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너희들은 포위됐다
너희들은 포위됐다 05


과장님
"내가 살다 살다 이런 새끼들은 처음이야, 어?"

퍽-퍽-퍽-

과장님
"이 새끼들이 정상이 아닌 건 알고 있었는데 뭐? 어딜 터뜨려? 진짜로 터졌으면 어쩔 뻔 했어!"

두꺼운 파일이 선배들의 머리통을 후려 갈겼지만 선배들은 휘청거리지도, 고개를 움직이지도 않고 묵묵히 서 있었다. 마치 익숙하고, 예상했다는 듯이.

나는 선배들 옆에 숨을 죽이고 서 있었다. 다행히 팀장님이 데려온 구급팀이 나의 상처를 치료했고, 깊게 찔린 것이 아니라 거즈를 붙이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과장님
"그 새끼, 진짜로 고자되었으면 네들 다 옷 벗어야 돼. 알아?"


정호석
"압니다."

과장님
"아는 새끼가!"

퍽- 더 세게 호석 선배의 머리통으로 내리쳐진 파일은 어마어마한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그에 내가 숨을 흡, 하고 들이마시자 태형 선배가 몰래 손을 잡아 주며 입모양으로 '괜찮아'라고 말해 주었다.


김남준
"하지만 과장님."

과장님
"뭐!"


김남준
"저희팀 막내가 부상을 입었습니다. 어제 막 들어온 신입이라구요! 게다가 저희가 도착했을 때엔 범인에게 제압 당한 채 칼에 맞을 위협을 당하고 있었고요."

과장님
"..."


김남준
그 상황에서 저희가 화를 내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 아닌가요?"

남준 선배의 말을 끝으로 과장님은 다른 팔일을 들어 남준 선배의 머리통을 세게 내리쳤다. 이번에도 역시 어마어마한 소리를 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파일은 부러지지 않았다.

과장님
"내가 지금 화내는 거 가지고 이러냐! 화를 내면서 범인을 검거해야지. 범인 아래를 터뜨리려는 형사가 어디있냐고!"

그렇다. 선배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는지 나를 뒤로 물러나도록 한 호석 선배가 대열에 합류하자마자 선배들은 일제히 범인의 아래를 노렸다.

그에 기겁한 범인이 다리를 굽히며 주저 앉자 선배들의 다리는 그대로 범인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고, 그렇게 범인은 실신하고 말았다.

하지만 지민 선배와 호석 선배는 그에 그치지 않고 막무가내로 발길질을 날렸고, 범인은 만신창이가 된 채로 연행되고 말았다.

과장님
"시말서."

모두
"..."

과장님
"...처음도 아니니까 설명할 거 없지? 알아서들 제출해."

네! 참으로 자신에 찬 대답들이었다. 나가보라는 손짓에 우리는 인사를 꾸벅하며 과장실을 나섰다. 그때, 과장님이 손을 들며 나를 불러 세웠다.

과장님
"자네, 이름이 뭔가?"

○○○
"아. ○○○ 입니다."

과장님
"자네 말이야...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과장님은 넥타이를 다시 곱게 맨 뒤 부러져 바닥에 떨어져 있는 파일을 주우며 말했다.

과장님
"그 팀에 들어간 순경만 전정국 다음으로 6명이나 더 있었어. 남자 셋에 여자 세. 근데 어찌된 건지 다들 한 달도 못 버티고 부서 이전을 신청하더군."

그 6명의 입장이 나는 단 한마디의 설명도 없이 이해되었다.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아요.

과장님
"하도 갈굼이 심했다라던데...자넨 아직 괴롭히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 듣자 하니 얼마 전엔 김석진 그 놈이 안 경위랑 한 판 떴다던데...흠."

○○○
"..."

과장님
"됐네, 나가봐."

과장님께 꾸벅 인사를 한 나는 서둘러 과장실을 나섰다. 뭔가 꺼림칙한 말을 들은 것 같다. 이게 갈굼의 서막에 불과하다면 앞으로의 생활이 깜깜했다.

...뭣하면 나도 부서 이전 신청을 해야지.

과장실을 나오자 나는 아, 하는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산 너머 산이라더니. 멀리서 화가 잔뜩 난 채 씩씩거리는 팀장님이 보였다.

과장실에서 나오는 날 발견한 팀장님이 이리 오라는 손짓을 보이셨고, 나는 쭈뼛거리며 팀장님께 다가갔다.


김석진
"다친 곳은. 괜찮고?"

○○○
"네..."


김석진
"네들은 대체 뭘 한거야!"

팀장님의 잔뜩 화가 난 목소리에 내가 입술을 깨물며 눈치를 보았고, 선배들은 단 한마디없이 서 있었다.


김석진
"막내 하나 제대로 보호 못해? 이래가지고 네들이 도대체 뭘 할 수 있는데!"

아, 그런데 이런 곳에서의 막내는 원래 보호받는 존재였던가...?


김석진
"그리고 진짜로 터뜨리지도 못해? 장난하냐?"

....퐐든?

○○○
"팀..."


김석진
"이런 회 쳐다 개 줄 잡것들아! 터뜨리기로 했으면 양쪽 다 확실하게 터뜨렸어야지!"

아니야...화내는 포인트가 그쪽이 아니야...

하지만 이미 선배들은 팀장님의 말씀에 명목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풀이 죽어 있었다.

아니, 대체 왜 거기서 풀이 죽는건데! 아까 과장님 말씀하실 때는 따박따박 대들더니!


박지민
"죄송합니다."

지금껏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지민 선배가 조곤조곤 말했다.


박지민
"제가 그새끼 확실하게 밟아 놓을게요."

그에 팀장님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하라고 했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날 취조실에서 지민 선배와 만난 그 칼부림 범인은 취조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엄청 맞았다고 한다.

물론, 그 범인이 정말 취조에 응하지 않았는지는 지민 선배와 밖에서 지켜보던 팀장님만 아시는 비밀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