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에피소드: 6


칭찬에 기분 좋다고 해맑게 웃을 줄 알았더니 그러긴 커녕, 치킨을 우겨넣는 행동을 멈춘 채 나만 멍하니 바라보는 이다.


옹 성우
"왜 그래?"


박 지훈
"애초에 칭찬해 주던가, 왜 훅 들어와- 놀랬네.."


옹 성우
"남자끼리 칭찬했다고 훅 들어온다는 소리하는 사람은 처음 보네. 하하.."

괜히 나를 민망하게 하는 "왜 훅 들어와"라는 말에,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사실상 예쁜 건 맞으니까 의미없이 칭찬해 준 거였지만, 그런 말에 이성끼리 설레듯 동성도 똑같이 설렐 수 있기 마련이니까.

이의 굳은 표정을 보고, 확실하게 느꼈다. 내가 말 실수했다는 것을 말이다.


박 지훈
"..어, 그렇지. 남자끼리 설렌다니, 존나 더럽지."

박지훈은 먹던 치킨도 봉투에 버리고는, 내 병실을 나가는 동시에 문을 세게 "쾅-" 닫았다.


옹 성우
"..좆됐다."

저가 동성애자인 것 같다고, 이제서야 느끼는 나다. 애초에 동성이고 이성이고 사랑에선 아무 문제도, 이상할 것도 없는데, 나도 그걸 아는데-

그냥 헛 나온 말이었다. 동성애자도 이성애자도 이해하는 나로서는, 방금 한 편견 가득한 말 따위는 하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그런 생각으로 하지도 않기에.

어떻게든 오해를 풀어야 한다.


평소에 한 번도 뛰어본 없는 복도를 아주 빠르게 뛰어다니며, 복도 사이사이에 있는 화장실들의 문을 열어보다가, 드디어 저가 있는 화장실을 찾았다.

칸 안에 들어가 울고 있는 저에게 아무 말도 못한 채, 그저 눈물을 그칠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30분 정도가 흐르고, 그제서야 칸 밖으로 나오는 저다.

내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건지, 우느라 부어버린 눈을 크게 뜨며 놀라는 저다.


박 지훈
"..아-"

나를 보자 마자 칸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저에게 다가가, 손목을 아프지 않게 잡았다.


옹 성우
"미안해, 말 실수야. 그런 생각해 본 적도, 하려고 하지도 않았어. 그냥 헛 나간 말이었어, 미안해."


옹 성우
"그러니까 울지 마.."


박 지훈
"..안 울었어.."

완전히 잠겨버린 목소리로 힘겹게 말하는 그를 안아주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옹 성우
"진짜 실수였어, 미안해."


박 지훈
"씨이, 드디어 다 멈췄는데 또 눈물나올 것 같잖아.."


옹 성우
"위로하다가도 욕먹는 건.. 그냥 나만 나쁜 놈이네, 나만 나쁜 놈이야."


박 지훈
"푸흐으.."

나의 어깨를 치며 바람빠지는 소리로 웃다가, "치킨먹으러 가자, 누구 때문에 치킨도 못 먹고 울었네."라는 이에게 장난을 쳤다.


옹 성우
"아, 치킨.. 버렸는데."


박 지훈
"뭐?!"


옹 성우
"나 용서해주면 다시 시켜줄게, 어때-"


박 지훈
"..바보 아니야, 진짜? ..이미 용서했거든."


옹 성우
"다행이네. 안 버려서 다행이다, 다시 시켜줄 뻔."


박 지훈
"오, 다행이ㄴ.. 뭐야, 뻥친 거였어? 죽을래애?"


옹 성우
"죽을뤠~?"


도망치고는 병원 복도를 뛰어다니며 저를 놀리니, 나를 쫓아오며 "잡히면 죽어."라며 살벌하게 말하는 저다.

"그만 뛰세요, 병원입니다."라며 쌀쌀하게 우리를 잡아 세우는 어느 간호사를 보려 돌아보았다.


강 다니엘
"..아, 성우형이구나. 왜 이렇게 뛰어다녀, 놀랐네. 옆엔.. 박지훈? 간호사가 같이 뛰어다닌 거야?"


박 지훈
"죄송합니다."


강 다니엘
"그래도 이 병원에 같이 오래있던 간호사라 담당 간호사로 올려보냈더니, 환자분이랑 같이 뛰고 자빠졌네?"


옹 성우
"제가 뛰어다녀서 얘가 말리려고 어쩌다가 뛴 것 뿐이에요. 제가 혼나야지, 왜 얘가 혼나요."


강 다니엘
"환자랑 간호사가 어떻게 같아-"


옹 성우
"환자라고 부르는 거 싫다고 했을텐데."


강 다니엘
"그럼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을 뭐라 불러? 정신병자가 환자지, 뭐야."

"짝-", 이가 말을 잇기도 전에 뺨을 세게 때렸다. 너무 화가 났다. 정신병자가 환자지 뭐냐는 말을, 다른 사람도 아닌 저가 하는게 너무나 화나고 어이없기에.


옹 성우
"뭐라고 지껄였어? 내가 여기 왜 입원했는데? 누구보다도 잘 알고, 누구보다도 제일 그러면 안 되는 사람이 누군데 그딴 말을 지껄여?"


박 지훈
"


강 다니엘
"

박지훈 저는 많이 당황한 듯했다. 갑작스레 내 담당 간호사의 뺨을 때리며 욕을 한다니, 어쩌면 정말 정신병자로 보일지 몰라도 그런 걸 신경쓰기엔 분노로 가득찬 감정을 어찌할 수가 없다.


옹 성우
"지금 이대로 너랑 있으면 나 가만히 못 있을 것 같거든. 박지훈이 네 후배인가 본데, 후배 앞에서 쳐 맞기 싫으면 쳐 가, 개새끼야."


강 다니엘
"..말 실수한 거야. 미안해."

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원래같으면 정말 너무 화가 나 못 참았겠지만, 나도 박지훈 저에게 말 실수를 해놓고 사과하고 끝났으면서, 이가 말 실수한 건 용서도 못해 줄 만큼 큰 잘못이란 것은 너무 이기적인 일인 것 같기에.

하지만 이 와중에도 넘치고 넘치는 나의 분노는, 멈출 생각이 없는 듯 계속해 커져만 갔다. 역시 난 너무 이기적인 인간인가 보다.


옹 성우
"..지훈아, 내 방오지 마. 그리고 니도."

그 자리를 벗어나야만 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인지 머리도 아프고, 속도 울령거려 쓰러질 것 같았기에. 아픈 모습을 보이긴 싫었다. 내가 너보다 강하다고, 약한 존재가 아니라고 보여주고 코를 눌러주고 싶었으니.

하지만 난 또 저에게 비참하고 약한 모습이나 보이게 됐다.

"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