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줄게, 나쁘게.
Episode 139 ˚ 각자의 위치, 각자의 말



지난 이야기


무사히 진료를 마친 여주.

한 편, 여주를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태형.

그런 태형을 안아주고선, 보고싶을 거란 한 마디를 해주자

이내 기분이 좋아져서 미소를 띠는 태형이다.



_집으로 돌아온 여주는, 가방을 내려놓고 물을 한 잔 마신다.


정여주
우응......

_멍하니 한 곳만을 바라보던 여주.


_빈 집 안을 슥, 훑고선 자리에서 일어난다.


정여주
청소라도 좀 할까_

_거실 창문을 활짝 열어, 청소기를 가지러 가려는 여주인 반면에


으르르르르르.

_가방 안에서 울리는 폰.


_저장되어 있지않은 전화번호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여주가 끝내 받아든다.


정여주
- 여보세요?

- "여주 목소리 맞네-"


_아니나 다를까, 전화를 받기 무섭게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정여주
- 누구...신지.

- "기억 못 해주니까 조금 서운한데?"

- "나 알잖아-"


임유리
- 네 고딩 친구. 임유리-ㅎ


그래, 차은우랑 결혼한다던.

네가 무슨 일로 나한테 연락을 다 줬을까.





박지민
부르셨습니까.

_딱딱한 어조의 지민을 뒤따라 문을 열고 어디론가로 들어온 태형.

병원장
그래, 불렀지.


김태형
그...


김태형
출장 관련한 말씀이시라면, 저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병원장
알지, 알아.

병원장
일단 앉아보게, 두 사람 다.


병원장
나도 알다시피 김선생은 확실한 의사를 밝혔어.

병원장
출장을 가지않겠다고.

병원장
박선생은 어떤가, 자네 의견을 물어보려 하는데.



박지민
···저도.


박지민
갈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병원장
······.

_지민의 말 뒤로,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는 병원장.

병원장
도대체...

병원장
두 사람 다 의사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병원장
왜 외면하는 거야.

_병원장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듯, 흥분했는지 얼굴만 붉어진다.


김태형
저도 그렇고,


김태형
박지민도 그렇고.


김태형
젊은 나이에 이미 많은 걸 얻었습니다.

병원장
알지, 내가 잘 알아.


김태형
단순한 정규 의사직뿐만이 아닌,


김태형
그만큼의 명예와 부도 얻었고요.


김태형
병원장님께서 어이 없어 하실 걸 압니다.


김태형
하지만,


김태형
스물 여섯, 어린 나이에


김태형
저희는 책임 지고 지켜야할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병원장
······.


김태형
저희와 똑같은 나이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지만


김태형
저희는 이제 자신만을 위하는 인생을 살기엔 늦어버렸어요.


김태형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병원장
김선생···.


김태형
저라고 이 기회를 버리고 싶진 않은 게 사실이지만


김태형
저를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하면 포기하는 게 맞는 선택일 듯 합니다.


김태형
병원장님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_병원장의 말은 신경 쓰지 않고서,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하는 태형이다.

_태형의 말을 가만 듣고 있던 병원장은, 눈을 지그시 감더니 거친 숨만 내쉬지.

병원장
······.



김태형
저희는 지금 자리에서 있는 한 최선을 다 하며 일하겠습니다.


김태형
약속드리겠습니다.


_여주를 떠나보낼 때와는 달리, 사뭇 진지한 표정의 그가 병원장을 쳐다본다.

병원장
······

병원장
······하아, 나가 봐.

_돌아온 대답은, 인정 못 하지만 두 사람을 이해 해야하는 병원장의 복잡한 심정이 가득 담긴 대답이었지.

_고민하고, 가장 실력 좋은 두 사람을 고심 끝에 뽑았을텐데 그 두 사람은 이 기회를 거절해버리니_ 기가 찰 만도 하니까.





정여주
- 아, 임유리···.


임유리
- 잘 지냈니, 여주야?


임유리
- 아 참, 청첩장은 잘 받았어?ㅎ


정여주
- 응, 잘 받았어.

_자신의 가방에서 꺼낸 청첩장을 만지작거리며 답하는 여주.


임유리
- 결혼식에 와줄 거지?


정여주
- ······ㅎ.


정여주
- 당연히 가야지, 누구 결혼식인데.


임유리
- 말만이라도 고맙네_ㅎ


임유리
- 남편분이랑은 여전히 잘 지내지?


정여주
- 못 지낼 건 또 뭐겠어_ㅎ


임유리
- ···ㅎ.


임유리
- 결혼식에 꼭 남편분이랑 같이 와, 오랜만에 인사도 할 겸.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나보네_

태형씨는 너한테 베풀 시간 따윈 없는 데 말야.


정여주
- 그래야지_


정여주
- 아 참,


정여주
- 이번에 너랑 결혼하는 남편분 말이야.


임유리
- 은우? 왜?ㅎ


정여주
- 아···ㅎ


정여주
- 남편 관리 잘 하라고_ㅎ


정여주
- 보기완 다르게, 이중성이 있는 사람이더라_

_그 말과 동시에, 알게 모르게 쥐고 있던 청첩장을 서서히 짓누르며 꾸겨버리는 여주였지.




#비하인드

#병원장 사무실에서 나온 태형과 지민_



김태형
와....


김태형
야, 나 방금 진짜 멋있었다.


박지민
힐끗-]


박지민
풉, 그래.


김태형
우리 여보는 내가 이런 사람이란 걸 알까-


김태형
앟ㅎ 진짜.ㅎ

_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발을 동동 구르는 태형이지.


김태형
진짜 내가 생각해도 멋있었다.


김태형
크으-



김태형
지켜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김태형
이야아~~~


박지민
힐끗-]


박지민
그래- 그래-


박지민
나 먼저 간다.



김태형
아, 왜 맨날 나 두고 가는데-!!!!


김태형
같이가,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