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람피워요, 정식으로”

73 • 만인의 남편, 전정국

시간이 지나고 여주의 임신 후반기. 어느덧, 배는 많이 불러 태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 그는 매일 밤 태교로 옛날 동화책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침대 헤드에 기댄 정국과, 그런 그의 가슴팍에 기댄 채 누워있는 여주. 커다란 보울 안에 들어있는 딸기를 입에 가져다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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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이제는 듣지 않은 동화책이 없는 것 같은데?.

그래?, 라며 조신히 동화책을 닫는 그. 하긴, 그럴만도 한게 전래 동화 부터 이솝 우화, 그리고 전해내려오는 설화까지. 듣지 못 한게 손에 꼽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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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책이, 태교에 좋다길래. 너무 책만 읽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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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으응?, 나는- 아빠가 읽어주는 책. 좋았는데?.

진짜로?, 제 품에 안겨있는 여주를 꼭- 껴안으면서도, 딸기를 오물오물 잘 먹는 모습에 흐뭇하게 바라보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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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응. 특히- 백설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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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백설공주?.

응, 못 된 마녀 하니까. 생각나는 년놈들이 몇몇 있어서. 저도 모르게 욕설을 입 밖으로 매뱉고 놀라, 황급히 입을 가리는 여주.

놀라서 토끼 눈이 되어버린 여주가, 마냥 귀엽기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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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헙, 토끼가 들었으면 어떡하지?.

여주의 머리를 손으로 쓰담쓰담 하며.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가 욕쟁이 할머니란 거 알아버렸네?. 라며 웃는다. 남의 속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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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웃지마. 나 나름 되게 진지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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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알지, 알아. 그래도 그 녀석들 덕에, 우리가 그렇게 만난거야.

남진혁이 바람피고, 강소현이 바람피지 않았다면. 우리 두 사람은 만나지도 못 했을 걸?. 조금 분하긴 하지만 정국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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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하아- 이제 토끼 태어나면, 이리저리 바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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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런가. 그래도 난, 너랑 애정 나눌 시간있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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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푸흡, 벌써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질투하는거야?.

이러면 곤란한데ㅎ. 입가를 손으로 살짝 가린 여주가 옅게 웃었다. 정국이 미간을 살짝 좁혔다. 나는 지금 진지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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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알았어. 어디 한 번 노력은 해보자. 시간은 낼 수 있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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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재택근무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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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재택근무?.

딸기를 포크로 찍어 입 안에 넣은 여주가 물었다. 응, 굳이 회사에서 일 하란 법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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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토끼 태어나면 할 일 되게 많더라고.

정국이 옆 테이블에 올려두었던 수첩을 집어들었다. 수첩 한장, 한장을 넘길 때마다 보이는 열공의 흔적. 여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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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아니… 이거 언제 이렇게 공부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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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틈틈히?.

그중에서도 제일 눈에 뛰는 문장이 있었다. 형광펜으로 여러번 그어놓은 문장은, 산모가 출산후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대목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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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출산 후유증을 가장 조심해야 한데. 그중에 제일 흔하게 걸리는게 우울증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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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와……

이 남자를 어쩌면 좋아. 너무 예뻐 죽겠잖아. 나를 생각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동인데, 이렇게 만만의 준비를 해놓다니.

감동을 제대로 받은 여주는 뺨에 입술 도장을 쪽- 하고 찍었다.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어쩜, 사랑스러운 짓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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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아 진짜ㅎ…… 뭐야.

처음엔 갑작스러웠는지 두 눈만 끔뻑이다가, 곧 피식- 하고 새어나오는 웃음과 함께 손으로 뺨을 만지작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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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진짜 예쁜짓만 골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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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누가 하고 싶은 말인데. 하마터면, 감동의 눈물 흘릴 뻔.

검지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하니, 정국의 손가락이 눈 밑에 닿았다. 왜, 진짜 울지. 우는 것도 예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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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아…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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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가 모르나본데. 너 우는 거 존나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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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씁, 토끼 듣는다?.

황급히 귀를 막는 여주를 보고, 아차 싶어서 제 입을 때리는 정국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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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좋은 것만 듣고-, 좋은 것만 봐야되는데. 내가 실수 했네.

인정. 내가 잘 못 했다. 귀를 막고 자신을 쳐다보는 여주의 이마에, 입술을 쪽- 하고 붙였다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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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러면 토끼가 용서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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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흐음- 사심 채우는 거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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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빙고ㅎ.

들켰다는 듯 베시시- 웃는 정국. 여주도 기가막히다는 듯 웃었다. 물론, 나쁜 쪽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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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아빠가 아주 요망해. 이러다 아빠 닮으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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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흠… 아잇(?), 잠깐 그건 안되는데.

날 닮는다고?. 잠시 생각에 빠진 정국이, 생각만 해도 싫은지 온 몸을 떨었다. 그렇게까지 질색할 일인가 싶으면서도, 그 이유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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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왜?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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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날 닮으면 널 좋아할거고, 그러면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 거고… 줄어들면, 싸워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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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난 내 자식과 아내의 옆자리 싸움을 하고싶지 않아.

손을 뻗어 정국의 머리를 쓰다듬은 여주가 말했다. 걱정마, 너도 간간히 예뻐해 줄게. 정국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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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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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응.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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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럼, 지금도 예뻐해줘.

눈 깜짝할 새에 목에 얼굴을 묻고, 큰 덩치를 구겨가며 품에 안기는 정국에 여주는 순간 움찔- 했다. 목에 닿는 숨결이 너무 자극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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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야…!! 갑자기 안기면 놀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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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안겨서 놀랜거야, 아니먄 내 숨소리 때문에 놀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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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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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거짓말하면 안되지?, 토끼가 듣고있는데.

어서 말해보라는 듯, 눈꼬리를 늘리는 꼴에 여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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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앞에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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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옳지. 솔직하게 말 했으니 상을 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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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읏……

자극적이고 예의없는 입술이 목덜미에 닿았다.

안녕하세요. 망개찐떡입니다.

변명아닌 변명을 해보자면, 예. 소재 떨어졌어요…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야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연재를 못 했습니다.

아직 최다희쪽 얘기를 못 풀었는데. 풀려고 하니까, 얘기가 너무 방대하더라구요. 그래서, 이 작품을 연재하려면_ 여주 정국 커플의 일상 얘기를 해야할 것 같아요.

물론, 우리 독자 여러분들은 고구마 없는 그쪽을 원하시겠죠!…

하지만, 일상물인 만큼… 소재가 금방금방 나올 수가 없어요. 재미있게 쓰려면 더 어렵구요. 그래서,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전만큼 자주 내지는 못 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하루에 하나씩이나 이틀에 두개씩은 냈는데. 지금은 그렇게 못 할 것같아요!…

이주에 한 번씩 나올 수도 있고. 아무튼… 미리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