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만 나 재워줘요,
하룻밤만 나 재워줘요, | 38화




박여주
······그럴까요?


박여주
아직도 많이 아파요...? 어때요?

_정국이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침대 위에 걸터앉는 여주.


전정국
아파요...


박여주
큰일이네..., 병원도 못 가서.


전정국
내가 아프면 안 됐는데...


박여주
아프고 건강한 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_


박여주
···그나저나 오늘 혼자 있을 수 있을까 걱정이네.


전정국
···마음 같아서는 같이 있어주면 좋겠지만.


전정국
어쩔 수 있겠어요, 기다려야지.


박여주
······.


박여주
···있어줄까요?

_여주 치고는 큰 고민 끝에 꺼낸 말이었지.

_그런 여주의 태도에, 놀란 건 정국 쪽이고.


전정국
···내가 괜히 일 방해하는 건 아닌가...싶네요.


박여주
그런 생각은 안 해도 돼요_


박여주
어차피 어제 일은 전부 다 하고 와서_ㅎ


전정국
그래서 늦었구나?


박여주
그런··· 셈이죠?


박여주
아, 나 그러면 전화 한 통만 할게요.

_자신의 옆에 있던 폰을 들어, 바로 전화를 건다.


박여주
- 여보세요, 지민아?


박지민
- 우으... 뭐야, 이른 아침부터어?


박여주
- 너 오늘 출근하지 않아?


박지민
- 으응... 그런데?


박여주
- 이렇게 늦게 일어나서... 되겠어?


박지민
- 아이... 괜찮아


박지민
- 근데 무슨 일이야...?


박여주
- 아, 나 오늘 일이 좀 생겨서···.

_누워있는 정국과 눈을 한 번 마주친 여주가 말을 잇는다.


박지민
- 일···?


박여주
- 어, 급한 일.


박여주
- 나 아는 사람이 심하게 아프다고... 연락이 와서...말이야


박지민
- 아 정말?


박여주
- 오늘... 출근이 어려울 것 같은데


박지민
- 잘 말해달라고?ㅎ


박여주
- 으응...


박지민
- 알았어, 그렇게 할게.


박여주
- 고마워_ 매번 부탁만 하게 되네.


박여주
- 오늘 조심히 출근하고_ 다음에 봐


박지민
- 어어, 누나도 조심히 다녀와

뚝_


박여주
···됐다,


박여주
일단 정국 씨 약 먹으려면... 밥부터 먹어야하니까.


박여주
죽 좀 만들어야할 것 같은데_ 못 먹는 음식 있어요?

_대답 대신 고개만 절레절레 젓는 정국.


박여주
일단 재료 있는 대로 만들어보긴 할게요_

_정국의 이마에 손을 한 번 더 가져다 대보는 여주지.


박여주
지금 추워요?


전정국
조금...?


박여주
다른 증상은요-


전정국
조금 어지러운 것 빼곤··· 없어요.


박여주
얼른 약 먹어야겠네_


박여주
나, 정국 씨 죽 만들건데...

_정국과 맞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조심스레 말하는 여주.


박여주
잠시... 놓아줄 수 있죠?

_그런 여주의 질문에, 눈을 지그시 감으며 손에서 힘을 빼는 정국이다.


_여주가 그렇게 방을 나가려 할 때_

띵-동]


박여주
어, 잠깐만요.




박여주
누구세요-

_종종걸음으로 현관에 가서, 문을 열어보는 여주.

철컥-



_아니나 다를까, 웬 택배 상자가 현관문 앞을 가로막고 있다.


박여주
이게... 뭐야?

_아무런 의심없이 택배 상자를 양손으로 든 여주가, 다소 묵직한 무게감에 속으로 놀란다.

_그렇게 현관문을 닫고서, 거실로 걸어온 여주가 바로 택배 상자를 열면,


띠링_

_그 타이밍에 알맞게 울리는 폰 알람 소리다.


지민이:누나, 누나는 거짓말할 때 다 티 나는 거 알지?


박여주
······어?

띠링_

_여주가 당황하기도 잠시, 연이어 들려오는 문자 알림 소리.

지민이:사람한테 정 별로 안 주는 누나가 아는 사람 없는 건 내가 더 잘 알아. 누나 집에 얹혀사는 그 남자 때문인 거 다 아니까_ 그 남자 생각나서 옷 몇 벌 지금에서야 보내.

지민이:그 남자가 아픈 거라면, 빨리 나으라고 전해줘. 내 누나 좀 힘들게 하지 말고.


박여주
···[피식-]


박여주
그래_ 널 속이는 건 할 게 못 된다.

_택배 상자를 마저 개봉한 여주가, 그 속에 가득 채워진 새 옷들을 꺼내어 탁자에 올려놓는다.



#에필로그



박여주
- 오늘... 출근이 어려울 것 같은데


박지민
- 잘 말해달라고?ㅎ


박여주
- 으응...


박지민
- 알았어, 그렇게 할게.


···



박지민
누가 우리 누나 거짓말하는 법 좀 알려주면 좋겠네.

_피식, 웃음을 흘리며 들고있던 상자를 집 앞에 내려놓는 지민이었다.


박지민
직접 주고 싶었는데_


박지민
아쉽네ㅎ

_여주를 데리러 왔던 지민이었는데, 갑작스레 걸려온 여주의 전화에 갓 잠에서 깬 듯한 연기까지 해낸 그였고.

_잠깐동안 상자를 응시하던 지민은, 그렇게 모든 사실을 알아채고 발걸음을 돌렸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