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behind 5


(은비시점)

나는 소정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왔다


정은비
예원이가 유학간다는 거...


정은비
언젠간... 알게 될텐데... 하아...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 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정은비
예린이 어떡하지....?

꼴에 친언니라고...

지금은 예린이가 너무 걱정된다

이렇게 힘들 걸 알았으면...

그랬으면... 그래도 귀띔이라도... 해줬을텐데...


정은비
하아...

한참 의자에 앉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예린이가 왔다


정예린
하아... 다녀왔습니다....


정은비
어, 왔어?


정예린
응...

나는 티 내지 않으려고 했다

정말 그랬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하아....

예린이는 식탁에 케이크를 두고 안으로 들어갔다


정은비
......

아마... 예원이가 준 선물이겠지...

나는 케이크를 냉장고에 넣고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린이가 밖으로 나왔다


정예린
언니


정은비
응?


정예린
혹시 오늘 소정이 언니 만났어?

소정이.... 만났지...

예원이 유학 일로....


정은비
어...


정예린
언니가 무슨 말 안 했어?

소정이가 무슨 말 안 했냐고...?

많이 했어... 정말...


정은비
.... 어

근데 왜 내 입에선...

거짓말이 나오는 걸까..?


정예린
하... 언니...


정은비
... 어?


정예린
예원이가 선물을 줬어

무슨 얘기를 하려고...


정예린
근데 10주년은 내일이야


정예린
하루 일찍 선물을 준다는 거, 무슨 의미야..?

....

이별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

예원이는 내일... 떠나니까...


정은비
.... 글쎄

차마 너에게 예원이가 유학 간다는...

그런 얘기는 하지 못하겠어...

정말 미안해.. 예린아...


정예린
하... 됐어

예린이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정은비
.....

나는 예린이가 들어간 방을 쳐다보았다

굳게 닫혀진 방문이...

예린이가 나에게 마음을 닫은 것처럼 보여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

다음 날, 나는 대학교에 가기 위해 준비를 했다


정은비
언니 갔다올게


정예린
어..

나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예린이에게 인사 후 신발을 신고 문을 열었다

툭-

그때 떨어지는 봉투 하나

나는 봉투를 집어들었다


정은비
... 이게 뭐지..?

봉투 뒷면을 보니 <To.예린 from.예원> 이라고 적혀있었다

예원이가 유학에 가기 전, 예린이에게 주는 편지라는 걸...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정은비
.... 예린아, 이거 너한테 왔다


정예린
... 어 놔두고 가

나는 편지봉투를 식탁에 놔둔 후 밖으로 나왔다

*


정은비
하아...

머리가 아팠다

예린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만....

숨긴 것이 미안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김소정
안녕... 은비야....


정은비
어... 안녕....

소정이가 강의실로 들어왔지만, 아무 말이 없었다


정은비
... 예원이 갔어?


김소정
응...


정은비
예원이가 편지 두고 간 거지..?


김소정
응....

나는 대화를 이어가려 했지만 더 이상은 진행은 안 될 것 같았다

*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었다


정은비
....

지금은 예원이가 유학간 거... 알았을텐데....

진짜 미치겠다

한참 고민하고 있을 때, 예린이가 들어왔다


정은비
왔어 정예ㄹ...


정예린
언니

예린이의 목소리가 많이 가라앉았다

이 목소리... 굉장히 낯설다....


정은비
... 어..?


정예린
예원이.. 유학간 거... 왜 진작 얘기 안 했어??!!


정은비
...

예린아... 미안해....

미안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서 더 미안해..


정예린
언니 잘 알잖아!! 오늘이 내가 예원이 만난 지 10년 되는 날인 거,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친한지.... 잘 알잖아..

그치.... 잘.. 아주 잘 알지...


정예린
진작 말해줬으면... 준비한 선물이라도 미리 주고...비록 하루라도 준비의 시간을 갖고... 끝까지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었잖아...

그랬겠지....

하지만 난 너가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그래서 숨긴 거였는데..

비록 다른 이유도 있지만...

어쨌든 숨겨서 미안해..


정예린
나도... 화 안 내고... 예원이가.. 내 손 뿌리칠 일도... 없었을 거잖아.....

많이... 많이 속상했구나...


정예린
흐으.... 언니도.... 잘 알면서...


정은비
언니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예린아....

친언니라는 사람이... 예린이 마음도 헤아려 주지 못해서 미안해...

나는 한참 예린이를 토닥여주었다

내가 아무 말 없이 토닥여주자,

예린이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정예린
나... 방에 들어갈게..


정은비
... 그래..

예린이가 방에 들어가고 난 다시 생각에 잠겼다

예원이가 돌아오는 날은 4년 뒤...

그때까지 예린이가 잘 버틸 수 있을까..?

behind 5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