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의 마지노선
44화] 하지만 나는 결국 이기적인 사람이라




윤여주
.......


윤여주
....((하늘을 올려다본다




무언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몸을 움직이니 생각보다 빠르게 일이 진행되었다.

미약하게나마 자리잡고있는 그 마음 때문이였을까,


결국 이기적인 마음으로 내린 선택에 따르는 결과들이 뒤따르는 그림자가 되어 나를 갉아먹는다.

그런 기분이다. 그렇다고 마냥 티낼수조차도 없는,


아마 몇달, 까마득한 예전부터 연락처에 자리잡고 있었던 퍽 낯선 번호

볼때마다 가느다란 바늘이 되어 가슴을 쿡쿡 찌르던 그 번호에 들어가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 드릴 말씀이 있으니 잠깐 만나자 '' 고,


이름을 밝혔으니, 크게는 그저 읽씹까지 예상은 모두 마친 상태였었다.

...하지만..



윤여주
.......


윤여주
.....


그녀에게서 온 답장은 긍정의 표시였다.

...그것도 집에서 보자는,



몇번의 단답형의 대화 끝에 정해진 만남.


절대 화려하지는 않은 패션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죄인같지는 않게.

창백해보이지만 않을만큼의 옅은 화장에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당장 그 집 아파트 밑에 서있으니, 약간의 주저함이 느껴졌다.

슬슬 어두워지려하는 하늘이 마치 나를 연상시키는것처럼,



발끝이 무거웠다.

손끝이 차가워지는 마음에 괜히 손을 꾹 주먹쥐어보기도 했고.


.......


윤여주
...((휴대폰을 꽉 잡는다.




하지만 결국 나는 이기적인 사람에 불과하였다.





윤여주
........,


백시혜
......


결코 친근한 사이라고는 말할수 없기에 더욱 껄끄러운 사이.

...혹여 나를 기다렸으려나,

아니


오히려 부디 오지 않기를 빌었을수도,




어두운 집안 내부,

현관문 가까이에 서있던 나를 지나쳐 그녀가 잠시 부엌으로 걸어들어갔다.



백시혜
......


백시혜
....잠깐만, 기다리세요


윤여주
...


바깥 불빛이 은은하게나마 집안을 밝히는 어두운 집 내부,

그녀가 걸어들어간 부엌에서 들리는 약간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차마 내뱉는 숨소리조차 귀에 거슬리다시피 느껴지는,




윤여주
.......


내가 지금 당신에게 고개숙여 용서를 빌면,

......



당신이 힘들어질까..?





윤여주
......


윤여주
....((시혜가 있는 주방쪽으로 걸어간다




백시혜
.....


백시혜
...아,.


윤여주
........




지이이잉

지이이잉—


지이이잉

지이이잉—




전정국
.......


어두컴컴한 호텔방_

테이블 옆 놓여진 소파에 아무런 움직임 없이 누워있던 그의 머릿맡,

좀 잠잠해진줄 알았더니, 그세 울리는 휴대폰에 그의 미간이 구겨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그저 가만히 있기에는 조금 길다 싶은 시간,

그렇다고 해서 바로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기에도 이른듯한,


무언가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모호한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듯한 지금


....결국 내가 다 병신인걸까,

이러고 있는 시간조차도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체 헤메고만 있는 내가 미련한걸까,


이 나이 먹고서 앞가림도 못한다는건 사실 부끄러운 일이긴 했다.


내가 잘못한게 있을까?

..많겠지,


그럼 도데체 그 잘못이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애처럼,


지이이잉

지이이잉—



전정국
하....,


전정국
.....((신경질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쓸어넘긴다


스윽

스윽–



전정국
.....((밝은 화면에 눈살을 찌푸린다



전정국
.........



전정국
((벌떡 일어나 급하게 나간다




윤여주
.....


윤여주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인다


백시혜
.....!



윤여주
..제가, 판단을 잘못했습니다. 아니... 아마, 그때는 제 모든 행동과 생각들이 잘못됬었겠죠.


백시혜
......, ..아니,..



윤여주
상황때문이였다. 그때 심신이 많이 힘들었다. ...


윤여주
..구차한 변명따위는 하지 않겠습니다.


백시혜
.......


윤여주
....


두 손을 가지런하게 모은 체, 차마 그녀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며 한글자 한글자 전하는 여주의 목소리가 차분하다.

이미 여러번 되뇌였던 생각이라는듯이,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혜의 표정도 조금씩 무너져내렸다.



백시혜
........

정의할 수 없는 비참함,



그녀가 한 자, 한 자 내뱉는 그간 있었던 일들은,

내가 그동안 꿈꿔왔던 상황이자, 상대


그리고 그런 모든 기억을 하나의 바람,. 으로 포장해 내 앞에 내미는듯한 그녀가 죽일듯이 미웠다.

...진심으로,



윤여주
........


윤여주
....그날,.. 그래서...


백시혜
그래서 그날, ...행복했어요?



백시혜
..남의 남편이랑 시시덕거리면서....! 여기저기... 같이 다니니까 좋았냐고요


윤여주
.......


목소리가 목이 매어 잘 나오지 않는다.



윤여주
......


윤여주
...그 순간, ..분위기에 취해 행복하고 좋았을지는 몰라도...... 마냥 그렇진 않았습니다.


윤여주
이것도 어쩌면 죄라는,. 생각에....


백시혜
그럼 어째서 그때 끝내지 않았어요,!


백시혜
...그쪽이.., 그쪽만 잘 끊어냈어도.....



윤여주
.....,

그는 다시금 찾아와서 매달렸겠지.


금방이라도 바스라져버릴것처럼 흔들리는 눈빛을 한 체로.



윤여주
........


윤여주
죄송합니다... 저도,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백시혜
.......



백시혜
....혹시,. 이사,.. 했어요?


윤여주
....네..?


윤여주
.......



윤여주
....네.


백시혜
하,..! ..


백시혜
.........


백시혜
.....((눈가에 맺힌 눈물을 스윽 털어낸다



윤여주
....

그녀가 눈물을 흘렸다.

마치 북받힌 감정을 추스리지 못했다는 듯이.


사실 나는 울수도, 울 감정도 아니여서 그저 가만히 있었다.

.....

내가 여기서 눈물을 흘리면 나는....



탁탁탁탁

탁탁탁탁—



전정국
.......


전정국
....((눈을 질끈 감고 밤거리를 내달린다.



윤여주
ㄴ 백시혜씨 뵈러 갈꺼야


윤여주
ㄴ 너한테 바라는건 없어, 딱히. ..근데




윤여주
ㄴ 우리 관계는 확실히 선을 긋고 싶어.



전정국
........

찌질해,


정말 너무 찌질하고 병신같아서 미쳐버릴것만같아



전정국
.....


전정국
....시발, 진짜...




'' ...사랑한단 말을, 그쪽한테... 한 적이 있어요..? ''


'' ........... ''

'' ......없었습니다. ...좋아한단 말도, ''









전정국
.......


전정국
...하아.. 하,


전정국





'' ....... ''

'' ....스킨십은... ''


'' ..친구사이라는 명분으로 많이들 포장했겠네요. ....어디까지, 간거죠...? ''


'' ........... ''

'' ..걱정하시는 선까지는 절대 가지 않았습니다. ''


'' 그게 어떤 선일지 알고? ''


'' ..... ''

'' ...키스, 네. 키스겠네요. ''

'' ......... ''


'' ....구체적인 답을 원하신다면.... ''


'' ...필요없어요. ..''

'' 더 할 얘기 없으면 내 집에서 나가줄 수 있을까요? ''


'' ....제가 지금 속이 좀 껄끄러워서, ..혼자 있고 싶네요 ''

'' ........ ''




윤여주
.......



윤여주
...우리가, 이런 사이가 아닌.. 친구사이로 만났다면....


백시혜
........



백시혜
...,

벌컥

벌컥–



전정국
......!!


백시혜
휙)) ........?!


윤여주
.........




윤여주
이런 상황까지 맞이하진 않았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