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별 크미 [라벤더반]

해오라비난초 | 여름밤의_

해오라비난초의 꽃말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검색하지 말아주세요

[ 해오라비난초 | 여름밤의_ ]

- 여주야, 언제 끝나? 아직 멀었어?

-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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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_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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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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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지금 몇시지?…

오전 11:06

아직 다 떠지지도 않은 눈으로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본 여주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느릿하게 몸을 이르켜 세웠다.

그런 여주를 지켜보고있던 석진이 한숨을 푹, 쉬더니 여주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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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다른 애들은 다 준비했어. 너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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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어제 늦게잔거야? 오늘따라 늦게일어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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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어제 한 2시?.. 그쯤 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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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빨리 자지그랬어, 편한옷 입고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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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알겠어, 미안..

문을 나서던 석진이 여주의 말에 괜찮다는듯 손짓으로 여주를 달랬다. 달칵,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여주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상한 꿈을 꿨다. 그래,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꿈이었다. ..뭘까, 머릿속에 피어난 의문은 곧이어 단순한 답을 향해 나아갔다.

_ 피곤해서 그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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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그나저나 여름날씨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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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 엄청 시원하네, 밤새 비라도 왔나

옷을 다 갈아입고 밑층으로 내려가면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석진의 한숨섞인 잔소리가 들려왔다. 계단을 내려가던 여주의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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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너희 둘은 만나기만 하면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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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아니 형, 쟤가 먼저 나한테 시비털었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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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야, 입 안 다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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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먼저 난리친 주제에 말이 많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오갔다. 아무래도 저기에 갑자기 끼는것은 아닌듯 싶어 발걸음을 내딛던 여주가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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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너희가 무슨 애야? 빨리 포옹하고 사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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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형 미쳤어? 뭔 포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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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그런 짓은 유치원때 빼고 한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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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지금 나보고 그걸 하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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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그럼, 어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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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이제 곧 여주 내려오는데 싸우고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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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좋은말로 할 때 포옹해

석진의 말에 두 사람은 툴툴거리며 서로를 껴안았다. 뒤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던 여주가 쿡쿡, 거리며 웃자 그제서야 그녀가 있었다는걸 눈치챈 지민이 얼굴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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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언제부터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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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오빠가 입 다물라고 했던 그 쯤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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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그게 뭔 상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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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쭈야~ 쟤가 오빠 힘들게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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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야! 입 다물어

언제 왔는지 여주의 등 뒤에 서있는 태형이 여주를 끌어안았다. 흠칫, 기척없이 다가온 태형때문에 놀란 여주가 몸을 움찔 거리며 그를 쳐다보았다.

혀를 내밀며 퍽 얄밉게 지민을 약올리던 태형은 곧이어 자신의 뒷통수를 후려치는 석진의 손에의해 조용히 혀를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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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가자, 너때문에 쓸데없이 시간만 버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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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뭐래, 너 때문이겠지

끝까지 툴툴거리며 문 밖을 나가는 태형과 지민을 바라보았다. 하루도 지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이 보기에 퍽 웃겼다.

-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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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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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여주야? 왜 멍하니 서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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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이제 가자, 온실에 잡초가 많이 자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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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오늘 정리하러 가기로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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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아아..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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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가자, 잠깐 생각할게 있어서 그랬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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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그러면 다행이고

석진이 바닥에 내려져있던 삽과 깡통바구니를 들고 집 을 나섰다. 여주도 자신의 주머니에 구겨져있던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고는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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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잠이 덜깼나

콰앙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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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와.. 여기가 온실이야 밀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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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도대체 얼마나 방치되어 있었길래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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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그야 우리가 여기에 거의 1년만에 왔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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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1년은 방치되어 있었네

발로 풀을 헤치던 태형이 혀를 찼다. 아무래도 오늘은 이곳에서 죽치고 있어야 될것같다는 불안한 예감 때문이었다.

그런 기분이 들기는 여주도 마찬가지였다. 대충 어디서 부터 치워야할지 견적을 내고있던 여주가 고개를 틀었다. 많아서 그런지 밋밋하기 그지없던 풀들 사이로 노란색 꽃이 눈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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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저꽃은 뭔데 저렇게 많이 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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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루드베키아야, 어렸을때 너희 부모님하고 심은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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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꽃말이 예뻐서 아주머니가 왕창 심어두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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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아…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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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꽃말이 영원한 행복이었나?

또다. 여주가 놀라서 동그래진 눈으로 고개를 틀었다.

또 갑자기 나타난 김태형이 자신의 뒤를 우두커니 지키고있었다. 놀란 자신의 속도 모르고 태형은 뭐가 그리 신이났는지 조잘조잘 떠들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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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다들 삽 하나씩 들어, 이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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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언제 다 치우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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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내가 장담하는데 오늘은 못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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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아 개싫다

중얼거리며 불만을 토로하는 둘을 지나쳐 여주는 아까말한 루드베키아 라는 꽃을 향해 걸어갔다. 살아생전 부모님이 심어두신거랬다.

지금은 이곳에 없지만 그들의 온기만은 이곳에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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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 유품이고 뭐고 다 없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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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이런곳에 숨겨두셨네

뜨거웠던 그날의 밤에 무서운 기세로 타오르던 집, 감히 다시 생각하기도 버거운 그날의 악몽 _

여주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눈이 따가울 정도로 타들어가던 불빛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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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아!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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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여주야!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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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응?

들추기 싫은 그날의 악몽으로 빨려들어가기 직전, 태형이 큰소리로 여주를 불렀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여주가 태형에게로 고개를 틀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해맑게 웃고있던 태형의 손에는 커다란 토마토 두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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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와~ 이런게 저기 끝에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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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토마토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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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이걸로 토마토 스파게티 해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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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좋네, 이제 어느정도 정리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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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응 어느정도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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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가자, 조금 있으면 앞도 안 보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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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우리가 늦게까지 있긴 했나봐

그 말을 끝으로 태형이 장난스럽게 여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온실을 빠져나왔다.

한껏 정리된 온실속, 여주는 나가는 찰나에 본 루드베키아를 보고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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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아……. 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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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진

저녁 준비할건데 도와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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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난 안 돼,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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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퍽이나 피곤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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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형

뭐래, 피곤하거든?!

하여간 말만 붙이면 저렇게 싸워요. 석진이 진절머리 난다는 듯이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말 했다.

셋이 실랑이를 버리는 동안 조용히 들어온 여주는 현관에 있던 옷걸이에 옷을 걸고는 그대로 방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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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하아…..

오후 5:42

다소 지친 표정으로 방에 올라온 여주가 씻지 않은채로 침대에 뛰어들었다. 이불에 파묻혀 미동도 없이 가만히 누워있던 여주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 여주야

- 너 지금 자는거야?

- 여주야 너 꿈속이야?

- 여주야,

- 너 지금 어디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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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허억..!

놀란 여주가 소스라 치게 놀라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섰다. 식은 땀이 흘러 흥건한 등 때문에 찝찝함은 덤이었다.

너 지금 어디있는거야? 그 말이 입가에 자꾸 맴돌았다. 내가 어디있는지 왜 궁금해 하는걸까. 네가 뭐길래.

아까부터 행복하다는 둥, 다행이다는 둥 그렇게 말이많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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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아….. 더워..

그러나 한낱 꿈이 그렇듯이 여주는 더이상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지않았다. 그냥 재수가 없거니 하고 넘길뿐 _

곧이어 주방으로 내려온 여주는 이상함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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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다들 어디 있는거야

- 여@:@<#$#@&줘&@&₩#

흠칫, 밖에서 들려오는 섬득한 소리에 여주가 몸을 떨었다. 산속이어서 산짐승이 우는 소리였을까? 장담 할 수는 없었지만 느낌이 썩 좋지 않았다.

결국 여주는 무서움을 무릅쓰고 집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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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오빠? 밖에 있어?

빠르게 집 밖을 나서던 여주의 등 뒤에서 갑자기 팡! 하고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들은 여주는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여주의 집이 타들어가기 직전, 그 악몽의 신호탄이 터지는 소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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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허억…. 흡….

자리에 주저 앉은 상태로 집을 바라보던 여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슴이 쑥 꺼지는듯한 기분이었다.

도돌이표 되어 반복되는 자신의 운명이라는 거대한 두려움이 여주의 시야와 목을 틀어막았다. 아직 내 가족들이 저기있다. 소리따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_

느낌이, 이 불안한 느낌이

- 이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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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아, 아아..

꿈에서 깨듯이 맑아지는 정신,

여주가 바닥을 밟고 힘없이 일어섰다. 뭐가 어떻게 된걸까, 도대체 무슨 일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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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주

…하, 하하… 하..

입을 다물고 있던 여주는 한창 뒤 헛웃음을 내뱉었다.

[ 해오라비 난초 | 여름밤의 악몽 ]

- 끝 -

일단 너무 길었죠.. 너무 죄송합니다..

최대한 줄인거긴 한데.. ㅠ

아 참고로 그다음 화에는 떡밥 풀으니 궁금하시면 꼭 봐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