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자에 키스를
[그키스] | 34.
쉬이 지나가지 않을것같았던,
...아니, 사실은 아주 조금은 느리게 지나가도 괜찮을것같았던,
그날의 밤도 지나갔다.
그는 캄캄한 밤동안 두어번 정도 얕은 잠을 청했고,
비록 처음은 아닐지라도 바로 지척에서 느껴지는 그의 숨소리에 별안간 가슴이 찌르르 아파왔다.
.....그의 밤이 답지않게 퍽 따뜻한것같아서,
그리고 지금,
..그러니까 그와의 혼례를 올리길 이레(7일)정도 앞두고 있을때,
궁의 기척은 그다지 잠잠하지 않은것같았다.
아마 제일 소리가 큰 것은 아무런 직책도, 명분도 없는 나를 중전의 자리에 앉힌다는것.
이것은 약 100년의 세월을 거슬러 내려온 유교사상에 전혀 걸맞지 않을뿐더러,
더 크게는 명과의 관계 또한 악화될 수 있다며 상소를 올리는 대신들의 목소리가 궐 안을 울렸다.
물론 중전이 된다 한들, 무엇보다 내가 직접 갖춰야 할 기본 소양들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그 비중이 컸지만,
....어릴때에 워낙 잡다한 지식은 많이 접한 터라 그다지 어려움은 없었다.
도리어 내가 왜 자수 두는 법이나 베를 짜는 기술을 능히 익혀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
...그 또한 큰 뜻이 있겠지.
애석하게도 그 전보다 주상인 그와 만나는 시간이 적어진건 사실이였다.
중전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무엇보다 내무부, 그 전체의 수장이 된다는 것인데,
가끔씩 찾아와 그저 그대는 그 자리만 지켜달라 속삭이는 그임에도.. 그 눈빛에는 어느정도 확신이 묻어져 나와
결국 터져나오는 실소로 답하였다.
퍽 잔잔한 나날들이였다.
궁에 금방 들어올때까지만 해도 이런 생활을 바랐을까 쉬이 착각하게도 되고.
무엇보다, 이제 나를..
꾸밈없이 자신의 반려로 대하는 주상의 태도에 더욱,
......
신여주
......
민윤기/이융
....
민윤기/이융
...?
민윤기/이융
왜 그리 생각이 많은 얼굴을,
신여주
....?
신여주
..아,
신여주
...이제 정말, 이 중궁전의 주인이 된다 생각하니 가슴이 싱숭생숭하여..
민윤기/이융
....ㅎ,
민윤기/이융
아.... 그러니까,
민윤기/이융
나의 부인이 아닌 이 중궁전의 주인이 될 것에 가슴이 떨려온다는건가? ((피식
신여주
.....?
신여주
...그런.. 의미는 아니였습니다만...
민윤기/이융
하하하하하—
민윤기/이융
아니야, 그냥 웃으라고 한 말일세
민윤기/이융
그대가 답지않게 긴장을 하는것만같아서 말이야
신여주
.......
민윤기/이융
...마음쓰지 말아, 그 무엇보다 쉬이 흐름이 바뀌는것이 궐의 상황이니
민윤기/이융
.....
신여주
....
민윤기/이융
......((싱긋
그가 또 소리없이 다가와 뺨에 가벼운 입맞춤을 남기었다.
소리소문 하나없이 마치 밤중에 내리는 눈처럼 고요한,
뺨에 스치듯 닿은 입술이 부드럽다가도 쓰라려 괜시리 손으로 한번 더듬었다.
신여주
........
우습게도 내가 진짜, 사랑이란걸 할까 싶어서
그리고 볕 좋은 어느날,
무엇보다 할 일없이 평소엔 보지도 않던 궁궐 뒤뜰을 나아와 나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 것이 원흉이였다.
나뭇잎이 반짝거리는 미시(오후 1시~3시)에 궐 뒤뜰에 머물다 퍽 익숙치 않은 상대를 만나게 되었거든.
신여주
......
후궁 장씨
...
조금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목덜미를 간질이고 가는 낮,
그래, 너무 한낮이였던게 문제였을까,
신여주
......
후궁 장씨
....
후궁 장씨
..참 애매한 시간대에 만났습니다.
후궁 장씨
물론 우리사이도 그다지 명확한건 아니지만요.
신여주
.....
신여주
...그래도 참 보기좋은 시간대에 만나지 않았습니까,
신여주
덕분에 훨씬 반갑습니다. ((싱긋
후궁 장씨
....하,
후궁 장씨
소인과 만나길 꽤나 고대하셨나봅니다?
신여주
아...
신여주
..그럼 고대하여 만난걸로 할까요,
후궁 장씨
.....
신여주
.......((싱긋
남들이 보면 줏대없다 말할지 몰라도, 나는 퍽 저자가 마음에 들었다.
아예 악의로 가득 차있지만은 않은 저 눈빛과, 완약을 정도껏 조절하는 모습.
무엇보다 햇빛에 비추어 반짝거리는 저 눈빛,
그만큼 쉬이 상대하지 못할 자라는 생각이 들긴 하였지만 그럴수록 곁에 두고싶은 자이긴 했다.
후궁 장씨
얼마 전 궐에서 쫓겨난 폐비가 자가에서 마치 폐인처럼 지내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까,
후궁 장씨
..듣자하니 무속인들을 불러모아 이상한 점괘를 만든다고도 하는데요,
신여주
......
후궁 장씨
중전의 자리가 보이는것처럼 쉽지는 않을거라는 말입니다.
신여주
...그리하여, 빈께서는 이 자리에 앉으실수 있으시겠습니까?
후궁 장씨
ㅎ, 예?
신여주
아시는것처럼 궐 안에서 지낸날보다 궐 밖에서 지낸날이 훨씬 더 많아 배운게 없습니다.
신여주
.....하지만 폐비가 그랬던것처럼 쉬이 물러지지 않을 패기는 있지요.
신여주
허나 만약, 저 또한 이 자리에서 폐위된다면, 빈께서는 이 자리에 오르실 수 있으시겠냐는 물음입니다.
신여주
..말씀하신것처럼 보이는게 다가 아닌 자리이니까요.
후궁 장씨
지금 나를 위해 대신 그 자리에 앉았다는 말입니까?
신여주
너무 꼬아서 생각하시는군요. ...그저 안위를 묻는것입니다.
후궁 장씨
나는 중전이 되기 위해 이 궐에 들어왔습니다.
후궁 장씨
본질적으로 따지자면 내가 그대보단 훨씬 중전의 자리에 가까웠어요
후궁 장씨
그대가 주상전하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 그 자리에 앉았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거짓된 심정이라면 그만두는게 좋을겁니다.
신여주
.......
신여주
....말씀이 마치 정말 진심으로 주상전하를 연모하는것처럼 느껴지는군요.
후궁 장씨
연모.... ㅎ..
후궁 장씨
..물론 연모하지요. 하지만 나는 더 큰 것을 원합니다.
후궁 장씨
......
신여주
....
신여주
부디 그 바라는것이 아비의 뜻이 아니였으면 좋겠습니다.
후궁 장씨
.....
은은한 미소를 입가에서 지우지 않은 체 변함없는 높낮이로 말하는 그녀를 장씨가 지나쳐갔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속삭이며,
후궁 장씨
......
후궁 장씨
...하지만 궐에서, 흔한 아비없이 버텨내기란 달갑지 않은일들이 많을겁니다.
후궁 장씨
그대가 믿는듯한 연모의 감정은 쉬이 사그라들곤하거든요.
신여주
.......
후궁 장씨
....
문득 어울리지 않는 감정에 입술을 꾹 감춰물었다.
작가
이번화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
작중 이해안가시거나, 궁금하신 내용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에 남겨주세요! :)
작가
손팅 꼭 부탁드립니다ㅠㅠ
작가
손팅!!😳💐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