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생이, 일진의 아내?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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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강제적인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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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진짜?

살짝 의심하는 표정이 내 눈에 비쳤다. 나는 반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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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박...지민이었지, 넌 왜 네가 누구였는지 가르쳐 주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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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공주님의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서야.

박지민은 그저 웃으며 날 누군가에게 데려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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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나 너랑 좀 친해지고 싶은데. 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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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태형이랑 가까워 보이던 거 같더니, 사이에 실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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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어?

실? 운명의 붉은 실 같은 건가... 아무튼, 혹시 박지민이 김태형의 친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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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오늘부터 연이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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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전생에도 연인이었다며?

얘는 어쩜 이렇게 족집게지? 시험 문제만 공부시키는 내 문제집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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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어떻게 알았어? 너도 가까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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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럴 거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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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다 보이거든, 나한텐. 궐 전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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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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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니야,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 따라와 봐.

순간, 머리가 미친 듯이 아려왔다. 전생이 떠오를락 말락, 그 모습이 베일 뒤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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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궁 산책이라도 어떠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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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 소첩에겐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난 앞으로 엎어져서, 박지민의 품 안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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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000, 일.

곧 나는, 따뜻하고 어지러운 꿈 속에 들어갔다.

내가 이렇게 병약하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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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 씨발, 얜 또 어디를 갔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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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니가 너무 몰아세우니까 그런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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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000, 우리 학교 탑 범생이야. 존나 알파걸.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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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시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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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니랑 태생, 아니 전생부터 안 어울린다 그거 아니겠냐. 중산층 선비에 공주...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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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게다가 이번 생엔 일진에 전교 1등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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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닥쳐, 좌의정 같은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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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그냥 000 찾으러 나서 볼까 봐!

- 드르륵.

뒷문이 열리고, 000을 업은 박지민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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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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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오, 삼각관계.

눈을 뜨자 보건실이다. 숨을 들이쉬고, 조심히 일어났다. 눈을 끔벅거리면서 시계를 바라봤다.

시간은 11시를 가리켰다.

3개나 되는 교시를 프리 패스라니, 세상에 미친 000.

옆을 보자 엎어져 자고 있는 김태형이 보였다. 얘는 뭐지.

공부가 싫어서 애인 명목으로 내 옆에 있는 건가.

손가락 하나로 콕콕 찔러서 깨워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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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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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음...

일어나라고 손으로 두드렸더니만 내 손을 잡아서 베개로 쓴다, 뭐야. 머리가 엄청 가볍네.

얼굴이 작아서 그런가.

자세히 보니까 더 잘생긴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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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바비 인형같이 생겼네.

그렇게 김태형 얼굴을 감상 중이었는데, 커튼을 넘어 박지민과 처음 보는 애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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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얘가 공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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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응, 우리 학교는 전부 연이 뭉쳐 있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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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희귀 현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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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누구야,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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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난 알 거고, 얘 말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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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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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잠깐만, 아까 난 왜 쓰러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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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잠겨진 기억에 접근하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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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잠깐 쉿 해봐. 얘는 정호석, 댄스부 부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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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안녕, 공주님. 난 네 별장을 담당하고 있는 궁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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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위치는 수군절도사라고, 군대를 이끄는 대장같은 역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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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너랑 접점은 없었지만, 거기선 홉이라고 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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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인이 반드시, 난에서부터 궁을 보호해 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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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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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 늘 수고해주어 고마울 뿐이다.

나는 어색한 미소만 짓는 그들을 보내고, 김태형에게 조금의 자리를 비워준 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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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태형아, 저기를 좀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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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무엇을 말이옵니까,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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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처마 끝에서 빗물이 뚝, 뚝 떨어지는 것이. 여인의 눈물방울 같다고 생각하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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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이 내 혼자만의 생각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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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아니옵니다,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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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소인도 저 빗방울을 가만 보고 있자니, 마마같이 어여쁘신 계집 하나가 조용히 눈물 흘리는 것이 떠오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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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내뿐만 아니라 너도 그런 생각을 해주는구나. 내 너의 덕택을 잘 보고 있다. 외롭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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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태형아, 저것도 좀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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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무엇을 말이옵니까.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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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저기를 보거라. 이리 비가 떨어지는데도, 무관들은 저리도 열심히 칼을 들고서 춤을 추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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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우리 궁의 무관들만큼은 그 어느 시대의 조선보다도 자랑스러이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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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마마, 이런 소인이 한 말씀 올려도 괜찮겠습사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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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말해보거라. 태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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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어찌하여 마마는 저를 바라보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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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소인, 오직 노력으로 문관직에 올라 이런 추한 신세임에도 하루도 마마를 생각하지 않고 흘려보낸 적이 없다고 감히 말씀 올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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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헌데 어찌하여 마마는 제 앞에 있는 순간에도 저를 보아 주지 않으시려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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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소인은, 천하제일의 여색을 준다 하여도 마마와 있는 시간이 스물 두 시진 중 가장 행복하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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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헌데 어찌하여 마마는 저에게 한 줌 눈길도 주려 하지 않으시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