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
12. 커플이세요?



권여주
허, 헐..!


권여주
나.. 나.. 나 다시 돌아왔어..!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거울을 빤히 보았다.

16살 때의 내 얼굴이었다.


권여주
오늘이.. 몇 일이지..?

나는 옆에 있던 핸드폰을 켜서 날짜를 확인했다.

내가 원래대로 돌아오기 전 바로 다음 날인 토요일이었다.

그렇다는 건-..

오늘 태형이를 만난다는 것이다.


권여주
허억..!

약속시간은 10시고 지금 시각은 7시였지만 떨리는 마음에 일찍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권여주
만나면 어떻게 하지..?


권여주
아침에 만나니까 역시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야겠지?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준비를 했다.

.

..

…

준비를 다 하고나니 고작 8시 30분이었고,

한 시간동안 할 것이 없던 나는 태형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오전 8:31

권여주
-태형아! 뭐해?

1분..

5분..

10분..

30분..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태형은 내 연락을 보지 않았다.


권여주
.. 아직 자는건가..?

-지잉


권여주
어..!

드디어, 드디어 답장이 왔다

오전 9:14

김태형
-지금 봤다 미안 ㅜㅜ

오전 9:14

김태형
-준비하는 중이야

‘태형의 카톡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톡을 볼까,

아니면 일부러 늦게 볼까’ 하고 고민을 하다,

결국 조금씩 티내기로 결정하여 톡을 바로 보았다.

오전 9:15

권여주
-아아..! 난 이미 준비 다 했어 ㅎㅎ

나는 톡을 보내놓고 혼자 거울을 보며 이따가 태형과 만났을 때 어떻게 할 지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권여주
오.. 오늘따라 좀 예뻐보이네?

나는 거울을 보며 싱긋 웃어보기도 하고, 울상을 지어보기도 하고, 셀카를 찍듯이 브이를 해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지잉

오전 9:37

김태형
-준비 끝!

오전 9:37

권여주
-앗 그럼 지금 나갈까?

오전 9:37

김태형
-그럴까? 나도 지금 나갈게

오전 9:38

권여주
-웅 구랭 ㅎㅎ

심장이 점차 빨리 뛰기 시작했다.

만나는 목적은 피피티 제작이었지만 단둘이 카페에서 있을 생각을 하니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설레는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걷다보니 금세 정문 앞에 도착했다.


권여주
언제 오려나..

나는 태형이 오기 전 손거울을 슬쩍 꺼내 앞머리는 괜찮은지, 화장은 번지지 않았는지 확인을 해보았다.


권여주
좋아, 좋아 완벽해..!


김태형
여주야~!


권여주
아, 왔네..!

아침에도 태형이는 잘생겼다.


김태형
그럼 갈까?


권여주
.. 응!

나는 아까 거울을 보며 연습한 대로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권여주
뭐.. 마실래?


김태형
난 그냥 복숭아 아이스티 마시려고


권여주
엇, 나도 그거 좋아하는데..!


김태형
정말?


권여주
응응!

사실 복숭아 아이스티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공감대를 쌓기 위해 그렇다며 공감을 했다.


김태형
그럼 복숭아 아이스티 두 잔 시킬까?


권여주
응, 난 좋아


김태형
시키고 올게


권여주
어? 아니 잠시만..!


김태형
응?


권여주
너가 사게?


김태형
응, 그럴게. 사양하지는 말고.


권여주
어..?

그 순간 나는 머리를 굴렸다.

카페에서 태형이가 쏜다면, 나는 이걸 핑계로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권여주
… 그래, 남이 사준다는데 사양하면 안 되지.


권여주
고마워, 잘 마실게!


김태형
응응

태형이는 나를 보며 씩 웃고는 카운터로 향했다.

태형의 미소를 보자마자 내 얼굴은 빨개졌고, 혹여나 태형이 그것을 보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김태형
나 왔어!


권여주
응, 고마워..!


김태형
자 그럼 시작해볼까?


권여주
그래!


김태형
윤기가 자료 정리한 거 나한테 보내줬어.


김태형
우린 이걸 토대로 작업하면 될 것 같아


권여주
.. 응, 좋다!

나는 열심히 얘기하는 태형을 빤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김태형
.. 혹시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권여주
어, 어..? 아니..!

태형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결국 태형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김태형
아.. 응..

분위기가 애매해졌다.

알바생
K-55번 고객님, 복숭아 아이스티 2잔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때, 우리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김태형
아..!

태형이는 눈치를 보다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권여주
내가.. 가지고 올게..!

그리고 나는 그런 태형을 도로 앉게한 뒤 일어서서 카운터로 향했다.

알바생
복숭아 아이스티 두 잔 맞으시죠?


권여주
네, 감사합니다

알바생
두 분.. 혹시 커플이세요?


권여주
네?

당황했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알바생
너무 잘 어울려요..! 오래 가세요..!

그리고 알바생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권여주
아.. 가, 감사해요..

나는 바보같이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

그래도 뭐.. 인정해봤자 알바생이 우리한테 커플 이벤트를 해줄 것도 아니고 상관 없겠지.

나는 복숭아 아이스티 두 잔을 들고 자리로 복귀했다.


김태형
아, 고마워


권여주
응 잘 마실게!


김태형
응응

나는 복숭아 아이스티를 한 모금 마셨다.

나름 먹을만 했다.


김태형
그럼 이제 진짜로 시작해볼까?

태형은 기지개를 피며 말했다.

알바생
저기…


김태형
네?

알바생
제가.. 사실 포토 스튜디오 알바도 하는데..

아까 그 알바생이었다.

알바생
그.. 두 분 너무 잘 어울리셔서..

알바생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희 스튜디오에 오셔서 커플 사진 한 번 찍으실래요..?


김태형
네…??

그리고 나는 그 때 직감했다.

‘아.. 내가 말실수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