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
4화 | 은색 빛 명찰_ 그 위에 새겨진






김태형
나 좀 봐달라고 해주세요···.



김태형
내가 너 없는 7년을 기다렸다고···.


김태형
많이 보고싶었다고···.




너는 하염없이 빌었다.

내가 다시 너에게 다가가주기를.





"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_ 4화



++ 어제 오늘 1위 감사합니다🤍😳



너를 지켜보다가도_ 문득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일이었음을 자각한 나는, 다시 뒤를 돌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김태형
······.




···




차여주
아_ 안녕하세요,

차여주
아까 짐 맡겨뒀는데...


"아,..?아, 네_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차여주
차여주_요


왜일까_ 데스크에 있던 직원들은 분주해보였다. 저마다 당황한 기색을 띄우고_ 나에게 이름을 물어본 사람을 제외하고선, 다들 뭉쳐서 심각한 사안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네, 1시간 전에 캐리어 맡겨두셨던 분이시죠?"

차여주
네_


차여주
아, 혹시 여기 호텔은 하룻밤에 얼마 정도 해요?

"룸 타입에 따라서 다르죠,"

"숙박하실 생각 있으세요?"


차여주
아...네_


"일반 1인 룸은 9만 원정도 하고 있고, 침대 사이즈에 따라 요금도 다를 뿐더러 스위트룸은 32만원_ 디럭스룸은 38만원_이세요."


차여주
아, 그러면 스위트룸으로 하루 할게요_

공항에서 환전 받았던 현금을 내미는데도, 여전히 어수선해 보이는 분위기. 할 수 없이 먼저 말을 꺼냈다.


차여주
혹시_ 무슨 일 있어요?


"아_"

"그...손님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총지배인님이 잠시 자리를 비우신다고 하셨는데, 몇 시간이 넘도록 안 오셔서요_"


"룸은 지금 바로 제공 가능한데, 룸 서비스 제공을 비롯한 다른 서비스는_ 총지배인님이 확인하셔야 하는 사항이라...어려울 것 같으세요"


차여주
아_ 전 괜찮아요ㅎ

차여주
그냥 숙박만 결제해주세요


"알겠습니다_ 방은 1229호로 찾아가시면 되고, 맡겨두신 짐은 저희 측에서 바로 가져다 두겠습니다"


차여주
감사합니다_




···






짐까지 직접 룸까지 가져다준다는 말에,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_ 12층에 멈춰있는 엘레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며 영수증 내역을 확인하던 중이었을까.




" ······ㅂㅐ인님!"


등 뒤 너머로 들려오는 희미한 목소리에, 무슨 일인가 싶어 뒤를 돌았지.


"왜 이제 오셨ㅇ······."




직원들이 애타게 찾던 사람이 온 모양이다. 한 사람을 중심으로 직원 여럿이 둘러싸고 있는 걸 보면.




···




카드키를 살짝 가져다대기만 해도 열리는 문에 조심스레 룸 내부를 살피며 들어섰다.


결제하고 바로 올라왔는데, 캐리어가 이미 현관에 놓아져있는 걸 보곤 조금 놀랐지.


차여주
······하아.

지금은 당장 곯아떨어져도 될 피곤함이 내 어깨를 누르는 것 같았다. 당장 잠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지.


지갑과 폰은 아일랜드 식탁 위에 두고,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왔던 소파에 힘없이 몸을 내던졌다.



하얀 천장을 뚫어져라 보는 것도 잠시,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나 보다.






김태형
내가 너 없는 7년을 기다렸다고···.



김태형
보고 싶었다고···.



눈을 감기만 하면 스쳐가는 너의 모습에, 재차 눈을 뜬 건 금방이었지만.


차여주
······미치겠네.


몸을 일으켜, 유리창에 비치는 나의 모습을 보니_ 그 잠깐 새에 누워있느라 제대로 헝클어진 머릿결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물론 다시 쓸어넘겨 정돈이 됐지만.



어떻게 너는 나 없는 7년을 꼬박 기다렸을까.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왜 하필 나를...

보고 싶어 하는 걸까.


너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 잠깐동안 스쳐지나간 생각들은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고_ 결국은


아까 맨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네가 막연하게 울먹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다시 한 번 가볼까_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만약에 그가 아직도 있다면? 난 무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지.

여기서 이러지 말라고? 아니면 왜 이러고 있냐고?

물어보지 않아도 다 아는 대답들이잖아.


내가 애초의 원인이라는 걸 아는데, 어떻게 떳떳하게 그런 질문을 할 수가 있을까.



차여주
······차여주.

차여주
너 지금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린 자그마치 7년 전에 헤어졌어, 더이상 서로 간에 개입할 처지가 못 된다고.



이런 식으로 그를 떠올리지 않으려 계속해서 되새기려는 말이,

어쩌면 나에게 그 말은 비수로 와닿아 마음에 처절하게 꽂히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 총지배인님..!!"

"오늘 일찍 와주신다면서요, 저희 객실부 손님 현황 제대로 정리하시고 룸서비스 개혁안도 저희랑 이야기 나누신다고 하셨잖아요...!!"



"미안, 일이 좀 생겼어요."


언뜻 보면 무난한 차림의 블랙 계열 정장에, 발목 라인과 잘 맞아떨어진 하의 기장 밑으로 살짝 보이는 가느다란 발목. 정장과 잘 매치된 무채색 계열의 구두까지.

중저음의 목소리로, 직원에게 사과의 인사를 건넨 그 남자는_ 직원이 건넨 명찰을 받아 왼쪽 가슴팍에 달지.


"그 새 손님이 여럿 오셨어요, 룸 서비스 안 된다는 말에 다시 돌아가신 분들도 있었고요."


"···다 내 탓인거죠?"


"네."


제법 단호한 어조의 직원들에, 조금은 당황한 기색이 엿보이는 그 남자.


"미안해요, 정말. 그래서 객실 수 현황은?"


"일반 1인실 룸은 8실 정도 남았고, VIP룸을 포함한 고액의 룸들은 다 찼습니다_ 아, 디럭스룸은 2실정도 남았죠"



"스위트룸이 다 찼다는 말이네?"



"네, 마지막 남은 1229호에 1인 손님이 금방 결제하시고 입실하셨어요"




"그래?"

"그러면_"


생각지 못했던 상황이라는 듯 눈썹을 치켜세운 그가 삐뚤게 달아진 명찰을 다시 달아 고정시키자, 보이는_




김태형
마지막으로 스위트룸 채워주신_




김태형
귀한 1229호 고객 이름 좀 알 수 있을까.

'김태형'이라 새겨진 이름. 그 위에 같이 보이는 G/M이라는 호텔 총지배인을 뜻하는 문구.



달라진 옷차림과 세련된 은색빛의 명찰_아까와는 정반대로 달라진 그의 고유 분위기를 선사하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