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줄게, 나쁘게.
Episode 142 ˚ 어두운 밤, 너에게 전하는



지난 이야기


진료를 하나씩 끝내며, 태형이 여주 볼 시간이 점점 앞당겨지던 와중에-

갑작스레 들려온 응급실의 호출 소식.


다른 생각 할 겨를도 없이, 수술 진행에 있어서 자신이 리드하는 태형이다.


10:40 PM


삐빅- 삐빅- 삐빅- 삐빅-

_전보다는 규칙적으로 변한 심박수 소리가, 침묵에 젖은 수술실을 가득 메운다.



김태형
···다 되어간다,


김태형
봉합만 하면 끝이야.

_혈흔이 가득 묻은 수술 도구를 초록빛의 천에 하나 둘씩 내려놓는다.


"김선생님은 먼저 가보세요"

"마무리는 저희가 하겠습니다_"


김태형
···그럴래?

_뒷목이 뻐근했던 모양인지, 한 손으로 감싸잡으며 좌우로 젖혀보고선 뒤로 물러나는 태형.

"수고하셨습니다,"



김태형
그래, 다들 수고했어.


김태형
마무리 잘 해줘_

_수술방을 나가면서도, 수술대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는 그다.


_나오자마자, 어김없이 응급실로 내려온 태형.

_주변을 살피며 누군가를 찾는 듯하다.



김태형
···어,


김태형
박지민_

_힘이 제법 빠진 듯한 목소리로, 자신 못지않게 기운 없어보이는 지민을 부르는 태형.


박지민
어?뭐야, 수술은 끝났어?


김태형
지금 막.


김태형
상황은 어때


박지민
여전해.

_지민의 대답을 듣고, 주위를 더 둘러보면 그제서야 귓가에 꽂히는 사람들의 울부짖는 소리.


김태형
······.

_출입문 밖을 내다보면, 몇 시간 전과 달리 어둠이 자리 잡고 있지만_ 여전히 이곳은 아까처럼 아비규환.


김태형
계속 응급실에 있었던 거야?


박지민
어_


박지민
이제 퇴근하겠네.


박지민
오늘 기숙사에서 잘 거지?


김태형
······아니?


박지민
······?


박지민
이 상태로 운전을 하고 집으로 가겠다고?


김태형
응.


김태형
여보가 기다ㄹ...


김태형
아,

_자신이 말을 꺼내자, 그제서야 시간을 확인하는 태형.


김태형
···벌써 11시였어?


김태형
···여주 기다리겠다, 아.

_두리번두리번, 방황하던 그가 수술용 마스크를 벗어 지민의 손에 쥐어주고선 반대편으로 뛰어가지.


김태형
내일 봐, 내일. 나 간다,


박지민
아니 니 마스크를 왜 나한테...!!!!!


···


털썩-]

_어느새 수술복에서 사복으로 환복을 마친 그가, 운전석에 올라탄다.

_옷을 갈아입느라 자신의 머리가 헝클어질대로 헝클어진 줄은 알지도 못한 채.



김태형
······.

_급한 대로, 폰을 켜서 여주에게 연락을 주려했건만_

_야속하게도 배터리가 방전되어버린 폰.


김태형
···하아, 제-발...

_그대로 폰을 조수석에 던져두고선, 시동을 걸어 액셀을 짓누르듯 밟아보는 그다.



띡- 띡- 띡- 띡-

삐로리-


철컥, 탁-]


김태형
하아··· 하...


김태형
여보, 나 왔ㅇ···.

_최대한 빨리 신발을 양 쪽 다 벗어, 현관에 둔 그가 고개를 들자 보이는


정여주
에서 에서 에서 에서 에서


김서우
에서 에서 에서 에서 에서

_끄지 않은 환한 거실 전등 아래로 소파에 누운 채 잠들어있는 서우와, 그런 서우의 배에 한 손을 올린 채 바닥에 앉아 잠이 든 여주.

_가쁜 숨을 한 번 크게 내쉰 그가, 겉옷을 탁자에 대충 널어두고 둘에게로 다가간다.


_잠들어있는 서우를 가볍게 들어안아 방에 눕혀주려 하면


김서우
우우움···


김서우
······아빠아···?

_그때 마침 일어나는 서우.


김태형
쉿···.


김태형
아빠 맞아_


김태형
깨지 말고 다시 자자_


김서우
우웅···

_태형의 몇 마디면, 눈을 뜨기도 잠시 그의 품에 더 파고들며 눈을 감는 서우다.

_그런 서우를 데리고 방으로 가, 조심스레 침대에 눕혀주고 나오는 태형이지.


스륵. 탁-]

_최대한 방문을 소리 안 나게 닫고서.



_거실 불까지 끈 후에, 창가로 스며드는 달빛에 의지한 채 여주에게로 살금살금 다가가는 태형이다.

_바닥에 앉은 채로 있는 여주의 옆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았지. 잠든 여주에게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김태형
미안해, 여보. 연락도 없이 늦게 와서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