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늘 응원해
사이다 투척! (1)


석주가 이야기를 마치고 난 후, 둘 사이에는 약간의 정적이 맴돌았다.


석주
혹시 베르타가 무슨 짓 안 했어?


석주
그 놈이라면 충분히-

-쨍그랑.

베르타라는 이름에 여주가 갑자기 들고 있던 젓가락을 놓치고 말았다.

여주의 두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석주
...............


석주
....... 걔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여주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지워보려 해도 베르타에 대한 끔찍한 기억은 여전히 선명했다.

여주가 금세 피폐해진 표정으로 조용히 말했다.


여주
억지로.......


여주
억지로 입술을.....

여주는 더 이상 꺼내기도 싫다는 듯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석주
... 걱정 마.


석주
이제 그 새끼는 감방에 처넣을 일 밖에 안 남았으니까.


석주
어쩌면 미국인이니.... 미국으로 보내진다면 전기의자에 앉힐 수도 있어.

여주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여주가 병원에서 지낸 지 벌써 일주일 째가 되었다

그동안 석주의 도움도 받으며 상담을 받으니, 조금씩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석주가 호텔로 돌아가서 혼자 정국의 옆을 지키게 된 건 이틀 째였다.

여주는 그동안 했던 것처럼 정국의 옆에서 앉아 정국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주
뇌진탕에다가....


여주
갈비뼈까지 부러지고...


여주
제발 일어나란 말이야....

여주그 정국의 침대 위로 팔을 쭉 뻗어 얼굴을 시트에 묻었다.


여주
이제 겨우...


여주
우리 둘 다 잘 돼가나 싶었는데...

여주의 두 어깨가 들썩였다.

그때....


정국
..... 울긴 왜 울어.

정국의 따뜻한 손이 침대 위로 뻗어 있는 여주의 손을 잡았다.


여주
어....?

여주가 한참동안 멍하니 있자 정국이 자신의 몸상태를 확인했다.


정국
음...


정국
머리만 다친 건 아닌 것 같네.


여주
아... 그, 그... 갈비뼈가....

그렇게 말하는 여주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와락.

그러자 정국이 그런 여주를 침대 쪽으로 끌어당겨 안았다.


정국
그래도 이제 좀 컸나 싶었는데...


정국
아직 애기네, 애기.


여주
어떡해애....


여주
너어.... 많이 아프잖아아.....

여주가 훌쩍 거리며 울었다.

정국은 미소를 지으며 여주의 등을 토닥였다.



정국
..... 괜찮다니까?


정국
많이 걱정했어?


여주
당연하지이.......

정국이 여주에게 한 번 웃어보이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국
그나저나....


정국
이 병원 되게 좋다.


정국
이렇게 좋은 특실은 처음인데?


여주
엄.........


여주
여기.... 너희 병원이야.


정국
아... 그래? 그렇군...


정국
석주 형은?


여주
오빠는 호텔에 갔어.


여주
너도 무리하지 말고 누워 있어.


정국
히잉.....

정국이 난데없이 애교를 부리자 여주가 멈칫했다.


정국
여주 이제 유학 가기 전에 더 많이 놀구 싶었는데엥....


정국
이렇게 병원에만 있으려니이..... 히이이이잉...


여주
뭐, 뭐야....

여주의 두 볼이 왠지 모르게 빨개졌다.


여주
그, 그리고!


여주
너 회복 되면 이제 우리 경찰서 가서 그 외국인 셋 만나야 돼.


여주
빨리 회복해...


정국
ㅎㅎㅎㅎ 그럼 네가 좀 도와줘야겠어!


여주
으음...?

정국이 붕대로 감긴 상체 위에 후드티 하나를 두르고 링거 걸이를 잡으며 일어났다.


여주
어어....?


여주
조심하라니까아...?

정국이 여주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국
잡아 줘, 손.

여주는 정국이 시키는 대로 정국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둘은 사이좋게 손을 잡은 채로 병원 산책로로 향했다.


여주
아니... 누워 있으라니까...


여주
너 지금 안 괜찮은 거 아니야?


그러자 정국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국
음... 갈비뼈가 좀 시리고 머리가 좀 울리는 것 빼고는 멀쩡해!


여주
... 그게 안 괜찮다는 거잖아!!!!!

그렇게 정국은 강제적으로 다시 병원 특실 침대에 누웠다.


정국
심심한데엥.....


여주
아, 가만히 있어.


여주
너 그러다가 증상 더 악화되면 어쩔래?


정국
치이......

정국이 뾰료통해 있자, 여주는 피식 웃으며 석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석주
-어, 왜?


여주
-아, 오빠! 정국이 일어났어!


석주
-정말?


석주
-음... 일단 내가 그리로 갈게.


석주
-뭐 좀 사갈게. 뭐 먹을래?

여주가 석주의 말에 정국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여주
정국아 뭐 먹을래??


정국
.... 아무거나.


여주
-아무거나!


석주
-... 그럼 잠깐 내려와. 같이 사 가자.


여주
-아, 알았어! 그럼 지금 내려간다!

여주가 급하게 지갑과 남색 후드집업을 어깨에 두르며 병실 문고리를 잡았다.


여주
정국아, 금방 다녀올게!

여주가 병실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정국이 자신의 옆구리를 움켜쥐며 말했다.



정국
.... 아니, 이거 뼈가 붙을 수 있기는 한 거야?


여주
어.... 구내 식당은 따로 있잖아....?


석주
어. 여기는 도시락이나 외부 음식 먹는 곳.


석주
너희 병원 대단하다.

정국이 멋쩍게 웃었다.

석주와 여주가 사온 음식은 튀+떡+순 세트와 아이스크림이었다.

셋은 외부음식 섭취구역(?)에서 시장의 손맛이 담긴 음식들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정국
이야~ 여기 맛있다.


정국
어느 집이야?


여주
아~ 이거 그 근처 시장에 입구에서 8번째에 있는 집.


여주
맛집인 것 같더라~ 줄도 꽤 있었어!


정국
그러게... 절로 힘이 나는 느낌...!?

정국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국
이대로라면 당장에 경찰서도 찾아갈 수 있다아!!!


여주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정국
어! 그냥 가자!


정국
미뤄봤자 걔네 제삿날을 늦추는 건데 뭐!


석주
음.... 그래.... 그럼 지금 바로 경찰서로 가자.

그렇게 셋은 시장에서사온할머니의손맛이느껴지는아주맛있는떡볶이를 먹고 파워 만렙을 찍은 정국을 앞세워 외국인들이 있는 경찰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