들쑥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정여주
“여주는 흘러내림.”

정여주
“여주는 또다시 흘러내림.”

정여주
“여주는 계속해ㅅ,”


최수연
“야 그만해, ㅋㅋㅋㅋㅋ이상해.”

누가 봐도 이상한 모습이긴 했다. 석진 선배의 오빠 한마디가 이렇게 설레고 흘러내릴 정도였을까. 아주 제대로 콩깍지가 쓰인듯했다. 석진 선배의 모든 행동들이 다 멋져 보였으니.

정여주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나의 몸이 흘러내리는걸….”

수연이는 그런 나의 말을 무시하고 어제 알려주다 만 이상형이나 알려달라고 했다. 잠시 까먹었었다. 전정국 때문에 알려주다가 중간에 다른 얘기로 넘어간 듯했다.

정여주
“그래. 집중해라.”

나는 수연이에게 10년 짬밥의 힘으로 아는 것을 최대한 끌어모아 최수빈의 이상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에 수연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한창 이상형에 집중하던 사이, 1교시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려, 이상형은 나중에 말하기로 했다.


최수연
“아 왜 고등학교 수업은 50분인 거야….”

난들 알겠니. 온갖 한숨을 푹푹 내쉬며 수업 시간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최수연을 뒤로하고 뒤늦게 수업 준비를 하는 나였다.



“여기 어때?”


최수연
“응? 너무 좋아, 정말 이쁘다….”

어딘지 모를 이 멋있는 벚꽃 풍경에 감탄하는 내 뒤로 백허그를 하며 내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기대는 내 멋있는 남자친구의 행동은 설레서 흘러내릴 정도였다.

“그렇게 좋아?ㅎ”


최수빈
“그래도…네가 더 예뻐.”

수줍게 말을 꺼내는 너의 모습에 내 심장은 남아돌지 못하고, 이곳에서는 우리 둘의 웃음만 가득하다.


최수연
“ㅎㅋㅋㄹㅋㅎㅎㅎ 설레게 하지 말어, 흘러내려….”


최수빈
"안돼…흘러내리면 안 되지……."


최수빈
“수연아.”

“수연아.”

“수연아.”

이석철 선생님
“수연아.”


최수연
“ㄴ..네?! 네! 흘러내려요!”

눈을 뜨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엉뚱한 말, 그리고 그런 나에게 뭐?라며 어이없음을 자아내시는 선생님, 그리고 저 뒤에서 푸헠거리며 개 쪼개는 여주까지. 지금 이 상황, 죽어도 되는 거지?


최수연
“아 저……그게…….”

이석철 선생님
“뭐가 흘러내려? 너의 태도 점수가?”

아이고, 이러시면 안 됩니다, 선생님. 나는 아주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며, 더욱 웃긴 상황을 만들어냈다. 정말 우리 반 친구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쟤 되게 웃기다.”

“흘러내린대…ㅋㅋㅋㅋㅋ.”

“친해지고싶닼ㅋㅋㅋㅋㅋㅋ.”

여기저기서 수군수군 대는 목소리, 아 진짜 너무 쪽팔린다.


그렇게 웃겼던 수업이 끝나고 나는 얼른 수연이의 자리로 가서 웃음 참느라 아주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수연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풉하고 터져 나왔다. 최대한 안 웃으려고 했는데 말이다.

정여주
“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쉬벌ㅋㅋㅋㅋㅋㅋㅋ커ㅏㅋㅋㅋㅋㅋ.”

정여주
“ㅋㅋㅋㅋ홐ㅋㅋㅋㅋㅋ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

정여주
“흘러내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수연
“아…진짜 하지 말라고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이 자신도 웃겼는지 우리 둘은 한참 동안 웃어서 정말 말로만 듣던 배꼽 빠지게 웃는 걸 오늘에서야 해보았다.

그러던 중 전정국이 왔고,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한 채 끅끅대며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정여주
“ㅋㅋㅋㅋㅋㅋ안녕ㅋㅋㅋㅋㅋㅋ후라ㅐㅌㅋㅋㅋㅋㅋㅋ시방ㅋㅋㅋㅋㅋㅋㅋ.”


전정국
“…엏ㅎ….”

전정국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쪽팔린데 또 너무 웃겨서 쪽팔리다는 것조차 인지를 하지 못했다.

정여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ㅌ핰ㅋㅋㅋㅋㅋ배 아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을 해보려고 깊은 한숨을 쉬어봐도 그 뒤로 새어 나오는 웃음에 결국 진정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수연이와 함께 2교시 수업 종이 칠 때까지 웃었다, 아니 울었다.






최수연
“…….”

5교시 쉬는 시간, 어김없이 찾아온 전정국의 인사를 받아주는 여주를 바라보다 문득 생각이 났다.

예전부터 지켜본 결과 첫 번째, 전정국은 여주를 좋아한다는 것.


• • • 단발에 유쌍에 고양이 상에. 아주 그냥. 좋아죽네?” (8화참조)


“응 존나.”


두 번째는, 전정국이 인천 39무리에 속해있지만 다른 애들과는 달리 쌩양아치가 아니라는 것. 담배도 안 피우고. 싸가지는 없지만.


“담배는 좀 끊으라니깐.” (2화참조)


“닥치고 계산이나 하셈.”


세 번째는, 전정국은 공부를 못하지 않는다는 것. 한마디로 나보다는 잘한다는 것.

예전에 교무실 심부름하다가 들은 적이 있는데 어떤 선생님께서 전정국에게 부정행위 했냐고 소리를 치신 적이 계셔서 나도 들었다.


“전정국!!! 이거 뭐야?”


“제 점수네요.”


“역사가 85점? 부정행위라도 했니?”


“…네?ㅎ”


“정국아, 시험은 부정행위 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야.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부정행위 안 했는데요?”


“하, 정국아…. 한 번만 더 그런 식으로 내 눈에 띄기만 해. 그때는 이번처럼 넘어가지 않겠어.”


“제가 직접 푼 건데요.”


“됐고, 부정행위는 0점 처리되는 거 알지? 다음에도 걸리면 0점이야.”


“아오. 왜 그러세요. 제가 풀었다니까.”


“할애기 끝났으면 나가도록 해. 선생님이 바빠서 말이야.”


엿들은 건 미안하지만, 나는 똑똑히 들었다. 전정국의 역사시험 점수는 85점이라는 것.

아무튼 이 세 가지 이유로 전정국은 여주의 생각보다 아주 괜찮고, 인성도 좋아 보인다.

그래서 나는 여주와 상의도 없이 곧바로 자신의 반으로 향하는 전정국을 붙잡고 얘기를 나누어보려고 한다.


최수연
“야!”

나는 전정국을 향해 소리쳤지만 자신을 부르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듯 뒤돌아보지 않는 전정국에 나를 바라봐 줄 때까지 불러댔다.


최수연
“전정국.”


전정국
“…뭐야 넌.”


최수연
“잠깐 나랑 얘기 좀 할래?”


전정국
“내가 왜.”

정말 여주를 좋아하나 보다. 여주를 대하는 것과 나를 대하는 것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인 듯 여주에게는 달리 나에게 정말 싸가지없게 대한다.

나는 일단 전정국을 애들이 없는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아니, 거의 끌고 갔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 듯하다.



전정국
“할 말이 뭔데.”


최수연
“그….”

막상 끌고 와보니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짜고짜 여주 좋아하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여주와 상의도 없이 나온 거라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던 찰나에,


전정국
“아… 좀, 정여주 좋아하냐고?”


머뭇거리는 나를 보고 답답했는지 짜증을 섞은 목소리로 나에게 질문을 하는 전정국이었다.

전정국은 확신에 찬 모습이었고, 정말 신기하게도 전정국의 질문은 정답이었다.

초능력자일까, 이 친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