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고 싶어》
첫연습



배여주
"그래서, "


배여주
"수영을 가르쳐달라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요하게 여주를 쫓아왔다. 여주가 장난치냐는 식으로 묻자 시무룩해지는 민규다. 너라면 나보다 인어처럼 수영하는 건 잘 알잖아.



김민규
"나, 바다에 가고 싶어. 그러니까 도와줘."

민규가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부탁하자 못 이기는 척 고민하더니 이내 승낙하는 여주다.



배여주
"하... 기초는 알지?"

여주가 승낙하며 기본을 묻자 바다로 돌아간단 사실에 기뻤는지 뛰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민규였다. 여주는 그 뒤를 천천히 따랐다.


배여주
"혹시 연습하다가 들킬 수도 있으니까, 이거 끼우고 연습하자."


여주가 연습용 핀을 민규에게 건냈다.

우와, 민규는 자신의 지느러미보다 더 단단한게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여주는 한숨을 쉬더니 따라해보라며 핀을 두발에 가지런히 끼워맞추고는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민규는 여주를 따라가려다 수영장 바닥에 미끌려넘어지는 바람에 들어가게 되었다.

다른 장비는 착용하지 않은채 잠수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자 민규는 여주의 신체능력에 감탄한다. 들어온지 꽤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숨을 참고 있었다.

몇 바퀴를 더 왕복하다가 여주가 위로 올라가자 민규도 따라올라간다. 여주가 젖은 머리를 뒤로 젖히며 민규에게 물었다.



배여주
"그럼 너는 물에서도 숨 쉴수 있겠네?"



김민규
"뭐... 당연하지. 너는 종목이 잠영이랑, 핀수영이랬나."

어느새 연습하자는 목적을 잊어버린채 얘기하기로 초점이 맞춰졌다. 뭔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들이다.


배주현
"쟤네 둘이 수영도 같이 하는 거면 이건 빼박이다."

그들을 조용히 지켜보던 둘이 작전대로 천천히 걸어나오며 말했다. 한참을 따라오며 말했음에도 아직 그들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석민
"이야, 우리학교 인어커플의 탄생인가?"


배여주
"뭐?"

석민의 발언에 어이없어하며 여주가 물 밖으로 뛰쳐나와 석민을 쫓았다. 석민은 소리를 지르며 오두방정을 떨었다.

민규는 ``인어`` 라는 말보다 ``커플`` 이라는 말에 뜨끔하며 수영장 밖에 걸터앉았다. 아니, 애초에 왜 뜨끔하는 거야?

주현이 여주를 바라보다가 앉아있는 민규에게 다가와 말했다.



배주현
"오, 둘이 무슨 사이? 여주가 누구랑같이 연습한 적 별로 없었는데. "

주현이 눈을 반짝이며 묻자 민규가 사실대로 주현에게 대답했다.


김민규
"그냥...연습할 겸 가르쳐주는 거."

그래, 배여주가 그럴리 없지. 연습이라는 말에 시시하다며 주현은 여주를 뒤따라간다.

어느새 약속하기라도 한 듯 세 명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여주가 건네준 핀을 벗었다. 벗고보니 신기하게도 발에는 물이 닿지 않았다.

핀을 제 품에 꼭 안고 수영장을 나오던 민규는 생각했다.


김민규
'그냥 이게 다야.'

자신이 생각한 말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맘에 들진 않았다. 수업종이 울리자 민규는 복도에 나타난 석민과 아무렇지 않다는 듯 교실에 들어갔다.

03:22 PM
석민과 민규가 교실에 발을 들이자 먼저 와있던 여주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여주는 석민의 볼을 꼬집더니 민규를 바라보며 말했다.


배여주
"이석민 니 덕분에 오늘 연습은 글렀다."

그러고는 자리에 돌아가서 앉자 석민은 그런 여주의 머리뒤로 가운데손가락을 올렸다. 민규는 조용히 석민을 끌어 자리에 앉았다.

역사쌤
"오늘은 '을사오적' 에 대해서 토의해보도록 하세요. 1조는 무조건 발표 시킬테니까 준비하고."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모둠을 만든 네 명은 비장하게 모였다. 민규가 둘러보더니 물었다.


김민규
"이번에는 알거라고 믿는다."


이석민
"이번엔 공부를 했었지, 하하."

전세역전. 말그대로 전세역전의 상황이었다. 공부를 했다는 말에 여주가 눈치를 보자 노렸다는 듯이 석민이 여주에게 무서운 기세로 물었다.


이석민
"자, 배여주 먼저 말해볼까?"

석민의 계획을 눈치챈 민규와 주현은 동시에 여주를 쳐다봤다. 당당하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빛이었다.

여주가 주현에게 조용히 묻자 석민이 눈치채지 못하게 입을 움직여 답을 알려준다.


배주현
"그 우리나라를..."

주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억났는지 책상을 탁 치며 소리쳤다.


배여주
"아, 우리나라 팔아먹은 XX들?"

여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하필 여주가 말할때만 조용해졌던지라 선생님께 그 말이 들려버린 것이다.

유일하게 현실을 직시한 민규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저번과 다를게 없는 표정이다.



김민규
"망했다."

역사쌤
"1조 남아."

오늘도 절규했다.

06:27 PM

이석민
"오늘은 배여주가 역사를 안 것이 죄로구나."


배여주
"...그게 그렇게 크게 들릴 줄 몰랐지."


배주현
"됐으니까 이참에 발버릇 좀 고쳐라. 사투리도 아니고 그게 뭐냐?"

석민은 대걸레를 들고 화장실로 향해 사라진지 오래였다. 주현은 여주에게 일침을 날리고는 교실을 나섰다.

여주가 삐진 입을 내밀자 조용히 여주를 부르는 민규다. 여주는 주현이 교무실에 가는 걸 확인하고는 부름에 응했다.


김민규
"야, 오늘밤에 수영하다가자."

헐, 하필 오늘? 여주의 목소리가 복도에 메아리치자 급하게 자기 입을 막아버린다.


김민규
"이왕 청소한다고 늦었는데 더 늦으면 뭐 어때서. 한 번에 쫙 해주고 안 해주는게 나을텐데."


배주현
"야, 청소다했으니까 가자."

하필 기막힌 타이밍에 주현이 말하자 둘에게 눈치를 주고는 여주를 끌어갔다. 석민은 체념한 듯 민규를 떠나보냈다.


이석민
"친구여, 잘가게."

민규는 주현에게 눈짓을 하자 조용히 석민을 데려간다. 단 둘이 남아버리자 여주는 주위를 살피다 옮겨지는 발걸음이 신경쓰였다.

여주는 마음속으로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이미 발걸음은 수영장을 향해가고 있었다.

결국 수영장에 도착한 여주는 체념한듯 발에 핀을 착용했다. 나란히 수영장에 걸터앉아 걸어오고 있는 민규에게 물었다.


배여주
"근데 아까 수영도 잘 하던데, 왜 바다를 가려고 수영을 배운다는 거야?"

여주의 질문에 난감해하는 민규다. 사실 그런 대답 같은건 딱히 생각해본적도 없었는데.


김민규
"...잘 모르겠어."

민규는 왠지 고개가 숙연해졌다. 민규의 대답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무릎을 탁 치며 여주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배여주
"야, 모든 일의 시작은 자아성찰이야. 공부도 잘 하면서 그것도 몰랐다는 것 아니지?"

자아성찰, 이라.

그래, 니 말이 맞는 것 같다. 일의 원인을 알아야겠지.

내가 언제부터 바다를 무서워하게 됐었더라.

아마 기억도 나지 않던 어린 시절부터가 아니었을까.

왕
"왕자가 울기만하다니 한심하구나."

여왕
"아니에요, 우리 씩씩한 왕자님은 해내실 거랍니다. 엄마는 우리 민규를 믿어."

그 해답은 내가 기억하는 기억중에 가장 오래된 기억인 것 같았다.

내가 4살때 일이었다.


☆작가데쓰☆
아직 들려드릴 이야기는 많답니다...훗(첫등장)


☆작가데쓰☆
아 그리고...



☆작가데쓰☆
어제 10시 정각에 100이 넘었답니다...! 봐주신 분들과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가데쓰☆
설날연휴라서 더 쓸 수도 있고 더 못 쓸수도 있는데, 그동안 재밌는 스토리가지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작가데쓰☆
다다음편엔 Q&A를 진행할 예정이니 궁금하셨던 건 질문 받겠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다른 작품도 찾아봐주셔도 좋습니다!



☆작가데쓰☆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