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남친과 권태기인 나를 꼬시는 전 남친

11. 회식

시끄러운 술집에서 영화 촬영팀과 의상 제작팀, 배우들이 모여 잔을 맞대고 있다.

물론 그중 태형과 여주도 있다.

그들은 가장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있다.

모두가 얘기에 참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낼 때, 구석에 앉은 여주는 대화에 참여하지도 않고 폰을 보고 있다.

그녀에 근처에 앉아 있는 태형은 그런 그녀가 신경 쓰여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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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여주 씨, 왜 폰만 봐요?"

송여주

"신경 쓰지 마요."

여주는 자그마한 화면 외에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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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무슨 일 있어요?"

송여주

"아뇨, 그냥.."

존댓말을 쓰는 걸 보아 여주는 말을 걸고 있는 사람이 태형인 걸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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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급한 일이면 먼저 가고 엄청 중요한 일 아니면 밥부터 먹어요."

송여주

"네."

여주는 옆에 폰을 내려놓을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말을 건 사람이 누군지 얼굴을 확인하곤 인상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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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렇게 싫은 티를 내야 돼요?"

송여주

"싫으니까."

여주는 차갑게 대답을 했다.

하지만 곧바로 웃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직원/직원들

"여주 씨, 왜 술잔이 혼자만 비어있어요!"

직원은 그렇게 말하며 여주에게 소주 병을 들이밀었다.

송여주

"저 한 번 마시면 끝이 없는데..."

여주는 약간 걱정스러운 웃음을 보이며 술잔을 소주병 가까이 가져갔다.

투명한 소주가 가득 차고, 여주는 바로 입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 입에 털어 넣기를 계속 반복했다.

.

..

여주는 뒤늦게 마신 덕인지 술에 센 건지 사람들이 대부분 취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멀쩡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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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독한 놈아, 아직도 안 취했냐?"

송여주

"아니, 좀 취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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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 넌 술 마시면 겉만 멀쩡하지."

송여주

"그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일어난 걸 보면 바람을 쐬러 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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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너 밖에서 잠들지 말고 와."

송여주

"네네~."

알겠다는 듯 손을 흔들며 그녀는 밖으로 향했다.

지금 테이블에는 윤기와 지수, 태형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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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윤기 씨, 쟤 저러다가 뻗은 적 많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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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안 그래도 5분 지나도 안 오면 잡으러 가려고 시간 보고 있어요."

둘이 여주에 대해 걱정할 때 갑자기 태형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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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잘못하면 더 큰일 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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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그니까요."

여주는 밖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멍하니 차들이 지나가는 걸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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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무슨 생각해요?"

송여주

"아무 생각도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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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럼 한 가지만 물어봐도 돼요?"

송여주

"응, 대답은 질문 듣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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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까 중요한 일인 것 같은데 뭐였어요?"

송여주

"중요한 일 아니야, 애인께서 집착과 걱정 그 사이를 행하시는 거지."

여주는 카톡 내용을 보여줬다.

석진은 술을 마실 거라는 여주의 말을 뒤늦게 보고 전화를 걸고 카톡을 여러 개씩 보냈다.

송여주

"화해만 하면 이래 진짜.."

그녀는 말을 마치자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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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애인이 툭하면 누구랑 있는 건지 어딘지 다 물어봐요?"

송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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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여주 누나 스트레스 많이 받겠네, 고생했어요."

송여주

"그래."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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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나 꼬셔서 다시 내 거 만들고 싶어요."

송여주

"그래."

정말 뜻밖의 대답인지라 태형은 엄청나게 놀라며 그녀를 바라봤다.

송여주

"내가 술 취한 날 아니면 나도 싫을 만큼 이성적이야,"

송여주

"그래서 이제 말한다, 너랑 사귈 때가 제일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