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3] 너는 민트향 라벤더 (시즌 2)

EP8. 악마를 입은 불행

※이번화도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전개됩니다!

김여주

"그걸..기억하고 있다니..."

8년전, 호소하듯 그에게 남긴 소원 아닌 소원을 태형이 여지껏 마음속에 새기고 있을 줄은 몰랐던 여주는 교도소에서 나온 후에도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태형에게 해 준 일이라고는 그저 한없이 맞기만 하고있던 그를 구해주었던 것이 전부였는데 태형은 그의 잃어버린 얼굴빛에서도 느껴지듯 그녀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다바친 것과 다름없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여주"

김여주

"......"

박지민 image

박지민

"김여주..!!"

김여주

"ㅇ,어?!"

박지민 image

박지민

"당황한 건 알겠는데 그래도 정신줄은 놓지말고, 여기 추우니까 집에 가서 하던 생각 마저 해."

눈동자가 마구 흔들리다가 또 멍을 때리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여주에게 지민은 더 이상 못봐주겠다는 듯 외투의 지퍼를 끝까지 올려주며 말했다

김여주

"아...응ㅎㅎ...너도 춥겠다 얼른 가자"

박지민 image

박지민

"......."

김여주

"지민..아?"

김여주

"박지민!!! 가자며...뭘 그렇게 봐?"

조금 전까지 얼른 가자고 말했던 지민은 막상 가려고 하니 걸음을 멈추었고 누군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저 새끼들은...뭘까"

한참을 바라보고 있던 그가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는지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

김여주

"응? 저 사람들도 면회오신 분들인가보지!"

하지만 지민이 째려보다시피 쳐다보는 사람들은 여주의 눈에는 그저 면회가 목적인 사람들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김여주

"박지민! 얼른가자고~"

박지민 image

박지민

"응....가자"

여주의 재촉에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뗀 지민이었지만 그의 시선만큼은 고정이 되어버린 듯 여전히 같은 곳에 있었다

교도소 면회가 목적이라기엔 장례식장 마냥 올 블랙의 양복을 입은 남자 여러명과 이유없이 악의가 느껴지는 한 여자의 눈빛까지 지민의 눈에는 모든 것이 의심의 대상이었다

사실 유난스럽게 느껴질법도 한 그의 의심은 지금 마주친 사람들이 그 시작이 아니었다

몇 시간 전 태형의 면회신청을 위해 방문 목록에 싸인을 했던 지민은 자신과 여주를 제외하고 태형을 보러 올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상태였다

더 이상 방문할 사람이 없음에도 연이은 면회라니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분명...뭔가 있어"

그 시각, 교도소 안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마주하게 될 창밖의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를 떠올리는 태형의 표정엔 잠시나마 여주를 만나 녹았던 추위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었다

그녀가 있는 자리가 그녀가 있었던 자리로 순식간에 변해버리는 아픈 추위에 몸을 움추리는 그였고 그때, 누군가가 그의 앞에 앉았다

유인영

"많이 외로워보이네~"

마치 모든것을 안다는 듯 기분나쁘게 입꼬리를 올린 여자는 지민의 의심을 샀던 그 여자였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

면회는 전부 끝났음에도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낯선 여자에 태형은 놀라 뒤를 돌아보았지만 있어야 할 간수조차 사라져있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뭐야 너"

유인영

"번거롭게 뒤는 왜 돌아보고 그래, 내가 그랬다는 거 하나 쯤은 이미 아셔야지?"

김태형 image

김태형

"머리가 문제야, 귀가 문제야? 묻는 말엔 다시 묻는 말이 아니라 대답을 해야하는거 아닌가"

유인영

"......"

유인영

"우리 서브남주께서는 생각보다 까칠한 면이 있었네?"

유인영

"뭐, 아무튼 반가워~ 초면에 까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긴하지만 동병상련이랄까 누구한테 까인 너가 불쌍해서 좀 참아볼게"

김태형 image

김태형

"뭐? 씨발 너 지금 뭐라 지껄였...!!"

유인영

"뭘 놀라고 그래, 나 이 드라마 열혈 시청자야~"

유인영

"불행을 품고 태어난 김여주.그년이 뭐가 그렇게 좋은지 뒤꽁무니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 셋. 박지민, 전정국...."

유인영

"(씨익)그리고 너. 김태형"

김태형 image

김태형

"씨발!!!! 너 뭐냐고!!!!!!!"

태형은 자신을 찾아온 낯선여자가 뱉어내는 말들을 도저히 듣고만 있을 순 없는지 주먹으로 창을 마구 내리쳤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도대체 뭐냐고!!!!!"

유인영

"그건 알 필요없고...대신 내가 뭐 하나 알려줄까?"

김태형 image

김태형

"닥쳐 또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려고!"

유인영

"네가 저지른 또 하나의 실수"

김태형 image

김태형

"ㅁ,뭐..?"

또 하나의 실수라니 여주의 행복을 빼았었던 그 찰나의 실수 외엔 더 이상 실수는 없을 거라고 자신을 학대하듯 다그쳐온 태형의 안색이 더욱 더 창백해졌다

끓어오르는 분노의 표면 위로 두려움이 한 두 방울씩 떨어져 그의 얼굴에 퍼지고 있었다

유인영

"넌 절대로 그년과 이어질 수 없어"

유인영

"민트향 라벤더, 아무런 조치도 없이 네 쓸모없는 욕망 뒤로 버려진 그 꽃"

유인영

"지금 내 손에 있거든"

김태형 image

김태형

"ㅁ,뭐!? 이 씨발 뭐하는 짓이야!!!!!!"

유인영

"뭐하는 짓이긴, 내 것을 다시 되찾는 일이라고 해둘게"

유인영

"곧 머지않아 정신줄 놓은 김태진이 김여주 그년한테 손 대는 아주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할거야"

유인영

"이게 네가 저지른 또 하나의 실수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태형의 꽉 쥔 두손이 창문에서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욕망에 눈이 멀은 채 꽃을 잠시잊고 있었던 자신을 죽이고 싶었다

유인영

"벌써부터 너무 실망하진마, 이제 시작인데~"

태형은 여자의 웃음 너머로 또 하나의 미소와 시선을 마주했고 커진 동공이 그의 당황스러움을 훤히 보여주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ㅇ,안돼.."

한때는 마치 여주의 일부인 척 했었던

그리고 이제서야 악마라는 제 옷을 걸쳐입은

불행이 누구보다 사악한 미소를 띄며

그의 앞에서 처음인 듯 인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