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가 집착하기 시작했다
#11 원망


석진을 카페에 두고 나는 골목 사이를 뛰었다. 왜인지 이번에 태형을 놓치면 감당 할 수 없는 일이 초래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태형은 골목 안을 지나가고 있었다.

예 림
김 태형!!

목이 터져라 태형을 불렀으나 태형은 듣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른 걸음으로 나에게서 멀어졌다. 좋아서 따라 잡으려는게 아니다.

그저, 그저 내게 의미있는 사람들을 태형이 다치게 할까봐 무서웠기 때문이다.

드디어 태형을 따라잡았을 땐, 이미 나보다 먼저 골목을 나와 신호등을 기다리던 태형이였다.

태형을 놓칠까봐 옷깃을 잡으려 했다.

그 순간, 아주 살짝 태형을 밀었으나 태형은 왜인지 횡단보도 밖까지 나가버렸다.

그 후 상황은 안 봐도 뻔했다.

?
여기 사람이 치였어요!

그저 아주 가볍게, 옷깃을 잡으려고 태형과 신체접촉을 했을 뿐이였다. 그런데 태형이 내 눈 앞에서 바로 차에 치였다.

예 림
아.. 아..

너무 놀라서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주위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구급차를 불렀고, 빠른 속도로 온 구급대원들은 보호자를 찾았다.

예 림
제가, 제가 보호자로 따라갈게요.. 친구예요..

구급대원들은 머리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태형을 들고는 구급차 안에 태웠다.

아주 작게 밀었을 뿐이였는데, 대체 왜 태형이 거기까지 나간건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엔 그런 생각 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눈물만 났다.

구급대원은 태형에게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하며 겨우 목숨을 붙여놓는데 성공했다.

수술실 앞에서 그저 태형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죄책감에 눈물만 쏟아졌다.

뒤늦게 온 석진은 나에게 시간이 늦었으니 가라고 말해주었고, 결국 찜찜한 마음을 두고 병원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태형의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는 말에 꽃집에서 꽃 몇송이를 사서 태형의 병실로 갔다.

태형은 미동 없이 누워 있었고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나는 눈을 질끔 감고, 천천히 태형에게 다가갔다.

협탁 위에 꽃다발을 올려놓은 후 태형의 옆에 앉아 손을 잡았다.

예 림
우리는.. 어쩌다가 첫만남이 그렇게 최악이 된건지 모르겠어.

예 림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만난 건 네 잘못도, 내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해..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태형이 살며시 눈을 뜨며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이내 씩 웃으며 내 손을 꼭 잡았다.

분명 자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눈을 뜨자 당황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태형은 여전히 내 손을 잡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몸이 얼어붙어 아무 말도 못한채로 그저 가만히 있었다.


김 태형
맞는 말이야. 네 잘못은 없어.

그 말에 조금 의아해하며 태형을 바라보았다.


김 태형
그치만 내가 이렇게 다친 건 너 때문이야.

그 말에 심장이 쿵 내려 앉았다. 처음에 한 말로 안심한 나를 무색하게 하듯, 태형의 예쁜 입에서는 쉴새 없이 원망 가득한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태형은 팔에 힘을 줘 나를 끌어 당기더니, 그대로 자신의 품에 안았다.

결국 태형은 사랑을 이루어 냈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였다.

태형은 추악함과 함께,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을 피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