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에도 예보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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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어, 작가님 여기요!


김석진
안녕하세요. 뭔가 오랜만에 뵙는 느낌이네요.


김태형 큐레이터
그러게요. 그··· 아직도 얼굴 잘 못 알아보시는 거예요?


김석진
그렇죠···. 제가 좀 오래 두리번거렸죠?


김태형 큐레이터
아니에요. 뭐라도 시킬까요?

···


김태형 큐레이터
아, 이거요. 작가님 팬이 주신 거예요.


김석진
편지네요?


김태형 큐레이터
네. 팬분이 꼭 전달해 달라고 하셔서.


김석진
아, 감사해요.


김태형 큐레이터
이거 때문에 보자고 한 건 아니고···, 윤 큐레이터님께 들었어요. 두 분 썸타신다고.


김석진
아··· 맞아요.


김태형 큐레이터
소개팅해 볼 생각 없냐고 하니까 작가님하고 썸탄다고 거절하시더라고요.


김석진
아··· 네. 그런데 그 말씀을 왜···.


김태형 큐레이터
사실 이 얘기 때문에 보자고 했어요.


김태형 큐레이터
윤 큐레이터님 작가님 만나기 전까지 정말 잘 지내셨거든요. 작가님을 만나고부터 풀이 죽어있고, 물론 오늘은 괜찮았지만요.


김태형 큐레이터
작가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직장 후배로서 정말 존경하고 아끼는 큐레이터님이었어요. 그래서 큐레이터님이 더욱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고요.


김태형 큐레이터
큐레이터님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인··· 거죠?


김석진
좋아하는 마음은 사실이죠. 다만···, 저도 윤 큐레이터님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에요. 물론 저보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요.


김석진
계속 밀어냈지만, 윤 큐레이터님 마음이 쉽게 바뀌지 않더라고요. 어쩔 수 없었어요. 윤 큐레이터님이 일단 슬프지 않으려면 썸이 최선의 방법이었으니까요.


김석진
제가 윤 큐레이터님을 좋아하는 마음은 사실이지만,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를 바라는 거는 변함없어요. 그래서 썸만 타자고 한 거고요.


김태형 큐레이터
작가님께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몰랐네요. 제가 너무 무례했다면 죄송해요.


김석진
아니에요. 맞는 말인데요. 아까 소개팅 들어왔다고 했죠?


김태형 큐레이터
아, 네.


김석진
윤 큐레이터님을 정말 위한다면, 더 정들기 전에 빨리 정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썸탄 지 이제 겨우 3일째예요.


김석진
섣불리 정리한다면 윤 큐레이터님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김태형 큐레이터
그러면 천천히 생각 정리하고 정리되면 연락해 주세요. 그 뒤는 이제 제가 알아서 할게요.


김석진
네, 너무 늦지 않게 연락드릴게요.

윤여주
둘이 여기서 뭐 해···?


김태형 큐레이터
엇! 깜짝이야···. 그러는 큐레이터님은 여긴 웬일이에요?

윤여주
웬일이긴. 카페에 커피 사러 왔지. 그러는 둘은? 작가님은 왜 여기 있어요?


김석진
어···.

윤여주
내가 오면 안 되는 거였어요?


김석진
아니, 아니에요.


김태형 큐레이터
작가님 팬분이 전해달라는 게 있어서 드리고 가려던 참이었어요.

수상했다. 그냥 전해주고 가는 거면 벌써 갔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오늘 할 일이 조금 남아서 김 큐레이터보다 한참 늦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난다고? 금방 전해줄 거면 카페까지 올 필요가 있었나?


김석진
그럼 가볼게요. 고마워요.


김태형 큐레이터
네, 들어가세요. 윤 큐레이터님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윤여주
어··· 그래.

윤여주
작가님.


김석진
네?

윤여주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죠.


김석진
···숨기다니요. 내가 큐레이터님한테 뭘 숨겨요.

윤여주
정말요···? 진짜 없어요?


김석진
그럼요. 없어요.

윤여주
그럼···, 말고요. 오늘은 뭐 했어요?


김석진
제가 뭐 할 게 있나요. 그림 그렸죠.

윤여주
정말요? 보여주면 안 돼요?


김석진
다음에··· 보여줄게요.

윤여주
다 다음이래···. 다음에 진짜 다 보여줘야 해요.


김석진
알겠어요. 이제 들어가요.

윤여주
나 안아줘야죠.


김석진
···이리와요.

오늘 작가님이 좀 이상했다. 왠지 다시 썸타기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작가님 표정에서도 나 뭔 일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다 티가 났지만, 말 안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하며 그냥 입 닫고 있었다.

윤여주
갈게요, 그럼.


김석진
조심히 들어가요. 잘 자고요.

윤여주
작가님도요.

···

찝찝했다. 무슨 생각인 건지 알 수가 없으니까 계속 신경 쓰이고 잠도 안 왔다. 안 되겠다 싶어서 오전 1시가 넘은 늦은 시각에 통화 버튼을 눌러버렸다.

‘르르르르···’

통화 연결음이 얼마 가지 않아 멈췄고, 작가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석진
📞 아직··· 잠 안 잤어요?

윤여주
📞 작가님은요? 내가 깨운 거예요?


김석진
📞 아니에요. 나도 안 잤어요. 무슨 일 있어요?

윤여주
📞 썸타는 사이에··· 꼭 무슨 일이 있어야만 전화해요?


김석진
📞 그건 아니지만, 새벽에 이렇게 전화할 일은 별로 없잖아요.

윤여주
📞 작가님. 작가님··· 나한테 정말 할 말 없어요?


김석진
📞 큐레이터님, 무슨 일 있어요?

윤여주
📞 나 말고 당신이요. 작가님이 무슨 일 있잖아요.


김석진
📞 전화로 얘기할 건 아닌 거 같은데 내일 저녁 아, 12시 지났으니까 오늘이네요. 오늘 저녁에 만날까요?

윤여주
📞 그냥 지금 만날까요? 나 못 기다리겠어요.


김석진
📞 그럼 제가 집 앞으로 갈게요. 천천히 내려와요.

윤여주
📞 알겠어요.

윤여주
말해봐요. 대체 뭔데요.


김석진
나··· 외국 가야 할 거 같아요.


MEY메이
다음 주에 봐요!! 오늘도 보러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