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너를 꼬시는 방법

36. 안겨도 돼

내가 골라준 모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윤기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이제 윤기도 나한테 마음이 생긴 걸까...? 라는 생각이 요즘 들어 자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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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럼 그거 계산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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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잠깐만"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윤기는 두리번거리더니, 모자 하나를 내 머리에 푹 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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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이거 잘 어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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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난 모자 안 사도 돼"

내가 지금 돈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아서 네 모자만 사도 내 한달치 쓸 돈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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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가 사주는 거니까, 그냥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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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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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네가 나한테 목도리도 사주고 모자도 사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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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이번에는 내가 사주는 거라고"

그렇게 결국에는 나는 윤기의 모자를 계산하고 윤기는 내 모자를 계산했다.

우리는 커플 모자 같은 모자를 쓰고서는 모자가게에서 나왔다.

가게 직원 분이 하신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플이네요'

진짜로 그 말대로 우리가 커플이었으면 좋겠다.

근데 그냥 친구라기에는 가깝고 커플이기라기에는 먼 우리는 도대체 무슨 사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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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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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아,아무것도 아니야"

쓰윽-]

그 사이에 신호등도 없이 훅 들어와서 내 손을 잡는 윤기였다.

이렇게 보면 얘 진짜로 나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지?

혹시 내가 꼬신다고 했었을 때,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는 자존심 때문에 말 못 하는 건가...?

너 나 좋아해? 라고 물어볼 수도 없고 진짜...!!

그렇게 머릿속이 복잡해진 채로 우리는 영화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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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 맞다. 내가 무슨 영화 예매했는지, 말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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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아니. 무슨 영화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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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공포영화인데, 괜찮아?"

잠깐만... 뭐? 공포영화라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들 중의 하나인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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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ㅇ,어... 고,괜찮아" ((완전 얼어 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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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너 안색이 많이 안 좋은데,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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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ㅇ,아냐. 나 볼 수 있어"

윤기가 보고 싶어서 고른 영화일 텐데, 나 때문에 다른 걸 고르게 할 수는 없지.

그렇게 해서 영상관에 들어와 불이 꺼지니, 내  심장은 더욱더 두려움에 떨렸다.

그런 나를 알아챈 건지, 우리 사이에 있었던 받침대를 올리더니, 한쪽 팔로 나를 끌어서 자신에게 밀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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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무서우면 나한테 안겨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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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너만 안길 수 있으니까"

오늘의 포인트:

1. 여주한테 받기만 해서 자신도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서 여주에게 모자를 사주었다. 여주가 골라준 모자랑 비슷한 걸 산 건 안 비밀.

2.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플이네요' 라는 직원의 말에 윤기는 '감사합니다' 라고 답했다.

3. 윤기가 공포영화를 고른 이유는 여주에 반응을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무서워 하는 윤기에 그냥 바꿀까 생각했지만, 괜찮다는 여주에 관뒀다.

4. 영상관에서 불이 꺼지자 벌벌 떠는 여주에 그냥 바꿀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한 윤기는 결국 용기를 내서 여주를 끌어서 자신에게 밀착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