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주오

에피소드 6

어른들이 아무도 없는 청년회 단원들은 서로에 의지해 끼니 등을 해결해 나갔다

시간이 지나며 청년회만의 규칙이 생겨났고 서로 지키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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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아니 리;;; 아....이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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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적응 하겠죠 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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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혀어어엉!!!! 그냥 형이라고 부르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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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안됩니다. 나중을 위해 지금부터 연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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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곤형~~~ 건형한테 이야기좀 해주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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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건은 청년회의 단장입니다. 그의 의견을 따르는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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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규칙을 하나 추가하겠습니다 규칙을 어기는 동지는 설거지와 빨래를 담당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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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따;;; 설거지랑 빨래가 가장 힘든건디;;;; 긴장해야겠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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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침마다 6시에 일어나 다함께 산을 오르겠습니다 이는 체력증진을 위함이니 모두 참석해 주시고 식사준비는 다함께 준비하도록 하죠.

그 날 저녁때가 되어 모두가 주방에 모였으나 밥하는 것부터 어려움에 처했다

서로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을 하며 떠듬떠듬 준비를 해 나아갔다

첫날의 식사는 밤 9시가 되어서야 먹을 수 있었고 밥은 타고 소금에 무친 나물은 비렸으며 국은 짜기만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그날따라 부모님생각에 식사시간은 말없이 지나갔다

그날 저녁 설거지와 빨래 담당은 양이었고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양이었다 양은 바닥에 쪼그려 앉아 설거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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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너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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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그러게 조금만 노력하면 되는데 왜 계속 싫다고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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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형을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게하는거야?!!! 이름도 부르면 안돼! 말도 존댓말만 써야해! 왜이렇게 규칙이 많은거냐구우!!

양의 볼맨소리에 건이 나타나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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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은 규칙하나도 지키지 못하는데 어떻게 대한의 독립을 이룬단말이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포기하고 양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세요

건의 말에 양이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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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습니다! 대한의 독립은 저의 꿈이기도 합니다!! 이런일로 절대포기 안합니다.

양의 당돌한 눈빛을 본 건은 말없이 돌아섰다

어두운 밤, 별빛에 겨우 길이 보이는 깊은 산속에 건이 바위에 걸터 앉아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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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날이 찬데 여기서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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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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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건이 어디론가 가길래 그 길을 따라오니 건이 보이더라구요 ..........생각하기 아주 좋은 곳이네요

곤이 미소지으며 건의 옆에 앉아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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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도 제가 너무하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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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논쟁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자라왔는데 단숨에 맞추기란 쉽지 않죠..... 저는 건이 단장으로써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무엇이든 삐그덕 거리기 마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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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깊이 고민 마세요. 양도 지금은 툴툴거려도 조금씩 적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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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곤이 더 단장에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저는 곤 처럼 부드럽지 못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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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건에게 하늘이라는 이름을 준 것처럼 저는 땅의 소임을 다하는 것일 뿐입니다. 하늘이 하나이듯 건만한 인재는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낙담마세요

곤의 조곤조곤한 말에 건은 마음에 위안을 받았고 굳었던 건의 표정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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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있기에 하늘도 존재하는거죠...... 곤이 땅이되어 주어 다행입니다....

건은 밝게 웃어보였다 청년회가 모인이후 건의 첫 미소였다

건이 꿈에서 깨며 눈을 떴다

오랜만에 꾼 어렸을 때 꿈에 곤이 더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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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은 잘 다녀왔어요??

건이 눈을 뜨자 효가 건의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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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당신, 밀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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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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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를 건에게 들이대며)내 물음에 먼저 대답해. 곤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 이가 몇이나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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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 청년회 모임이 있었고 현재는 청년회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당신과 음 그리고 저 뿐이었구요 감은 당신을 치료했을 뿐 곤의 죽음은 어제 모임에서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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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을 거두며) 나를 데리러온 자가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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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어제 회의에서 밀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밀정이 효에게 갔었군요..... 본부에서 곤의 그날의 거짓정보를 전달한 자도 찾고있습니다 이 이야기도 본부에 전달해 밀정을 착출해 낼테니 기다려 주세요 그래서 그 밀정은 어떻게 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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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으로 곤의 그날의 이야기를 나불거리더군요. 그래서 그자리에서 죽였습니다. 곤은..... 돌아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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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당신의 뒤에 있는 단지에 곤이 있습니다. 먼길 오느라 피곤할텐데 몇일은 편히 쉬세요. 조만간 새로운 일로 연락이 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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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의 유골함을 쓰다듬으며) 건, 당신이 밀정이라도 나는 똑같이 했을겁니다. 다만.... 당신이 밀정이 아니길 바랄뿐입니다

효는 곤의 유골함을 챙겨 건의 방에서 나갔고 건은 한숨을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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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당신의 손에 죽은 밀정이었으면 하네요...... 땅이 없는 하늘이 무슨의미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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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효, 당신이 날 의심해도 아직은 죽어줄 수 없어요..... 곤의 부탁을 들어줄 때까지 죽을 수 없습니다......

건은 채비를 마치고 새벽 6시 집을 나섰다

거리는 아직 조용했고 장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만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고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식당에서 흘러나온 맛있는 음식냄새가 코를 유혹했다

건은 가볍게 뛰기 시작했다 가게에서 장사준비를 하던 사람들이 가게 앞에 나와 건에게 가볍게 인사를 했다

상인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건이 나서 해결해 주어 건은 일본뿐만이 아닌 근처 상인들에게도 신임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상인들이 건을 좋아한건 아니었다 일본의 앞잡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건이 한참 뛰는데 어느 길에서는 감이 지나갔고 또 다른 길에서는 리가 지나갔다 맞은편에서는 백이 뛰어 건의 옆을 지나갔고 얼마후 음이 지나갔다

서로 눈길도 마주치지 않으며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했다

먼길을 걸어와 힘이들 법 한대 효 또한 건의 앞을 지나갔다

효가 지나가면 곤이 뒤따라 지나가곤 했는데 곤이 사라진지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곤이 자신의 앞을 지나가길 기다리게 되는 건이었다

청년회가 3년간 따로지냈지만 3년전 한달의 규칙이었던 6시에 함께 운동하기를 계속해서 지켜가고 있었다

효는 운동을 하다가 한 상점에 들러 찐빵을 사 어떤 골목 깊숙히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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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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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효!! 여긴 어쩐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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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백이야 말로..... 이렇게 아는척 해도.......

어린남매가 백의 뒤에서 빼꼼히 효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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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ㅎㅎ 이 아이들 말을 못해요...... 그리고 괜찮아요 내 오래전부터 돌보아온 아이들이거든요 ㅎㅎㅎ 그런데 효는 어찌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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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소중한 친구를 저 아이들이 도와주었거든요 배 곯고 있을까 걱정되어서 왔어요

아이들이 백의 뒤에 서서 킁킁거리며 효가 들고 있는 찐빵봉투를 보며 군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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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거..... 먹을래??

아이들이 효의 말에 활짝웃으며 찐빵을 가져다 먹었다 맛있는지 남매는 서로 바라보며 방긋 웃었다

너무 예쁜 미소를 가진 아이들인데 효는 길에서 살고 있는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것 외에 도와줄 수 있는게 없어 안쓰럽게 느껴졌다

찐빵이 하나가 남아 누나인 여자아이가 동생에게 남은 찐빵을 내밀었고 동생은 신이나 찐빵을 덥썩 집었지만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찐빵을 반으로 갈라 누나에게 건냈다

활짝 웃으며 나누어 먹는 남매를 보며 더욱더 오빠생각이 간절해진 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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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야기 들었어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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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언제 가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인데 괜찮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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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람인데.......... 슬픔을 느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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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오래 함께 있었네요. 그럼......

효는 골목을 나갔고 백은 효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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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좀만 더 이야기 하다가 가지.......ㅎ 양은 언제 돌아오려나....... 얼굴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백의 혼잣말에 아이들이 걱정어린 눈으로 백의 바지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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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가자~

백이 웃으며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들이 살던 움막을 떠났다

효는 곧장 숙소로 돌아왔고 방안으로 들어가니 곤의 유골함이 눈에 보였다

좀 전에 백이 한 말이 생각났다

효는 유골함을 소중히 쓰다듬다가 덤덤히 유골함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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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게 이런 기분일까요? 슬픔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먼길을 걸어와 아침운동까지 마친 효는 오빠의 곁에서 그대로 잠이들었고

음이 조용히 효의 방에 들어와 효의 어깨에 담요를 덮어준 뒤 조용히 방에서 나갔다

백은 아이들을 데리고 한 주막으로 들어갔다

그 때 주막의 주인으로 보이는 여인이 그들의 곁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은 바짝 긴장해 백의 등에 찰싹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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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이 아이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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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주 영리한 아이들이에요 아직 모르는게 많지만 잘 가르쳐 주시면 도움이 될겁니다

주막주인이 백의 뒤에 숨어 있는 아이들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무릎을 굽혔다 아이들은 백의 뒤로 숨었다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주막주인이 온화한 미소로 아이들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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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얘들아. 만나서 반갑다~ 우리 함께 잘 지내보자

아주머니의 온화한 미소에 아이들이 백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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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오늘부터 너희들을 돌보아 주실거야

누나로 보이는 아이가 백의 뒤에서 나와 꾸벅 인사를 하자 동생인 남자아이도 누나를 따라 인사를 했다

주막 주인 image

주막 주인

하하하하하! 네 말대로 아주 영리한 아이들이로구나 배고프지? 내 얼른 국밥한그릇 말아올테니 앉아서 기다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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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너도 먹을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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큿.....네 저도 한그릇 말아주세요

국밥 이야기에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진 모습에 백은 웃음이 났다

여자아이가 갑자기 후다닥 뛰어가더니 주방 입구에 있는 행주를 들고와 상 위를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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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아가!

아주머니의 외침에 여자아이는 놀란 눈으로 허리를 숙이며 잘못했다는 표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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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저런...... 네가 잘못했다는게 아니라 아직은 이런일 하지 않아도 된다는거야;;;

아주머니는 아이가 닦아둔 상 위에 국밥을 내려두었다

아이들이 먹음직하고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국밥을 보며 군침만 삼키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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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뜨거우니 천천히 먹거라

아주머니의 말에 남매는 신이나 숟가락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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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그러고 보니 너희들을 부를 이름이 없구나...... 저녀석이야(백) 이름이 없지만 너희들은 나와 함께 살아야 하니 이름이 필요하겠어.......

아주머니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고 아이들이 아주머니에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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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달래와 쑥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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풉!! 아 아지매요! 난 또 한참 고민하길래 대단한거 나오나 했더니;;;; 달래랑 쑥이 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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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이름은 부르기 좋으면 장땡이지!! 네가 달래! 네가 쑥이다!

목소리가 커진 어른들을 보고 아이들이 당황했지만 아주머니가 주신 자신들의 첫 이름을 들은 아이들은 이내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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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봐라!! 애들도 기뻐하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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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뭐;;; 그래;; 너희들이 좋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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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 주인

(아이들을 쓰다듬으며)쑥과 달래는 잘못보면 잡초지만 아무리 밟히고 날씨가 아무리 지랄같아도 살아남지~ 캐내면 맛난 음식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해! 지금의 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 이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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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 기억하기도 좋고.......

아주머니의 애정어린 미소에 백도 웃음이 지어졌다