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실격} [휴재]

17_ “좋아하는 거 같아서요”

지잉_ 드디어 수술을 마친 의사들이 마스크를 벗으며 수술실을 나왔고,

주안은 그런 의사들을 보고는 얼른 뛰어갔다.

여주안

수술은 잘..끝난 거죠?

의사

네, 잘 끝났습니다

의사

마무리만 짓고 나오실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여주안

하아_ 다행이다

여주안

고맙습ㄴ..

주안이 감사 인사를 다 하기도 전에 의사들은 제 갈 길을 갔다.

여주안

여기도 우리 병원 못지않네

몇 분 뒤_ 할머니가 원래 있던 병실로 옮겨왔고,

주안은 의료 장치에 기대 간신히 숨을 붙이고 있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곤 조금씩 눈물을 흘렸지_

여주안

할머니, 내가 미안해..

여주안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오지도 못하고_ 맨날 혼자 둬서..

여주안

나 진짜 나쁜 손년가 봐..내가 너무 미안해..

드르륵_ 병실 문이 열리고 한 간호사가 들어와 면회시간이 끝났다고 말했다.

얼마나 매몰찬지 차가운 얼굴로 나가라는 말만 연이어 되풀이했다.

여주안

알겠습니다_ 저희 할머니 잘 부탁드려요

간호사

네, 네_ 안녕히 가세요

긴장이 풀리니 온몸의 힘도 같이 풀려버렸다.

가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을까_

툭_ 바닥만 보고 걷던 주안이 누군가와 부딪혔다.

여주안

아, 죄송합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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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여 쌤..?

여주안

김 선생_?

여주안

김 선생이 왜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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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왜긴요_ 여기 병원 앞인데

여주안

어..?

나도 의사는 의사라니까_ 어떻게 무작정 걸어온 데가 우리 병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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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근데 병원에는 왜 다시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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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오늘 쉬시라니까

여주안

김 선생_ 잠깐 시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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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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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뭐_ 지금은 될 것 같긴 한데

여주안

잠깐 나랑 얘기 좀 해주라

그렇게 병원 근처 놀이터에 도착한 둘은, 그네에 앉아 발을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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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무슨 얘기길래 여기까지 오셨어요?

여주안

그냥..병원 사람들이 보면 안 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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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뭘 보면 안 되는데요..?

여주안

이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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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네_?

여주안

그 인간들이 제일 좋아하는 거야_ 이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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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아..

알 것 같다_ 주안이 하는 말.

그러니까_ 병원 사람들은 다들 여 쌤이 힘들어하는 걸 좋아한다는 얘기겠지.

여주안

하아_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여주안

어서 들어가 봐_ 환자 올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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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여 쌤은 바로 집으로 가시는 거죠?

여주안

그래야지_ 갈 데도 없는데

뒤돌아 가려던 주안이 무언가 생각났는지 다시 남준을 돌아봤다.

여주안

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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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왜 그러세요_

여주안

무슨 뜻이야,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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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쪽지요?

여주안

그거 있잖아, 초콜릿이랑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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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아_ 그거..

이제야 쪽지가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 난 남준이 얼굴을 붉혔다.

여주안

얼굴은 왜 빨개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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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아니, 그게..

여주안

뭐, 나도 처음 봤을 때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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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조, 좋아하는 거 같아서요..!!

여주안

어..어?

순간 당황했다_ 지금 이 인간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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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제가..여 쌤을 좋아하는 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