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조선에서 왔어요, 도련님

27 | 무지개색 쓰나미

지난 이야기

여주가 그린 졸라맨 몸통은 정국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고_

이제는 여주가 정국에게 자신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틈새를 이용해 보는 우리를 설레게 만드는 두 사람이기도 했고:) )

본격 여주 그리기에 돌입한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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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흠.

붓을 잡기 전에, 연필부터 잡아서 무언가를 그려가기 시작한다.

어디서 본 건 있는지_ 연필을 이리저리 가로, 세로로 돌려가며 한 쪽 눈을 감는 정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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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렇게 하는 거 맞나.

설여주

···풉,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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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웃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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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지금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자꾸만 그로 인해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는게 한 눈에 보이는 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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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큼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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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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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눈···이 어렵네요.

설여주

다른 것도 다 어려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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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무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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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도 내가, 코랑 입은 꽤 그려요.

설여주

결과물을 확인해보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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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큼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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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이제 난 모르겠다. 진짜 보이는 대로만 그려볼게요.

설여주

네에-

째깍째깍, 그렇게 시간은 또 속절없이 흘렀고···

11:53 PM

밤이 깊게 되어

여주의 눈이 거의 다 잠겨갈 때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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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 씨, 드디어···!!!!

설여주

다 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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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스케치가 끝났어요ㅎ

이제 채색을 할 차례인 그림을 뿌듯하게 바라보며 다 잠겨가는 목소리로 외치는 정국이다.

설여주

···스케치라면 설마,

설여주

이제서야... 도안을 완성했다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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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차, 그렇죠. 스케치는_ 밑그림이라는 뜻이에요.

설여주

···밑그림···.

하하, 그렇군요 하며 억지웃음을 지어 보인 여주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는 중일 것이다.

설여주

···어어,

설여주

도련님···?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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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난 피곤함 잊혀진 지 오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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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림 그리기가 꽤 내 적성에 맞는 것 같은데요ㅎ

설여주

···아하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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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 씨는, 피곤해요?

차마 의지 가득한 정국의 모습을 외면할 수 없었던 여주는_

설여주

···아뇨···!! 누가 그럽니까-!

설여주

소녀, 하나도 피곤하지 않습니다_ㅎ

지친 안색과는 상반되는 새하얀 거짓말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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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ㅎ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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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러면 나 채색까지 해도 되는 거죠?

설여주

ㄱ, 그럼요···!!

설여주

···허나...

설여주

조금만··· 속도를 더 빠르게...ㅎ

03:10 AM

자정을 넘긴 시각, 창밖 너머로는 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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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와, 그래도 오늘까지 채색을 끝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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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 씨도 앉아있느라 고생 많았어ㅇ···

설여주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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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잠들었네_

피곤함을 못 견디고 잠들어버린 여주를 발견하고 나서야 고개를 돌려 시계를 확인한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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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야, 벌써 3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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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러면··· 오늘까지 채색을 끝낸 게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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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와, 이 그림 하나에 내가 밤을 샌 거야-?

크으- 자랑스러워하며 자신의 양쪽 어깨에 팔을 교차로 얹은 그는 가볍게 두드리고선 자리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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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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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으, 여러모로 고생했네_ 내 몸.

여주 한 번 보고나서, 뒤늦게 세수라도 하려 욕실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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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

거실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에- 그 상태로 얼음이 되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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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음?

무지개색의 쓰나미가 한바탕 몰아치고 난 후의 모습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_ 싶은 거실의 상태.

도대체 벽지까지 물감이 튀긴 이유는 무엇인지 의문이지만, 지금 정국에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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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와··· 이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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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엄마가 봤을 때 집에서 쫓겨나도··· 마땅한 거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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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하아.

일어선 채로 마른 세수만 연신 해대던 정국은, 우선 여주는 편히 재워야겠다 싶었는지 여주를 번쩍 안아든다.

한동안 여주를 바라보던 그는, 거실의 심각한 상태도 잊어버렸는지_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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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렇게 기다리던 완성작 못 보고 잠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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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일은 꼭 봐요, 나 엄청 잘 그렸으니까.

상 위에 놓인 완성작과 여주를 번갈아 쳐다보던 정국은 흐뭇한 미소를 띠며 여주를 방으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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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거실 청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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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일 하자, 내일!

고개 한 번 돌려 나지막이 혼잣말하는 것도 잊지 않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