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이런 나라서
07


[예원시점]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상담실까지 와 자리에 앉았다

나는 그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지켰다

그때 들리는 "미안해"

순간 귀를 의심했다

"미안해" 라는 한 마디가

왜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미안해" 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제발 진심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 친구를 바라보았다

내가 바라보자 그 친구는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는지 눈을 피했다

그리고 이어서 들리는

"사실대로 말 안 한 거 고의는 아니었어"

"그때 그 눈빛이 참 무서웠거든"

"사실대로 말하면..... 내가 더 아플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랬어... 정말 미안해...."

나는 친구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였어도 그랬을 거니까

"괜찮아"

"나였어도 그랬을 거야"

"이해해"

"내가 해결해 볼게"

"해결할 수 있겠지"

난 이런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내 말에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그 이후로 아무 말도 주고 받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온 친구의 어머니

그 이후로 담임선생님과 함께 들어온 우리 언니

나 때문에 언니가 안 좋은 소리를 듣는다

나 때문이었다

나만 아니었어도 언니는 이곳에 있지 않았을거다

엄마와 함께 지냈을 때,

계속 들었던, 계속 들렸던

"죄송합니다"

이 말 한마디를

또 다시 듣게 되었다

언니는 항상 내가 잘못하면 언니가 벌을 받았다

언니의 잘못도 언니의 잘못이고 내 잘못도 언니의 잘못이 되었다

내 잘못이 언니 잘못이 되는 그런 날....

내가 미울 법도 한데 나에게 모진 말 하나도 하지 않던 우리 언니가

너무 힘들어 보였다

계속되는 친구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고 얘기하는 우리 언니가

그런 언니의 모습이

굉장히 초라해 보였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이런 상황을 만든 내가

이렇게 언니를 학교에 오도록 한 내가

너무 밉고 나에게 너무 화가 났다

내가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왜 이런 상황을 만들어 버린 걸까?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언니가

나 때문에 사과를 하고 있는 그런 언니가

그런 언니에게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남에게는 잘 나오던 "미안해" 라는 한마디가

언니에게는 나오지 않았다

더 이상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더 이상 언니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언니는 항상 날 생각하고 신경 썼는데

나는 언니를 위해 무엇을 해 줬을까?

언니에게 잘해 주고 싶다

계속 나 때문에 힘들었을 언니를 지켜 주고 싶다

겨우 집을 떠나 자취를 하게 된 언니를 도와주고 싶다

그러고 싶다

동생이니까

친동생이니까

언니가 나에게 해줬던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잘해 주고 싶다

그러니까 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언니 나 이제 더 이상 사고치지 않을게

언니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07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